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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사 국시에 10명 중 1명만 응시... 신규 의사 배출 차질 현실화

입력
2024.07.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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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한인 전날 기준 364명 응시
전공의 모집도 난항... 의사 공급 위기

24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원서를 낸 의대생이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 사태가 5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신규 의사 배출 차질은 물론 의사인력 공급체계의 연쇄적 혼란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전날 오후 6시까지 의사 국시 실기시험 접수를 받은 결과 총 364명이 원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의사 국시에는 졸업을 앞둔 의대 본과 4학년생 3,000여 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와 외국 의대 졸업자 등 약 3,200여 명이 응시 대상해온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전체의 11.4%만 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특히 의대생 중에서는 5%에 불과한 159명만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조한 응시률은 이미 예견된 결과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이달 1~7일 각 의대 학생회에서 본과 4학년(총 3,015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 2,903명 중 95.5%(2,773명)가 국시 응시원서 접수의 절차 중 하나인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의대생들이 집단 수업 거부에 이어 국시 응시마저 거부하면서 내년 의사 공급이 끊길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의료계의 반발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마저 요원해지면서, 신규 의사부터 전문의 배출까지 연쇄적으로 의사인력 공급체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의료계에선 여전히 정부 당국의 전향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고려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 성명을 내고 "신규 의사, 전문의 배출이 없고 전공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며 "포용적 조치를 통해 험난한 위기를 극복하는 전화위복의 국정운영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전공의와 의대생, 학부모들이 참가해 "의대 정원 증원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국시 추가 응시 기회 마련을 검토하는 한편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의료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교육부가 발표한 비상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의대생들이 많이 복귀한다면 국시 추가 실시 방안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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