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람 손 닿으면 얼음" …실험견으로 살다 구조된 비글

청담이(6세 추정∙수컷)는 지난 2018년 12월 한 대학 실험실에서 실험에 동원되다 구조됐습니다. 실험동물이 실험실 밖으로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요. 대학 연구원들은 실험이 끝났지만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비글 개 5마리를 안락사하는 대신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들은 실험동물구조전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에 도움을 요청했고, 5마리는 그렇게 태어난 후 처음으로 땅을 밟을 수 있었죠. 5남매 중 1마리인 청담이는 얌전하고, 사람 손길에 거부반응이 없습니다. 이는 대부분 실험 비글의 특징인데요, 실험을 위해 훈련받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사람이 안거나 하면 몸이 굳어버린다고 하네요. 청담이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보호소에서도 조용하고 얌전한 편이라고 해요. 하지만 청담이를 움직이게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음식인데요. 워낙 식탐이 많아서 음식만 보이면 적극성을 보이는데 다른 개 친구들과 분리해서 밥을 주고 있습니다. 먹는 걸 너무 좋아해 체중조절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눈물이 말라 각막이 손상될 때가 있어 수시로 안약을 넣어줘야 하는 것 외에는 건강 문제는 없습니다. 최주희 비구협 입양팀장은 "실험 비글은 가정에서 생활하는 게 처음이어서 배변을 포함 모든 부분에 대해 알려주고 천천히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외부자극이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최 팀장은 "실험실과 보호소에서만 지낸 청담이의 처음을 함께 하면서 청담이 만을 사랑해줄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보호소로 오기 전, 청담이는 실험에 동원될 때만 사람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사람에게 안겨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보호소에서 활동가들이 돌봐주지만 청담이에게만 오롯이 신경을 써주기는 어렵지요. 어렵게 삶의 기회를 얻은 청담이에게 평생 함께할 따뜻한 가족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입양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https://cafe.naver.com/thebeagle/5966

애니청원

"길냥이만 중성화? 떠돌이개도 포획 대신 해볼 만하죠"

'1마리에 50만원? 떠돌이개라고 안락사하는 게 최선일까요'라는 제목으로 보도(19일)한 애니청원에 포털사이트와 한국일보닷컴을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900명에 달했습니다. 많은 분이 무분별한 떠돌이개 포획에 반대하고, 떠돌이개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청원에 공감했는데요. 떠돌이개 포획으로 논란이 된 인천시 동물복지 담당자에게 앞으로 '야생화된 유기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또 서울시와 떠돌이개 중성화 사업을 진행했던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에게 '포획-안락사' 외 대안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전해 드립니다. -떠돌이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얼마나 되나요. "자치구가 시에 보고하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정확하게 파악된 자료는 없습니다. 지난해 포획한 떠돌이개는 200여 마리인데 모두 신고가 있었고 사람이나 가축에 피해를 줬거나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 사례입니다." (이하 인천시 동물복지 담당자) -단순 목격 신고도 있을 텐데요. 신고 내용에 따라 포획 여부를 결정하나요, 아니면 신고가 들어온 개체는 모두 포획하나요. "신고 내용을 분석해 포획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지나가는 떠돌이개를 봤다는 내용도 민원에 포함시켜 포획하는 게 현실입니다. 신고체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사람이나 가축에 피해를 주지 않는 강아지까지 포획해 비판이 거센데요. "포획업자가 야생화된 유기견을 쫓다 보면 주 서식공간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강아지들도 있는데 그대로 두고 올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포획하는 겁니다. 다만 강아지의 경우 마리당 20만~30만원의 비용을 지급해 무분별하게 포획된다는 지적이 있고 이를 감안해 올해부터는 강아지에 대한 지급 단가를 낮추기로 했습니다." -떠돌이개를 크게 줄일 더욱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야생화된 유기견 포획사업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시작된 것으로 중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으로 떠돌이개 수를 감소시킬 수는 없는 게 사실이죠. 경기도 마당개 중성화 사업을 본따 내년부터 떠돌이개 중성화를 위한 예산을 책정하는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서울시가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시범 시행한 떠돌이개 중성화 작업 성과는 어땠나요. "2018년 떠돌이개 11마리를 구조해 보호소를 시범운영한 결과 개체수 증가세가 줄었고, 주민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사람 손을 타지 않았던 개들도 훈련을 통해 모두 새 가족을 찾아줬습니다. 떠돌이개도 재사회화를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죠. 하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들어간 것도 사실입니다."(이하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해외에서는 주로 어떤 대책이 마련되어 있나요. "해외 동물보호단체·국제수의사단체연합(ICAM)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획해 중성화하고 이를 살던 장소로 돌려보내는 대책(CNR∙포획, 중성화, 방사)이 떠돌이개 수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떠돌이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발생 원인과 지역, 주민 의지를 감안해 다각도로 접근해야 합니다." -해외 떠돌이개 포획-방사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세요. "부탄에서 떠돌이개를 중성화시키고, 일정 기간 회복시킨 다음 다시 풀어주는 정책을 실시한 결과 떠돌이개 수를 조절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이곳에선 떠돌이개뿐 아니라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반려견도 중성화 대상에 포함시켰죠. 홍콩에서는 2015년부터 3년간 떠돌이개 중성화 사업을 실시했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여건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싱가포르도 2018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떠돌이개의 70% 이상 중성화를 목표로TNRM(포획, 중성화, 방사,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 중입니다. 이 같은 사례는 포획-안락사만이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유기동물 구조기

20일 동안 '플라스틱통' 끼고 다닌 떠돌이개의 생환기

반려견도 유기견도 아닌 존재가 있다. 야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른바 '떠돌이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사람을 따르지 않고 민가에 피해를 줬거나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야생화된 유기견'이라 구분하지만 포획 후는 통상 열흘 동안 보호하고 이후 안락사하는 유기견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동물구조전문단체 동물구조119는 지난해 10월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플라스틱 통을 머리에 낀 채 돌아다니는 흰 개(백구) 영상을 발견했다. 영상 게시자에 확인한 결과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주택가에서 한 떠돌이개가 플라스틱 통에 가려 앞을 보지 못한 채 돌아다닌다고 했다.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당장 구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떠돌이개의 구조를 결정했다. 허탕치고 다른 떠돌이개들만 확인 제보 이틀째인 지난해 11월 1일. 동물구조119 활동가들은 포획틀과 대형 포획망을 준비해 백구가 발견됐다는 장소로 향했지만 개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활동가들은 백구를 찾지 못했지만 대신 주변에 사는 다른 떠돌이개들을 확인했다. 지역 주민에게 백구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가끔 봤다"는 정도의 말만 돌아올 뿐 포획을 위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었다. 날은 금세 어두워졌고, 구조는 다음날을 기약했다. 삼겹살까지 구웠지만 포획 실패 플라스틱 통 때문에 머리를 움직일 수 없는 백구는 먹기는커녕 물을 마시기도 힘든 상황. 건강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질 수밖에 없기에 활동가들은 애가 타 들어갔다. 다음날 역시 허탕을 쳤고, 그 다음날인 11월 4일. 다시 현장에 도착해 주위를 살피던 중 임 대표는 작은 덩치의 떠돌이개를 발견했다. 잠시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 개는 마치 자기를 따라오라는 듯 20m가량 앞서가며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임 대표는 "개를 쫓아 400m 정도 갔더니 야산을 뒤로 한 양봉 농가 옆에 플라스틱통을 머리에 쓴 백구 1마리가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서둘러 포획틀을 설치하고, 냄새로 유인하기 위해 포획틀 안에서 삼겹살을 구웠다. 보통 개들은 삼겹살의 유혹을 떨쳐내기 힘들어하지만 플라스틱을 쓰고 있어 냄새를 잘 맡을 수 없었던지, 경계심이 커서였는지 백구는 포획틀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또 하루가 지나갔다. 밥 주던 주민이 내놓은 포획 해법 '삼겹살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활동가들의 고민이 커졌다. 하지만 해법은 가까운데 있었다. 임 대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농가 주인에게 백구에 대해 물어보니 2년 가량 봐오며 때때로 밥을 챙겨줬다는 답이 돌아왔다. 특별히 살갑게 다가오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농가에 피해를 주는 일도 없었다고 했다. 농장주는 자신에게는 경계심이 없다며 포획망을 들고 성큼성큼 백구에게 다가갔고, 큰 저항 없는 개를 손쉽게 포획할 수 있었다. 플라스틱을 쓴 모습이 알려진지 20여일 만에 드디어 백구는 머리를 감싼 플라스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머리에 낀 플라스틱을 벗겨내기 앞서 백구에 시원한 물부터 줬다. 얼마나 목이 탔는지 백구는 벌컥벌컥 마셨다. 이후 플라스틱을 벗겨내는 작업이 진행됐고, 자유로워진 개는 습식사료(캔)를 보자마자 4캔을 뚝딱 해치웠다. 백구는 이후 1달가량 동물병원에서 지내며 건강을 회복했다. 동물구조119는 백구 외 주변에 사는 떠돌이개 6마리를 포획해 중성화 후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더 이상 개들이 늘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동물구조119는 그동안 개들을 돌봐온 양봉 농가 운영자에게 개집과 사료 등을 지원하면서 방사한 개들의 적응 여부를 살피고 있다. 보호가 아니라 방사를 택한 이유는 임 대표가 구조 사실을 SNS에 공유한 이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과 비판은 "입양을 보내지 않고 왜 방사했느냐"는 내용이었다. 임 대표는 "물론 입양을 보내면 가장 좋지만 구조한 모든 떠돌이개를 보호소로 데려올 수도, 입양 보낼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지자체 보호소로 보내면 안락사 당할 게 뻔한데 그냥 잡아가게 둘 수 없어서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방안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고, 모든 떠돌이개에 적용할 수 없는 것은 임 대표도 인정한다. 이번 사례의 경우 떠돌이개가 사람이나 가축에 위협적이지 않고, 이들을 간간이 돌봐줄 주민까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번식장, 개농장, 도살장이 위치한 도농복합지역, 개를 중성화시키지 않은 채 풀어 키우거나 마당에 묶어 키우는 지역에 떠돌이개들이 늘어난다"며 "떠돌이개를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반려동물을 등록하게 하고 집중적으로 중성화를 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획-중성화-방사-관리' 해법도 고민해야 전문가들도 떠돌이개의 무조건 포획과 안락사 보다 중성화 수술과 방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시와 떠돌이개 중성화 사업을 진행했던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홍콩, 부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떠돌이개를 줄이기 위한 연구와 정책을 실시한 결과 이들을 포획해 안락사하는 방법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 연구에서 중성화 수술 사업(TNR∙포획, 중성화, 재방사)이 떠돌이개의 개체수 조절뿐 아니라 습성완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확인했다"라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정책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靑, '동물 n번방' 처벌 강화...대법원에 양형 기준 마련도

앞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영상을 공유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고양이 학대 오픈채팅방 수사 및 처벌 요구'를 원하는, 이른 바 '동물 n번방' 관련 국민청원에 "동물 학대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길고양이 울음소리가 싫다는 이유로 활로 쏴 죽이는 등 동물을 학대하고, 그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모바일 오픈채팅방에 공유한 동물학대자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글은 청원이 올라온 지 나흘 만에 20만명을 넘어서더니, 6일까지 27만5,492명이 동의했다. 정기수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은 이날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피의자 등을 특정해 수사 중에 있다"면서 "동물을 죽이는 등 학대하고, 학대행위를 게시한 혐의 등에 엄정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 비서관은 "정부는 지난해 1월 마련한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에 포함된 내용을 중심으로 동물학대 예방을 위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12일부터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동물학대 행위 등에 대한 벌칙을 종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물을 유기한 소유자 등의 벌칙에 대해서는 '과태료(300만원 이하)'에서 '벌금형(300만원 이하)'으로 강화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동물학대의 범위 확대, 학대 처벌 강화, 재발방지 위한 제도 개선, 동물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및 지도, 점검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 비서관은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 행위를 한정적, 열거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처벌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학대 행위를 포괄할 수 있도록 예시적, 포괄적 방식으로 개선하고, 소유자 등의 사육관리 의무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동물보호법과 하위법령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동물학대 처벌에 대해서는 "동물학대에 대한 변화된 사회적 인식에 맞춰 강화된 벌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동물학대 관련 양형기준 마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발방지 제도 개선에 대해선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수강명령 또는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형벌과 병과하는 방안을 '동물보호법' 개정 시 포함하겠다"며 "나아가 동물학대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반려동물 소유를 제한하자는 의견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물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 비서관은 "동물보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동물 소유자 등에 대한 동물보호 교육을 강화하고, 초·중·고 교육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하여 동물 보호·복지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의 동물 보호·복지 전담 인력을 확충해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정부는 이러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전문가 및 관련 단체 의견수렴 등을 통해 미비점을 계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동물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