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새가 떼죽음… 계속되는 ‘마포구 동물 잔혹사’

지난 2020년 6월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 관리사무소에 급박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가 대흥동에 위치한 현장에서 마주한 광경은 참혹했습니다. 많은 비둘기와 참새 사체가 숲길 곳곳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체를 수습해보니 참새 80여마리, 비둘기 12마리였다”고 당시를 돌아봤습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전에 새 서너 마리의 사체를 드물게 목격했지만 다 자연사였다”며 “이번처럼 한꺼번에 많은 새들의 사체가 발견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누군가 고의로 새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관리사무소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증거 보전을 위해 사체를 버리지 말고 모아달라고 요청한 뒤 현장에 출동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의선 숲길 공원에서 새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포구에서는 5월에 1주일 간격으로 토막 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동물을 노린 또 다른 학대 범죄가 아니냐는 의심이 고개를 드는 이유입니다. 사건을 제보한 동물보호단체 ‘마포구동네고양이친구들’ 운영자 A씨는 동그람이와의 통화에서 “회원들 사이에서는 고양이를 죽일 목적으로 독극물을 뿌렸는데 새들이 피해를 입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재작년부터 경의선 숲길 인근에서 독살이 의심되는 길고양이 사체가 서너달 간격으로 발견되곤 했습니다. 또한 길고양이에게 준 사료 위에 이상한 가루가 뿌려져 있다는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나왔죠. 사건을 접수한 경찰 역시 독극물을 이용한 살해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새들에게 특별한 상처가 없었고, 공원 길거리에서 새들이 한꺼번에 죽을 만한 별다른 요인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2일, 사체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내 부검을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번 사건이 고의에 의한 것이라면, 범인은 어떤 처벌을 받을까요? 경찰은 “독극물 사용 정황이 있다면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법 8조에 따르면 ‘목을 매달거나 독극물, 도구 등을 사용해 잔인한 방법으로 야생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도시에 서식하는 ‘집비둘기’는 현재 환경부령에 따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 동물입니다. 분변이나 털 날림으로 건물 부식 등 재산상 피해를 주거나 생활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죠. 그래서 유해야생동물인 집비둘기를 마음대로 죽여도 괜찮다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집비둘기를 포획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얻은 다음 포획에 나서야 합니다. 독극물을 사용해 죽이는 행위도 당연히 불법입니다. 제보자 A씨는 “마포구에서 반복적으로 동물을 향한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고양이와 다른 동물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과 수사기관의 엄정한 대처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경의선 고양이 살해사건’, ‘망원동 토순이 살해사건’에 이어 길고양이와 야생 조류의 원인 모를 떼죽음까지... 모두 한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마포경찰서 역시 관내에서 반복되는 동물 관련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고양이 연쇄 살해사건에 별도 전담팀까지 만들어서 수사하던 경찰은 야생 조류 떼죽음 사건 역시 같은 팀에 배정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집중 수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사건이 명백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동물학대 범죄로 의심 가는 정황은 많습니다. 고양이를 목적으로 하다 새들이 피해를 본 사건이든, 새를 사냥하기 위한 목적으로 벌인 범죄든 생명을 절차 없이 마음대로 죽이는 범죄에는 엄정한 법의 심판이 필요합니다. 동그람이 역시 사건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겠습니다.

이원영의 펭귄뉴스

새들 똥만 봐도... 뭘 먹고 어떻게 지냈는지 알 수 있다

조선시대 광해군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엔 나인이 임금의 배변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임금의 주치의였던 어의는 건강을 파악하기 위해 변의 맛을 보고 상태를 살폈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분변 속 미생물은 숙주가 되는 동물의 면역, 대사, 신경과 연관되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자들은 장내 미생물 군집을 ‘제2의 인간 게놈’이라 부르며 어떤 미생물이 살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의학적인 중요성을 인정받아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인간 장내 미생물 연구에 약 2,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그 조성과 역할을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학자들은 인간 뱃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에 대해선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분변 미생물에 대해 잘 모르는 점이 많다. 특히 인간 외에 다른 동물의 장내 미생물은 이제 막 연구가 시작되는 단계에 있다. 지난 2017년 여름, 그린란드 북쪽 끝 시리우스파셋에서 캠핑을 했다. 약 3주 간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구석구석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살폈다. 여름엔 눈이 녹아 동토가 드러나며 이끼와 풀이 자란다. 그리고 모기를 비롯한 작은 날벌레들이 바닥 가까이 날았다. 처음엔 동물이 그리 많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땅을 밟으며 돌아다니자 이곳저곳에서 새들의 소리가 들렸다. 바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호숫가엔 분홍발기러기(Pink-footed goose)가 모여 깃갈이를 했다. 가파른 절벽 돌 틈에 난 구멍 속엔 흰멧새(Snow bunting)가 둥지를 지었고, 바닥에 깔린 풀 사이로 세가락도요(Sanderling)가 웅크리고 알을 품었다. 이 새들의 뱃속엔 어떤 미생물이 있을까? 나는 세 종의 신선한 분변을 채집했다. 분류학적으로 볼 때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같은 장소에서 먹이를 함께 먹는다면 비슷한 미생물을 공유할 수도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분홍발기러기는 물가에서 찾을 수 있는 수생식물을 주로 섭취한 반면, 흰멧새와 세가락도요는 거의 곤충을 입에 물고 있었다. 만약 예상이 맞다면, 흰멧새와 세가락도요는 비슷한 미생물을 공유할 것이고, 분홍발기러기는 이들과 전혀 다른 미생물 군집을 나타낼 것이다. 분변을 알콜에 담아 한국으로 가져온 뒤, 그 안에 있는 미생물의 유전물질을 추출하고 특정 염기서열을 증폭시켜 분석했다. 그리고 그 염기서열 결과를 토대로 각 분변마다 어떤 미생물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살피고, 종 별 차이를 비교했다. 결과를 확인해보니 세 종 모두 공통적으로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후벽균(Firmicutes), 의간균(Bacteroidetes)이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연구에 앞서 예상했던 것처럼 취식행동이 분변 미생물 군집 형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곤충을 먹는 흰멧새와 세가락도요의 군집이 유사하게 나타났고 다양성이 높은 반면, 초식을 하는 분홍발기러기의 미생물 군집은 꽤 차이가 있었고 다양성도 낮았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볼 때, 북극 조류에서 계통분류학적 차이보다는 어떤 먹이원을 섭취하느냐가 장내 미생물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 보인다. 아마도 먹이원에 따른 성분 차이로 인해 미생물 환경이 달랐을 것이고, 숙주가 되는 조류의 장내 먹이 소화와 흡수와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자료가 쌓인다면, 마치 어의가 임금 변으로 건강 상태를 파악했던 것처럼 조류 분변만 봐도 이 새가 뭘 먹고 어떻게 지냈는지 대략 파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동물 그리고 사람 이야기

“안락사 없는 보호소가 꿈... 입양 늘고 외지 유기견 줄어들면 가능”

  진돗개 ‘백구’(4살 추정)는 입질이 심하다. 예민한 성격에다 버림받은 사실까지 아는지 곁을 주기는커녕 사람만 보면 날을 세운다. 이정호(49) 군산유기동물보호소장만 빼고, 보호소 직원과 봉사자들도 이미 녀석에게 수 차례 혼쭐났다. ‘백구’를 누가 키우다 어떤 사연으로 버렸는지 알 길이 없어 주인 역시 찾지 못한다. 수용능력을 넘어선 보호소에서 심한 입질에 사회성도 떨어져 입양 가능성이 없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진 ‘백구’는 끝내 안락사 대상이 됐다.  전북 군산시 위탁으로 관내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군산유기동물보호소. 개소 후 2년 넘게 전국에서 유일하게 안락사 없는 지자체 보호소로 유명세를 타던 곳이다. 그러나 보호소 내 유기견 수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후 버티다 못해 지난달 9일 유기견 15마리를 대상으로 처음 안락사를 진행했다. 약 1만 6,000㎡ 규모 대지 위에 펼쳐진 잔디밭을 유기견들이 지칠 때까지 뛰놀고, 수영장까지 갖춘 곳. 군산보호소가 ‘유기견 천국’이라 불리자, 사람들은 근처에 개를 유기했다. 두 눈을 실명한 강아지부터, 피부병에 걸린 강아지까지. 그러면서도 가식적인 인사는 잊지 않았다. ‘잘 돌봐주세요.’  올해 4월말 보호소에 유기견이 850여 마리까지 늘었다. 유명세를 타기 전 300마리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호소가 최대로 감당할 수용능력은 500마리 정도. 불가피하게 안락사를 결정한 이유다. 안타까운 소식에 그나마 유기가 좀 줄어 현재는 유기견만 650마리 수준을 유지한다. 어떻게든 안락사를 막기 위해 보호소 내 자투리공간까지 모두 개가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 소장은 “유기가 또 늘어나면 안락사를 다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락사 대상이 된 45마리 중 이미 세상과 작별한 15마리를 제외하고, 하루하루 불안에 떠는 친구들은 ‘백구’를 포함해 30마리다.  서울에서 전문가용 LCD모니터를 제조해 일본에 전량 수출하는 업체를 운영하던 이 소장은 2011년 유년기를 보낸 군산으로 내려왔다. 부품 수급이 어려워 수출 길이 막힌데다, 아내 건강도 좋지 않아 내린 결정이다. 2013년 말에는 군산 시내에서 현재 보호소가 있는 곳으로 터를 옮겨 잡았다. 폐가 좋지 않던 아내가 기흉까지 생기면서, 평소 동물을 좋아하던 부부는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을 택했다. 이 소장 부부는 애견 호텔과 카페, 운동장, 수영장까지 갖춘 반려견 놀이체험시설 ‘도그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수도와 전기도 안 들어오던 땅에 잔디 하나하나를 직접 심었다. 도로도 내고, 관련 시설까지 짓는데 꼬박 3년이 넘게 걸렸다.  당시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이후 주변 하청업체 등에서 기르던 개들을 중심으로 유기견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때맞춰 기존 위탁보호소의 부실한 관리가 도마에 올랐고, 시설이 완비된 도그랜드에 시가 손을 내밀었다. 새 위탁보호소를 찾을 3개월동안만 이미 보호 중인 유기견 37마리와 새롭게 구조될 유기견을 임시 보호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소장은 2018년 5월 도그랜드 정식개장을 3개월 앞두고, 봉사차원으로 이를 수락했다. “첫 구조요청 때는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을 못 잡았어요. 장비도 없어서 무작정 소방서에 연락해 함께 출동해 배우기 시작했죠. 그때만 생각하면…”  그게 시작이었다. 보호소 운영 1년 만인 2019년 초 보호 중인 유기견 수는 400마리를 넘어섰다. 이 소장 부부와 자원봉사자들이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무리였다. 아내는 과로 탓에 7번이나 119구조대에 실려 병원에 갔다. 구조한 유기견들 사료값과 치료비도 문제였다. 2018년 시에 책정된 동물구조 관련 예산은 마리당 10만원을 기준으로 1년에 4,500만원이 전부. 부부는 보험까지 깨가며 사비를 털어 보호소를 운영했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사실 너무 힘들어 시에 몇 차례 빨리 다른 보호소를 찾아달라는 채근도 했다. 보호소 업무로 시설 개장은 미뤄지고, 들어간 사비 만도 1억5,000만원 가량이 됐다. 직원이나 봉사자가 떠난 밤이면 녀석들은 고스란히 소장 부부 몫이었다. 하루도 보호소를 비울 수 없어 휴가는 언감생심, 외박 한 번을 못했다. 다행히 시에서 2019년부터 인력과 예산을 크게 늘리며 숨통이 트였다. 현재는 직원과 봉사자를 합쳐 20여 명이 소장 부부와 보호소를 꾸려간다. “많은 분들 도움으로 이제 정말 잘 운영할 수 있겠다 싶었을 때 보호소에 유기견이 늘어 안락사를 해야 할 처지가 된 거예요.”   이 소장은 그래도 희망을 봤다고 했다. 통계상 약 5,200만명인 국내 인구 대비 한 해 발생하는 유기견 수는 10만 마리 남짓. 비율로 따지면 인구 27만명 수준인 군산에서 한 해 발생하는 유기견은 1,000마리 안팎이다. 그리고 이는 실제 군산에서 발생하는 유기견 수와 비슷하다. 이곳 보호소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유기견 650마리 가량을 입양 보냈다. 또 견주가 실수로 잃어버린 유실견 150마리 정도를 원래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여기에 노화와 질병 등으로 세상을 등진 보호소 내 유기견 200여 마리를 더하면 매년 말 보호소 내 유기견은 산술적으로만 보면 ‘0’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올해는 상반기만 이미 600마리가 넘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입양 보냈다. 해외입양이 늘면서 지난해 1년간 진행한 입양을 올해는 상반기 안에 다 끝낸 것이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현재 보호소 내 모든 유기견은 외지에서 왔다는 결론이겠네요.” 2018년 2월 개소 후 지난달 20일까지 2년 4개월 간 이곳에서 입양을 보낸 유기견 수는 1,574마리다.  이 소장은 보호소 운영 면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 한다. 지자체 지원예산과 시민 후원금만으로는 온전히 보호소를 꾸릴 수 없는 만큼 보호소를 공원화해 일반시민들이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주춤하지만, 지난해만 4만명 이상 방문객이 찾은 만큼 이들에게 카페와 애견호텔 등의 부대 서비스를 제공해 보호소 살림밑천을 만들 계획이다. “투명하게 후원금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 5월1일 보호소 운영기관을 기존 ‘도그랜드’ 영농조합법인에서 사단법인 ‘리턴’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젠 보호소 운영 제대로 한 번 해보려고요.”  보호소가 수용 규모나 운영면에서 자립 기반을 갖추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뭘까. 군산보호소만이라도 유기견의 안락사 대상 확정 기간을 최소 3개월로 늘리는 게 그의 바람이다. 현재 지자체 위탁보호소는 공고 후 10~20일간 입양이 안 되면 언제든 안락사가 가능한데, 이 기간을 늘리고 싶다는 것이다. 이곳의 안락사 대상 유기견은 수의사 등 외부인사 4명을 포함해 8명으로 구성된 안락사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소장은 공정성 확보 차원으로 심의위원회에서 배제된다. “보호소 내 유기견 성격과 건강상태가 모두 달라 이걸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려요. 개별특성을 알아야 입양을 잘 보낼 수 있게 신경도 더 써주는데.”  연말이면 몸이 많이 아픈 친구들과 갓 입소한 친구들을 합쳐 200마리 정도만 머무는 곳.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사료를 개별 급여해 유기견들은 쫓기듯 사료를 먹지 않고, 그 사이 보호소 직원들은 개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일대일 교감을 나누는 곳. 그는 지금처럼 입양이 늘고, 외지 유기견 수가 조금씩 줄어든다면, 앞으로 5년 안에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연말에 썰렁한 보호소에서 하루 정도 농땡이 치는 모습을 그려볼 때가 있죠. 5년 안에 그런 날이 오겠죠. 그때는 정말 홀가분하게 위탁 보호소 일을 놓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땐 아내와 미뤄둔 여행이라도 좀 가려고요.” 군산=이태무 동그람이 팀장 santafe2904@naver.com

웅담 먹겠다고… 반달가슴곰 불법 도축부터 취식까지

경기 용인의 한 사육곰 농가에서 반달가슴곰을 불법으로 도살하고 곰고기를 먹은 사실이 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확인됐다. 특히 도살 과정이 새끼곰들을 포함해 다른 곰들이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 22일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해당 농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다양한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건강한 삶을 위해 반달곰 웅담 특별할인 판매를 진행한다”는 광고 문자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다. 광고 문자에는 “사전 예약 후 당일 현장 방문자에게는 특별식사”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도살 당일 농가 주인은 뜬장(동물들의 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밑면에 구멍을 뚫은 장) 안 곰에게 마취총으로 진정제를 주사했고 5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올가미로 곰을 잡아당겨 혀를 자르고 피를 빼냈다. 곰의 사체 해체 작업이 이뤄진 마당 옆에는 6~8인 상차림이 준비돼 있었다. 먼저 재수출 용도로 기르는 열 살 넘은 사육곰은 도축하는 순간 약용 등 ‘가공품’으로 용도가 변경된다. 즉 웅담만 채취할 수 있고, 고기를 먹는 건 야생생물법 위반이다. 하지만 이 농가는 상차림을 준비했고 발까지 잘라냈다. 도축하는 방법 자체도 문제였다. 새끼곰을 포함해 다른 곰들은 곰이 포획될 때부터 해체되는 순간까지 지켜봐야 했는데 이는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마리의 새끼곰을 증식시킨 것 역시 야생생물법 위반이다. 김수진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전시관람용을 증식시키려고 해도 인공증식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농가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허가를 받으려 했어도 국제적멸종위기종 사육시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허가가 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해당 농가가 수 차례 처벌에도 사육곰 용도 외 사용, 불법대여, 불법증식 등 불법행위를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처벌은 100만~200만원의 벌금에 그쳤다. 실제 농장주는 2013년과 215년 두 차례에 걸쳐 웅지(곰에서 추출한 기름) 총 35㎏을 385만원을 받고 화장품 원료로 판매하고, 2015년에는 반달가슴곰 한 마리를 경남 창원의 한 동물원에 대여했지만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또 8마리를 불법 증식한 것에 대해서도 200만원, 사육시설 개선시설 미이행에 대해서도 200만원의 벌금만 냈다. 곰 한 마리에 나오는 웅담만으로도 500만~700만원 정도를, 대여 시에도 800만원을 받을 수 있어 벌금을 내도 챙길 수 있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불법 행위를 저질러 온 것이다. 위 농가처럼 뜬장 속에서 살고 있는 사육곰은 430마리다. 정부가 사육곰 종식을 위해 2014년 남은 사육곰 967마리에 대해 중성화 수술을 시키면서 그 수는 줄고 있다. 정부가 열 살이 넘은 곰은 웅담채취용으로 도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웅담을 찾는 이들이 없어 농가들은 최소한의 사료만 주고 있고 그러는 사이 반달가슴곰은 뜬장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일부 전시관람용으로 전환한 반달가슴곰들은 불법으로 증식됐지만 구조할 수도 없다. 동물자유연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허가 받지 않고 증식한 경우 증식된 개체를 몰수해야 하지만 환경부는 보호공간 부재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는 범죄수익에 한참 못 미치는 벌금으로 면죄부를 발부하면서 사육곰들만 고통만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농장주 강력처벌과 사육곰 산업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시작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베트남의 애니멀아시아 보호시설(생츄어리) 등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은 충분히 있다”며 보호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물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