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환상 프리킥…벤투호,코스타리카와 무승부

2022.09.23 22:35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완전체’로 마지막 모의고사에 나선 벤투호가 코스타리카와의 대결에서 힘겹게 무승부를 거뒀다. 패배는 면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력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경기 전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도록 시도하려 한다"고 했던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전 선발 출전선수 명단에는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간판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튼), 권창훈(김천)으로 공격진을 구축했다. 중원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사드)이 맡았다. 포백 수비라인은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민재(나폴리), 윤종규(서울)가 지켰고, 김승규(알샤밥)가 골문을 지켰다.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발탁된 이강인(마요르카)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중앙과 황희찬이 있는 왼쪽 측면을 공략했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토트넘에서 보여준 올 시즌 첫번째 골과 닮았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넘었다. 높은 볼 점유율과 압박으로 주도권을 잡은 한국이 '0의 균형'을 무너뜨린 것은 전반 28분이었다. 윤종규가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땅볼 패스를 황희찬이 침착하게 왼발로 때려 골로 연결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전반 41분 오히려 동점골을 허용했다. 크로스에 이은 주이슨 베넷의 헤더가 골로 이어졌다. 수비수 김민재가 앞서 뛰었지만 크로스의 궤도를 바꾸지 못했다. 후반에도 분위기는 벤투호가 잡았다. 손흥민은 후반 9분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공을 가로챈 후,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슈팅이 수비에 끊겼다. 13분에는 황인범의 감각적인 패스를 권창훈이 왼발로 때렸으나 골문을 살짝 외면했다. 후반 19분 위기가 찾아왔다. 손흥민이 중원에서 공을 빼앗겨 역습을 허용했고, 수비진이 어수선한 사이에 역전골을 내줬다. 동점골의 주인공 베넷이 또 골을 넣었다. 콘트레라스의 헤더가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흐르자 쇄도하며 밀어 넣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벤투 감독은 역전을 허용하자 김진수, 정우영을 빼고 홍철(대구),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황의조는 후반 23분 골문 바로 앞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크로스바를 때렸다. 코스타리카는 수세를 펼치면서도 공격권을 잡으며 침착하게 전개하며 압박했다. 후반 27분에는 벤투호의 실점이나 다름없는 결정적인 위기도 허용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8분 권창훈 대신 나상호(서울)를 넣었다. 패색이 짙어지던 순간 결국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대표팀은 후반 36분 명백한 득점 찬스를 페널티아크 오른쪽까지 나와 핸드볼 반칙으로 저지한 상대 골키퍼 에스테반 알바라도의 퇴장과 함께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환상적인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손흥민은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지만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강력한 킥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A매치 34번째 골이다. 벤투호는 이후 수적 우위를 점해 코스타리카를 공략했지만 역전골은 터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경기력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북중미의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로, 한국(28위)보다 낮다. 뉴질랜드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힘겹게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월드컵을 2개월가량 남기고 옥석가리기를 위한 중요한 무대에서 스파링 상대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오히려 벤투호는 주도권을 잡고도 압도하지 못했다. 오는 27일 카메룬과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르는 벤투호는 9월 2연전을 통해 월드컵 최종엔트리를 구상할 계획이다. 벤투호에는 이번 두 번의 평가전이 오는 11월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기 전, 해외파까지 총동원해 치를 수 있는 마지막 시험 무대다.

람보의 무한 변신..."허재 형도 '욕 먹을 자리니 잘해야 한다'더라"

왕년의 ‘람보 슈터’는 쉴 틈이 없다. 연세대 시절부터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다가 은퇴 후 1년도 안 돼 서울 SK 감독대행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우승 감독까지 경험하고 10년간 잡은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방송 출연 등을 하며 이제 좀 쉬는 듯 했지만 1년 반 만에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문경은(51) 전 SK 감독은 이달 1일 한국농구연맹(KBL) 신임 경기본부장에 선임됐다. 경기본부장은 리그의 전체 경기 운영을 총괄하는 자리로,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심판 조직 등을 관리한다. 선수와 감독 때는 양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지냈다면 경기본부장은 음지에서 소리없이 힘 쓰는 역할을 해야 한다. 2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문경은 본부장은 “2주 동안 업무 파악을 하고, 출퇴근 생활이 몸에 밸 수 있도록 적응 과정을 거쳤다”며 “오전 9시 회의에 참석하려면 (경기 용인 집에서) 6시부터 출근해야 길이 안 막히기 때문에 절로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그 많던 저녁 약속도 가급적 걸러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농구는 종목 특성상 신체 접촉이 많아 심판 판정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때문에 감독, 선수들은 판정 하나, 하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때문에 판정은 잘해야 본전, 못하면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팀이 수 차례 판정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경기본부장실에 항의 방문하기도 한다. 문 본부장은 “안 그래도 얼마 전 방송 촬영 현장에서 (고양 캐롯 대표) 허재 형을 만났는데 ‘욕 먹을 자리야. 잘해야 한다’는 얘기를 해줬다. 시즌 때 판정에 불만이 있다고 해도 대표님이니까 감독할 때처럼 직접 찾아올 일은 없지 않겠나”라며 웃은 뒤 “전희철 SK 감독은 전화가 와서 ‘자주 찾아갈 거야’라는 압박을 주는데 오면 같이 밥이나 먹고 돌려보낼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코트를 떠난 뒤 언젠가 다시 농구계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그것도 경기본부장으로 복귀할 줄은 몰랐다. 문 본부장은 “아직 지도자 욕심이 남아 있기도 하고, KBL은 나중에 나이가 좀 들었을 때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본부장을 하면 지도자가 멀어지는 건 아닌가라는 마음에 결정 과정까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해설위원이나 코트 밖에 있는 것보다 행정가로 농구판 중심에서 모든 경기를 보고 공부를 하다 보면 나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워낙 바쁘게 사는 걸 즐기는 성격 때문이다. 문 본부장은 “성격상 바쁜 걸 좋아한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면 농구 선수보다는 골프 선수가 되고 싶기도 하다”며 “농구는 한 시즌을 실패하고 만회하려면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골프는 한 대회에서 실패하더라도 다음 대회에서 만회를 할 기회가 있다. 1년 간의 긴 투어 생활이 힘들 수도 있다고 하지만 바쁘게 다니는 게 좋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문 본부장은 김동광, 박광호 전 본부장들보다 이른 나이에 임무를 맡게 됐고, 팬들에게도 더 친숙한 스타 출신이다. SK 감독을 할 때도 소통에 능한 ‘형님 리더십’을 발휘했다. 문 본부장은 “경기 본부 조직을 활발하고 소통하는 젊은 분위기로 가져가고 싶다”며 “매주 화요일 오전에 경기본부 회의가 있는데 팀장님들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보고할 내용만 얘기하더라. 보고에 앞서 평소 사는 얘기, 지나가는 얘기도 좀 하는 편한 분위기를 만드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심판부는 형님 리더십보다 더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참이다. 문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업무가 심판 운영”이라며 “감독으로 강하지 못한 이미지가 있는데, 심판부는 형님 리더십보다 더 강하게 나갈 생각이다. 질책할 때는 확실히 하고, 잘했을 때는 상을 주는 시스템화 된 심판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심판부를 시스템화해서 능력에 따른 업다운 제도를 만들고, 심판부장도 사무실을 지키면서 현장 감각이 떨어지게 만들기보다는 플레잉 심판부장으로서 현장에 내보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1일 경남 통영에서 시작하는 KBL 컵대회에서 행정가로 공식 데뷔를 하는 문 본부장은 “지금 자리는 매끄럽고 투명한 경기 진행으로 팬들이나 현장의 눈살을 안 찌푸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무 소리없이 운영되는 리그 분위기를 만들면 농구 흥행은 우리 선수들이 잘 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문 본부장은 “친분으로, 유명세로 판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 게 아니다. 새 본부장 체제에서 활동적이고 신선한 심판부가 됐다는 걸 농구계에 보여주고 싶다”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갖춰 오심이 최대한 안 나오게, 납득 가능한 판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꿋꿋이 아마추어 당구 지키는 차세대 '당구 여제' 한지은

차세대 '당구 여제' 한지은(21ㆍ성남당구연맹)이 첫 출전한 세계 여자 3쿠션 선수권대회에서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21위 한지은은 22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르휘호바르트에서 열린 2022 세계 여자 3쿠션 선수권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인 테레사 클롬펜하우어(39ㆍ네덜란드)에 16-30으로 패했다. 전반을 7-15로 마친 한지은은 후반전에 12-16, 4점 차로 다시 따라붙었지만 클롬펜하우어의 강한 수비에 막혀 5이닝 연속 공타에 그쳤다. 결국 점수 차는 점점 벌어지며 22이닝 만에 16-30으로 트로피를 내줬다. 비록 세계 최강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이미래 김민아 김진아 등 아마추어 최강 자리를 지켰던 선수들이 줄줄이 LPBA(여자프로당구)로 이적한 가운데 홀로 남아 한국 여자당구를 이끌 자격을 증명한 값진 성과였다.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건 2017년 이미래 이후 5년 만이다. 한지은은 일찌감치 당구계가 주목하고 있던 선수다. 2019년 18세의 나이로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버호벤 오픈 3쿠션 토너먼트'에서 여자부 우승을 차지하며 당구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당시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히다 오리에(일본)와 이번 결승 상대인 클롬펜하우어를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파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 열린 2021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예선에서는 유럽의 남자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한지은은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라 떨렸지만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열심히 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클롬펜하우어는 3연패를 포함해 역대 최다인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한편 23일부터 26일까지는 같은 장소에서 세계 주니어 3쿠션 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주니어 선수권대회에는 이정희(시흥당구연맹) 지도자를 필두로 선발전을 통해 뽑힌 손준혁(상동고등학교부설방송통신고등학교) 박정우(경동고등학교부설방송통신고등학교) 고준상(화성당구연맹)이 출전해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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