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동물 위해 헌신한 소방구조대원 시상식 열린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이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동물 구조 및 보호에 헌신하고 사회적 인식 변화에 노력한 소방기관과 소방구조대원을 시상하는 '제3회 119동물구조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단체는 지난달 28일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적 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소방청에서 추천한 소방기관과 구조대원을 대상으로 공정한 심사를 거쳐 △소방기관 부문(1곳) △소방구조대원 부문(2명) △시민추천대원 부문(1명)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소방 출동법 개정과 119구조 및 생활안전 출동 분류체계 개편에 따라 소방구조대의 주 업무는 인명구조이며, 동물 구조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 업무로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이 동물 구조를 위해 119로 연락하고 있으며, 동물 구조에 따른 2차 인사 사고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소방구조대원들이 동물 구조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 실제 소방청이 공개한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동물과 관련해 출동한 건수는 총 10만304건으로 하루 평균 274건에 달하는데, 출동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119동물구조대상을 준비하며 많은 소방대원분들의 동물 구조 활약상을 알 수 있었고, 동물 구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동물 구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119 소방구조대원들의 헌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New & Good

야놀자에 뜬 '수달이 사는 갈대숲'…이 숙소 예약하자 생긴 '착한 변화'[New & Good]

숙박 플랫폼 야놀자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니 고급 호텔, 리조트를 홍보하는 광고 사이로 '수달 가족이 사는 아늑한 갈대숲 숙소, 1박 2,820원 예약하기'라는 배너가 나왔다. 이 숙박업소에서 제공하는 방은 시티뷰 갈대숲 사이 101호, 리버뷰 갈대숲 아래 102호 두 개로 가격은 각각 2,820원, 2만8,200원이었다. 가격도 저렴한데 '정말 아늑하고 멋진 곳입니다'는 후기 댓글까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 숙소는 수달 두 마리만 입실 가능하고 인간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 결제 버튼 자리에 대신 놓여 있는 '예약으로 후원하기'를 누르자 숙소 예약금 전액이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 보전에 사용된다는 안내가 나왔다. 세계자연기금(WWF), 야놀자, 제일기획이 뭉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한 이 '애니스테이'(ANISTAY) 캠페인은 터전을 잃고 있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구상됐다. 다소 무거운 주제이지만 숙박 예약이란 가볍고 친숙한 방식으로 접근하자 관심을 모았다. 캠페인 기간에 10만 명이 수달, 까막딱따구리, 반달가슴곰, 바다거북, 꿀벌 등 국내 멸종위기 동물 다섯 종의 서식지로 꾸민 숙소를 둘러봤다. 실제 이 동물들이 사는 곳에 가거나 묵을 수는 없지만 취지에 뜻을 함께한 이들이 후원에 나섰다. 숙소 예약금은 전 세계 멸종위기 동물이 282종이라는 점에서 생각해 냈다. 애니스테이는 지난해 10월 WWF가 한국 지사 설립 10주년을 맞아 대중 캠페인을 제일기획에 의뢰하면서 시작했다. 제일기획이 뻔하지 않고 재미있는 기부 방식을 고민하다 내놓은 게 숙박 예약 콘셉트였다. 동물 보호에 관심이 적은 사람에겐 자칫 거부감을 부를 수 있는 기부를 상업 광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쉽게 풀어낸 것이다. WWF와 제일기획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은 야놀자도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동물 숙소가 나오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애니스테이 캠페인으로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에 우리 산과 바다가 야생 동물의 소중한 서식지임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여가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WWF와 제일기획이 힘을 합친 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해양수산부와 함께 펼쳤던 수산자원 보호 캠페인 '치어럽'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은 국내 수산자원 고갈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치어(어린 물고기) 남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치어를 사랑하자'(Love), '치어를 키우자'(up)는 의미를 담은 치어럽 손목 밴드를 제작·배포해 자연스럽게 치어 보호의 필요성을 알렸다. 2021년엔 세계 참치의 날(매년 5월 2일)을 맞아 '튜네이도'(Tuna+Tornado) 캠페인을 진행했다. 가로 81m, 세로 20m 크기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초대형 광고판에 등장한 초대형 참치떼는 '당신의 관심이 참치의 미래를 풍요롭게 합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어획·유통한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 참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두루두루... '애물단지' 논 좀 나눠 쓰자는 두루미의 호소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출입통제구역(CCZ)에는 1990년대부터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날아오고 있다. 그 수도 해마다 늘어 최근 철원을 찾는 두루미는 1,000마리 이상, 재두루미는 5,000마리 이상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개체 수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이곳을 찾게 된 데는 DMZ와 CCZ의 '재야생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리와일딩'(rewilding)이라고 불리는 재야생화는 동식물의 자생적 활동을 통해 역동적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자연 보전 전략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되며 국제적 반향을 얻고 있다. 철원 내 두루미를 연구해온 최명애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에 따르면 70년간 인간의 활동이 차단된 DMZ 안에서는 논이 자연스럽게 천이 과정(식물군집의 변화)을 거쳐 습지로 변하면서 '수동적 재야생화’가 이뤄졌다. 그러면서 이곳은 두루미에게 안전한 잠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DMZ 밖 CCZ에는 1960년대 대규모 정착 프로그램이 시행되면서 기계 농업이 도입됐고, 땅에는 알곡이 남게 됐다. 이는 두루미에게 좋은 먹거리가 되고 있다. 최 교수는 "두루미가 DMZ에서 잠을 자고 CCZ로 출근을 해 알곡을 먹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말한다. DMZ가 수동적 재야생화라면, CCZ는 농경지를 야생동물과 나눠 쓰는 재야생화의 형태인 토지 공유(랜드셰어링·land sharing)의 일종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루미를 위한 농부들의 노력도 담겨있다. 최 교수는 "농부들이 수확이 끝난 뒤 볏짚을 썰어 논을 덮어주고 물을 대주면 두루미가 가장 좋아하는 깊이의 습지가 생긴다"며 "DMZ 내 습지가 아직 얼지 않아 잠자리가 애매한 두루미들이 이 습지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농부들의 이 같은 활동은 두루미, 독수리, 큰기러기에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논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논에 물을 대면 우렁이가 살아나 두루미에게 좋은 먹이가 되는 등 새로운 먹이 그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또 두루미가 활동한 지역 토질은 미생물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CCZ에서는 같은 논을 두고 3월부터 10월까지는 농부가, 이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듬해 3월까지는 두루미가 이용하고 있다. 이는 쌀 소비가 줄면서 논의 존속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인간과 자연이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식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창구로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최 교수는 "논이 비단 쌀을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라 습지 생태계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농민뿐 아니라 두루미, 여러 생물이 함께 꾸려가는 삶의 터전으로 새롭게 개념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은 DMZ와 다른 형태의 재야생화도 있다. 학계에서는 재야생화의 유형을 크게 ①북미를 중심으로 한, 최상위 포식자를 재도입하는 영양 재야생화(trophic rewilding) ②초식동물을 방목하는 유럽의 생태적 재야생화(ecological rewilding) ③도시나 농경지처럼 인간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야생동물과 인간의 조화를 모색하는 노력 등 세 가지로 구분한다. 재야생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건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복원 프로젝트다. 국내 재야생화 도입을 강조하고 있는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지난달 창작 집단 이야기와 동물과 시(이동시)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개최한 리와일딩 포럼에서 "옐로스톤에서 늑대가 사라지자 사슴이 폭증하게 됐다"며 "1995년 늑대 14마리를 도입한 이후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늑대가 있는 군락으로 엘크가 이동하지 않으면서 나무들이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강변의 버드나무가 자라면서 비버가 댐을 짓기 시작하고, 습지가 조성되면서 다른 어류와 새, 파충류가 돌아오는 등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졌다. 생명다양성재단은 국내에서 땅을 매입해 재야생화를 시도하고 있다. 재단은 경기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에 위치한 1,351㎡(약 408평)의 임야를 매입해 자연에 되돌려주는 '야생신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재단은 프로젝트가 성공해 땅을 구매하게 되면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스스로 변화하도록 내버려둔다는 계획이다. 인근 공릉호에서는 고라니, 오소리, 너구리, 멧돼지 등 다양한 포유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많은 동물이 땅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재야생화에 대한 장밋빛 시각만 있는 건 아니다. 생태학자들을 중심으로 재야생화를 통한 생태 복원의 과학적 증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재야생화 과정에서 침입 외래종이나 새로운 질병이 복원 대상 생태계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지역 주민이나 가축과 충돌할 확률도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시도가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최 교수는 "과거 자연보전 활동을 통해 생물다양성이 개선되고 자연환경이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재야생화와 같은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굶주린 채 죽고 방치되는 퇴역 경주마… "말 보호∙관리 체계 시급"

충남 공주시 말 농장에서 퇴역 경주마를 방치하고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단체들은 말 보호∙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30일 동물자유연대, 비글구조네트워크 등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15일 말 8마리가 2개월간 방치돼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 남은 19마리 중 2마리가 이후에 숨져 현재는 17마리가 남은 상태다. 마주는 경마장과 승마장 등에서 나이 들고 병든 말을 데려와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마주는 심한 악취 등으로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고, 최근에는 토지주와 임대계약 파기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번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마주는 지난해에도 말을 불법 도살해 벌금을 선고받았고, 재작년에는 퇴역 경주마를 포함한 말 4마리를 방치해 2마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체 2마리는 부검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졌다. 위원회는 당초 공주시에 피학대 동물 격리 조치를 요구했지만, 공주시는 학대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공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학대 의심은 되지만 사실 관계를 입증할 순 없어 학대 격리를 하긴 어려웠다"며 "격리조치를 한다고 해도 이송 수단 및 관리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경매에 넘겨진 말들은 토지주가 낙찰을 받아 소유권을 넘겨받은 상태다. 동물단체들과 대한승마협회는 29일 현장을 찾아 말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울타리 일부 보수에 들어갔다. 한국마사회는 17마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처치가 필요한 말에게는 치료 조치를 했다. 남은 말들은 현장에서 체력을 회복한 뒤 구조될 예정이지만 비용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말 학대 문제가 반복되는 원인은 말 보호, 관리를 위해 필요한 '말 이력제 의무화'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장 방문 당시 농장에 있던 18마리 말 가운데 마이크로칩 조회가 가능했던 16마리 중 1마리를 제외한 15마리가 말 산업 정보 포털 사이트상 소유주와 실소재지가 달랐고 살아 있는 3마리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매년 퇴역 경주마가 1,400마리를 넘지만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부상에도 40~50%는 폐사 처리돼 사료 또는 말고기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아남은 말들도 마차, 전시, 번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고도 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퇴역 경주마 학대가 반복되는 것은 한국마사회와 농식품부의 방임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며 "말 학대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퇴역 경주마 보호를 위한 적절한 말 보호∙관리 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