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퇴역 경주마 동원 어떻게 가능했나

▶애니로그 뉴스레터 구독하러 가기: http://reurl.kr/7B137456RP KBS드라마 '태종 이방원' 속 낙마 장면에 동원된 말이 퇴역 경주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물단체들은 은퇴 후 나 몰라라 관리되는 퇴역 경주마 복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련기사보기: 죽어라 달렸어도 다치면 도축… 경주마는 살고 싶었다) 24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확인 결과 방송에 쓰인 말은 '까미'라는 이름으로 퇴역한 경주마였다"며 "까미는 평생을 인간의 오락을 위해 살아야 했고, 결국 고꾸라지며 쓰러져야 했다"고 밝혔다. 어떤 과정을 거쳐 퇴역 경주마가 촬영장에 동원됐을까. 한국마사회 측은 동물대여업체가 마주나 개인사업자를 낸 조교사 또는 중간 거래업자를 통해 말을 구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마사회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태종 이방원'에 말을 대여한 업체의 등록 기록을 확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동물단체와 업계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주마는 한 기수와 무조건 빨리 뛰는 연습만 하기 때문에 승용마로 전환하려면 재사회화 교육이 필요하다. 반면 마주들은 이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아 퇴역 경주마는 평균 3,4세에 고기나 반려동물 사료로 도축되는 게 현실이다. 경주마 가운데 경주 기질에 맞지 않는 말도 상당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정현 전 한국재활승마학회 이사는 "달리는 게 맞지 않고 사람을 잘 따르는 경주마들도 있다"며 "이들은 경마장에선 '쓸모'가 없지만 승용으로 적합해 승마장, 꽃마차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드라마에 동원된 말도 퇴역 경주마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주마가 퇴역 이후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 해 퇴역 경주마(경마에 사용되는 품종인 서러브레드 기준)는 약 1,400마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주마 가운데 퇴역 이후 정확한 용도가 파악되지 않는 '기타용도' 비율이 2016년 5%(70마리)에서 2017년 6.4%(89마리), 2018년 7.1%(99마리), 2019년 7.4%(103마리), 2020년 22.5%(308마리)로 늘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와 제주생명권행동단체 제주비건은 22일 성명을 내고 "경주마 퇴사 시 신고 기준의 정확성은 낮고 용도 변경 추적 관리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경주마의 전 생애 복지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연매출 8조 원의 한국마사회 역시 은퇴한 경주마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우리나라는 말의 반려문화가 거의 없어 국가 주도의 경주마 사행산업이 기형적으로 커졌다"라며 "퇴역 경주마의 인도적 조치 부재와 학대가 내재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동물자유연대와 카라,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드라마 촬영 책임자와 제작사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동물단체들은 해당 장면이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등을 위반한 동물학대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보기: '태종 이방원' 낙마장면 말 결국 사망… 동물학대 적용될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24일 오전 11시 기준 약 13만6,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가족

"국내 첫 강아지 아이돌 '텐져린즈', 데뷔시켜주세요"

▶애니로그 뉴스레터 구독하러 가기: http://reurl.kr/7B137456RP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1길 성미산알루 카페에는 특별한 팬미팅이 열렸습니다. 제주에서 국내 첫 '강아지 아이돌'을 꿈꾸며 상경한 연습생 그룹 '탠져린즈' 다섯 멤버가 시민들과 함께한 자리였는데요. 많은 이들이 다섯 멤버의 귀여움에 푹 빠졌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며 팬미팅까지 하게 됐을까요. 지난해 11월 제주 제주시에서 반려견 '금배'와 산책을 하던 구낙현씨는 우연히 길가에 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을 발견했습니다. 길가를 그냥 돌아다니게 두면 위험할 것 같아 강아지들을 쫓아가보니 쓰레기 더미 옆 짧은 줄에 묶인 성견 5마리가 있었고 그 사이에 7마리의 강아지들이 살고 있었던 겁니다. 제주는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고 마당에서 개를 기르거나 풀어 키우다 집을 나가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1만 명당 유실∙유기동물 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도 제주인데요. (▶관련기사보기: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12만마리… 40%는 보호소서 사망) 이렇게 방치된 채 길러지는 개들이 결국 중산간 지역 떠돌이 개가 되면서 최근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요.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던 구씨는 강아지들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개들의 보호자는 개들의 소유권을 포기할 테니 데려가 달라 했고, 주민들도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사실 구씨도 강아지들을 데려와 보내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선 강아지들만이라도 입양을 먼저 보내고 이후 남은 성견들도 구조해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합니다. 구씨는 "'유기견을 입양해달라, 가족이 되어달라'는 문구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어려울 것 같아 재미있는 입양공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심했다"며 "아이돌 그룹 콘셉트로 정하고 귤 모양 모자와 스카프 등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SNS에 게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귀여운 사진에 구씨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SNS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누나들 심장을 저격하러 왔다'는 문구로 포스터를 만들고 소속사 콘셉트에 맞춰 화보촬영을 했습니다. '멤버'들에 대한 소개는 이력서 형태로, 입양신청서는 '반려견 전속 계약서'로 형태로 만들었고요 소속사 대표인 구씨와 일곱 멤버가 카카오톡 메신저로 대화를 한다는 상상을 전제로 실제 대화를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데뷔는 곧 입양을 뜻했는데요. 제주 내에서 입양을 보내는 게 한계가 있다고 느끼던 중 서울에서 직접 강아지들을 소개하면 입양과 임시보호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 22일과 23일 팬미팅(입양행사)을 개최한 겁니다. 구씨는 "무리해서 서울행을 강행한 이유는 이 방법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눈물도 났다"고 말합니다. 구씨의 노력 끝에 일곱 멤버 중 풋귤, 금귤에 이어 최근 황금향까지 세 멤버가 데뷔(입양)를 확정했습니다. 이제 영귤(암컷), 한라봉(암컷), 레드향(암컷), 천혜향(수컷)이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영귤은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외모가 매력 포인트로 매우 활발한 성격이라고 합니다. 개인기는 앉아, 엎드려, 켄넬(이동장)에 들어가기 등으로 뭐든 빨리 배우는 편이라고 해요. 한라봉은 네 멤버 중 유일하게 검은색 털을 지니고 있는데 손도 잘 쓰고 배변도 잘 가리는 똑똑이라고 하고요. 레드향의 애칭은 '아기사슴'입니다 사슴 같은 눈망울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다리가 긴 편이고 사람을 잘 따라 사람 품에서 자는 걸 좋아한다고 해요. 천혜향은 동그란 눈과 펄럭이는 귀가 매력인데요, 사람과 눈을 맞추는 걸 제일 잘하는 데다 자다가도 눈을 마주치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온다고 해요. 구씨는 "확실하진 않지만 멤버들이 15㎏ 안팎으로 클 것으로 보이고 활동성도 매우 좋다"며 "이를 감안해서 입양신청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진도믹스, 시골잡종, 누렁이, 까만개도 당연히 좋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며 "이들을 입양 보내려 애쓰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희망과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씨는 국내 입양이 안 될 경우 해외 입양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선 비품종견, 중대형견이면 입양순위에서 밀리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들도 충분히 사랑받으며 한 가족의 반려견으로 살아갈 자격이 있습니다. 탠져린즈 모든 멤버들의 '데뷔'를 기원합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탠져린즈 소속사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imkeumbae/

‘동반 항공여행’ 대세라는데.. 여전히 비행기에서 죽는 반려견들

최근 국내 항공사들이 ‘반려인 모시기’에 나서면서 내세운 홍보문구들입니다. 그만큼 반려견에 대해 항공사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항공기에서 반려견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는 심심찮게 전해지곤 합니다. 특히 미국 항공사에서 종종 이런 일들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최근 1개월 사이에 반려견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두건이나 발생했다고 합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여객기 안에서 3세 프렌치 불독이 비행 도중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인터넷매체 TMZ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보건 직종에 근무하는 코트니 시파르(Courtney Cipar) 씨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반려견 ‘찰리’(프렌치 불독 · 3세)와 함께 사우스웨스트 항공 여객기에 탑승했습니다. 시파르 씨는 한차례 환승을 거쳐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첫 비행기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찰리가 갑자기 숨을 헐떡인 겁니다. 시파르 씨는 승무원에게 “찰리가 열사병을 앓는 듯하다”며 “에어컨을 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환승 이후 찰리는 다시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습니다. 결국 참다 못한 시파르 씨는 이동장 문을 열고 찰리가 잠시 나올 수 있게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항공기 승무원은 시파르 씨의 행동을 제지했습니다. 시파르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승무원은 ‘개를 이동장에 넣지 않으면 회항할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그는 찰리를 다시 이동장에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찰리는 웨스트 버지니아 상공에서 비행 도중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시파르 씨는 “크리스마스 직전에 사랑하는 반려견을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잔인하게 느껴졌다”며 “찰리는 열을 많이 받아 열사병으로 발작을 일으켰고, 시간은 너무 늦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습니다. 다만, 사인이 열사병이라는 것은 시파르 씨의 주장이며 찰리가 목숨을 잃은 원인은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SNS 글을 통해 반려견을 잃고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며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그와 동시에 항공사에게 자신을 협박한 승무원을 해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고객의 반려견이 항공기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건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승무원은 규정을 준수하려 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현재 시파르 씨와 접촉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파르 씨는 “항공사에서 온 연락은 항공권 비용을 환불해 주겠다는 내용뿐”이었다고 일축했습니다. 하와이로 향하던 반려견이 화물칸에서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호놀롤루로 향하는 하와이안 항공사 소속 비행기 화물칸에는 1세 잉글리시 핏불 품종 ‘토푸’(Tofu)가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토푸는 하와이에 거주하는 아울라니 쿠파후(Aulani Kupahu) 씨가 분양받은 개로, 비행기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비행을 마친 뒤 화물칸에서는 개가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하와이안 항공사는 미국 폭스뉴스를 통해 “고객의 반려견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매우 슬펐다”며 유감의 뜻을 전했습니다. 다만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내보이면서 “고객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정중한 하와이안 항공 측의 설명과 쿠파후 씨의 입장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쿠파후 씨는 “그들은 우리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했지만, 내가 받은 전화는 단 두 통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쿠파후 씨가 말한 두 통의 전화 중 하나는 ‘반려견이 죽었다’는 통보였으며, 또 다른 전화는 ‘누군가가 연락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그 이후로는 어떤 연락도 없었고, 이메일조차 없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와이안 항공사에서 반려견이 죽은 사례는 불과 수개월 전에도 있었습니다. 하와이 지역매체 ‘하와이 뉴스나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하와이에서 시애틀로 가는 비행 도중 하와이안 항공사 소속 여객기에서 2세 핏불 한 마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루이스’라는 이름의 이 개는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는 특수견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이스의 반려인인 랜달 카르피오(Randall Carpio) 씨는 “하와이 항공사는 부검을 진행했지만, 내게 그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내가 돌려받은 건 부검이 끝난 뒤 화장한 루이싀 유골뿐이었다”며 분노했습니다. 카르피오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에반 오샨(Evan Oshan) 씨는 최근 발생한 두 건의 사건에 대해 “항공사들이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다시 입증됐다”며 “반려견도 항공사에서 정한 요금을 내고 비행기에 탑승하는데 숨도 쉬지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사연들을 종합해 보면 비행기에서 목숨을 잃는 반려견들 사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개들이 모두 단두종이라는 점입니다. 단두종은 코가 짧은 구조로 태어나 호흡곤란에 취약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열을 많이 받았을 때나 답답한 상황에 처했을 때 순식간에 건강 상태가 악화될 수 있죠. 불도그, 핏불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하와이안 항공사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항공사는 “다른 개들보다 호흡기 질환에 더 취약한 개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는 미국 항공사들 중에서는 유일한 대처”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을 잃은 반려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 어린 위로가 먼저 아니었을까요?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적극 홍보하는 국내 항공사들도 이런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바늘·못·낚싯바늘 '간식 테러'… "반려견 산책시키기도 겁나요"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사는 A씨는 주말인 지난 15일 저녁 반려견과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닥에 (강아지)간식이 있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 무심코 낙엽을 들춰봤는데 낚싯바늘에 꿰인 소시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먹으려 했다면 크게 다칠 뻔한 것이다. 반려동물을 향한 혐오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관련법이 있지만, 범죄 현장을 잡아내기 힘들고 증거도 부족해 처벌이 쉽지 않은 탓이다. A씨는 "처음에는 누군가 먹다 버렸나 싶어 유심히 보진 않았다"며 "그런데 다른 분이 소시지가 좀 이상한 것 같다고 하셔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춰봤다"고 말했다. 쌓인 낙엽에 덮여 있던 소시지에는 낚싯바늘이 꿰여 있었고, 바늘과 연결된 낚싯줄은 가로등에 묶인 상태였다. A씨는 너무 놀라 현장 사진을 찍거나 신고할 생각조차 못 했다. 주위에 산책 나온 반려견들이 많아 바로 수거했다. 그는 "혹시 다른 강아지나 우리 강아지가 그걸 먹었을 생각을 하면 너무 끔찍하고 무섭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당 공원은 A씨가 반려견과 주 3회 이상 즐겨 찾는 산책 공간으로 반려견들이 많은 곳이다. 특히 소시지가 발견된 곳은 반려견들이 모여 노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는 반려견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낙엽을 덮어뒀다는 점에서 동물을 해치려는 악의적 행위라고 추정했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낚싯바늘 사진을 공개하며 반려인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A씨의 제보를 받은 동물권단체 '케어'도 17일 "부평공원에 낚싯바늘 설치한 범인을 찾는다"며 결정적 제보자에게는 현상금 1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케어'의 문의를 받은 부평구청 또한 동물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현수막 설치를 인천구청과 협의하기로 했다. 16일 오후 관련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공원 일대를 수색했으나 추가로 낚싯바늘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원 관리 업체의 협조를 구해 공원 내 폐쇄회로(CC)TV를 판독할 예정이다. '간식 테러'와 같은 반려동물을 향한 혐오범죄는 낯설지 않다. 2020년 7월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강아지 간식에 바늘을 넣어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 곳곳에 뿌린 4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개들이 하도 짖어 시끄러워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피해를 본 반려견이 없는 건 다행스러웠지만, 그로 인해 B씨에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아닌 재물손괴 미수 혐의만 적용됐다. 2018년 10월 경기도 수원시에서도 못이 박힌 간식을 먹은 반려견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산책 중 잔디밭에서 길이 5㎝ 정도의 못이 박힌 간식을 주워 먹고 입 주변에 피를 흘리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것이다. 해당 장소에서는 같은 해 8월에도 못이 박힌 간식이 발견됐지만 증거가 없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동물 혐오 범죄의 경우 그 잔혹성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8월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서는 본드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에 화상을 입은 길고양이가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방범용 CCTV를 확인했지만 용의자 특정에는 실패했다. 고양이가 먹을 만한 음식에 독극물을 넣거나 눈에 쇠구슬 총을 쏘고, 염산을 살포하는 등의 범죄 사례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반려인 김혜민(25)씨는 "동물을 향한 혐오 범죄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 충격적"이라며 "반려견과 매일 다니던 산책길에도 그런 일이 있을까 괜히 두렵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아지와는 시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함께 걸어도 강아지가 뭘 먹는지 바로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며 "그런 나쁜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까지 걱정해야 하는지 화도 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동물 혐오 범죄가 공론화되어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로 인식돼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이 약하진 않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 따르면 도구, 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한 자는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관련 법이 강화됐다. 문제는 동물 학대 범죄의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거나 그마저도 잘 이뤄지지 않아 학대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매년 동물 학대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처벌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20년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지난 2010년 69건에서 2019년 914건으로 1200% 늘었다. 그러나 그 10년 동안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3360명 중 구속된 사람은 겨우 4명이었다. 2019년 송치된 973명 가운데 구속된 인원은 한 명도 없었다. 법은 강화됐지만 동물학대 범죄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인식 탓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동물 학대를 단속하고 수사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동물보호법에 대한 전문성과 수사 매뉴얼이 부족해 신고 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도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6년 일선 경찰서에 배포한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한 수사 매뉴얼에는 학대 사례와 수사 단계별 대처 방안은 거의 없다. 16쪽 중 11쪽이 법조항에 해당될 정도로 동물보호법상 벌칙 조항만 열거돼 있는 것이다. 동물권단체 케어 측은 경찰 수사 매뉴얼이 문서로만 하달된 점을 지적했다. 경찰들도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하다보니 현장 대처 방법을 숙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지자체 동물보호 업무 담당자의 잦은 변경도 문제로 꼽았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니 현장 경험이 없고 동물보호법과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동물 학대 사건은 동물단체가 개입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케어 측은 동물 학대 범죄가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 "법으로 명시된 처벌 형량이 약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사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사건 하나하나에 실제적으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형 사례가 극히 드물어 경각심을 일깨울 사건이 없다는 것이다. 케어 측은 동물이 다치거나 죽지 않아도 학대 행위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물 학대와 혐오 범죄를 줄이기 위해 교육을 통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동물권의 차원에서 동물 보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