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은 전통 아닌 폐습… 개식용 종식법 합헌 결정하라"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동변)과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 종식법)의 합헌 결정을 촉구했다. 대한육견협회가 지난 3월 개식용 종식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개식용 종식법은 개들의 고통은 물론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무분별한 위법이 횡행하고 있던 현실을 타개한다"며 "불필요한 논쟁으로 무고한 생명들의 죽음을 방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육견협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①주장의 전제 사실부터 오류라고 지적했다. 개식용이 전통문화라는 협회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으며, 반려견과 식용견이 따로 있다는 주장 또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②청구의 적법성도 문제 삼았다.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기본권 침해성, 자기관련성, 현재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나 이 점이 결여돼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도희 동물해방물결 해방정치연구소장은 "시민의식의 변화, 식용견과 반려견의 구분 불가능성, 개 전기도살과 임의도살 금지 등 개식용 종식법의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③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제한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송시현 동변 변호사는 "이 법으로 인해 청구인들이 개식용 관련 산업을 폐업함으로써 입게 되는 손실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3년간의 유예기간을 주고 전폐업 지원 등을 하고 있으므로 재산권이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정지현 동변 변호사는 ④행복추구권 주장의 문제점을 짚었다. 정 변호사는 "개식용 종식법은 개를 먹는 행위자에 대한 처벌 조항을 두고 있지 않고, 개고기를 먹을 권리는 현행법상 허용되고 있던 것도 아니므로 헌법상 행복추구권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⑤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김소리 동변 변호사는 "3년의 유예기간을 두었음에도 어떤 손해가 발생한다고 긴급하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하거나 도살·유통·판매하는 것을 모두 금지하는 개식용 종식법은 지난 2월 공포됐다. 대한육견협회 등은 지난 3월 국민의 먹을 자유가 훼손되고 관련업 종사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개농장 벗어난 코리안진도 70마리...토론토서 '반려견 새 삶'

지난달 25일 캐나다 토론토 아닌 커뮤니티 도그파크(반려견 놀이공원)에서는 개 68마리가 모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모두 한국에서 건너간 이른바 '코리안진도'다. 개농장, 개도살장, 산불현장 등에서 구조됐지만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환영받지 못한 개들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한 가정의 어엿한 반려견으로 사랑받으며 지내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해외로 유기견을 입양 보내는 전문단체 웰컴독코리아가 한국에서 온 개들을 입양한 가족들을 위해 준비했다. 한국 출신 개들을 입양한 가족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공유하고, 각자의 반려견을 자랑하기에 바빴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185명이 참가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이정수 웰컴독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온 다른 개뿐만 아니라 다른 입양자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개농장 등에서 구조한 개들이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사회화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입양가족들은 개들이 적응할 때까지 참아주고 기다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개들을 입양한 가족들에게 어려움은 없었을까. 경기 수원시 개 도살장에서 도살 직전 구조된 '오목이'를 입양한 매튜 뎀스터, 샬린 뎀스터 가족은 "겁이 좀 있는 편이라 밥을 먹다가도 사람이 뒤로 지나가거나 큰 소리가 나면 놀라면서 밥을 더 이상 먹지 않는다"며 "하지만 오목이가 점점 집에 적응하며 안정돼 가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하다"고 전했다. 고성 산불 현장에서 구조된 '도치'를 입양한 제시 정도 "처음에는 부끄러움이 많았지만 매주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많은 시간을 기다려주고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많은 것을 열린 마음으로 보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며 "아직 차를 타는 걸 무서워하지만 나중에는 로드트립을 함께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입양한 개들이 가족의 생활패턴을 바꾼 사례도 있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개농장에서 구조된 '터커'와 1m 목줄에 묶여 지내다 구조된 '달순이'를 입양한 나탈리 콴, 대니 호 가족은 "개들을 산책시키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더 활발하게 돌아다니게 됐다"며 "개들이 마음을 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내가 대단한 일을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는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웰컴독코리아는 2018년부터 개농장이나 도살장에서 구조됐지만 국내에서 입양되지 못한 개들을 캐나다로 입양 보내는 일을 해왔다. 지금까지 이 업체가 보낸 개들은 1,150마리에 달한다. 협업단체인 동물자유연대 소속 개들이나 직접 구조한 개들이 대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 후보였던 복남이를 캐나다에 입양 보낸 것(☞관련기사: '퍼스트도그' 후보 복남이, 캐나다 입양 갑니다)도 이 단체다. 웰컴독코리아는 현지 입양 단체를 통해 개와 입양 가족을 주선하다 3년 전부터는 현지에 단체를 차려 직접 입양처를 찾아주고 있다. 입양처를 찾기 어렵다고 해서 함부로 보내지는 않는다. 입양신청서만 5쪽을 작성해야 한다. 또 개가 현지에서 잘 적응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진돗개는 사람과의 교감이 뛰어난 사랑스러운 종이지만 국내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국내에서 입양이 활성화돼야겠지만 그 전까지는 이들이 해외에서라도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하 동물원서 7년 만에 탈출한 백사자들...처음 밟아보는 잔디에 놀란 듯

8㎡(2.5평) 규모의 지하 방사장에 7년간 있었던 백사자 한 쌍이 실외 방사장으로 거처를 옮겼다. 야외로 처음 나온 백사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놀란 듯한 모습이었다. 대구 수성구 소재 A 동물원에 방치됐던 암수 백사자 한 쌍은 17일 달성군 스파밸리 네이처파크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사자들은 잔디가 깔려 있는 486㎡(150평) 규모의 실외 방사장에서 머물게 됐다. 여덟 살로 추정되는 이 사자들은 한 살 때부터 A 동물원의 유리로 된 지하 사육장에서 살았다. 햇볕 대신 실내조명 아래, 시끄러운 음악이 관람 시간 내내 흘러나오는 환경에서 생활했다. 사자들은 이름도 없이 홍보를 위해 '영남권 최초 백사자'로 불렸다. 17일 새 보금자리로 옮긴 사자들은 잔디를 밟으며 놀란 듯 주춤했다. 하지만 이내 호기심이 발동해 두리번거리며 바깥 공기를 들이마셨다. 마취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비틀거리면서도 실외 방사장을 돌며 탐색했다. 네이처파크 동물원 측은 "수사자 눈 밑에 종양이 있고 발뒤꿈치가 까져 있어 우선 치료했다. 현재 두 마리 모두 건강 상태를 확인 중"이라며 "새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육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빠른 적응을 위해 사자들이 내실과 외부 방사장을 자유롭게 드나들게 했다. 그간 사자를 포함해 300여 마리 동물을 사육해온 A 동물원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지난해 5월 문을 닫았다. 이후 동물들은 1년 넘게 방치됐고 배설물과 사체가 처리되지 않아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최근 대구시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휴원 신고를 하지 않은 해당 동물원에 대해 과태료 300만 원 처분을 내렸다. 네이처파크 동물원은 지난달 대구시와 협의해 A 동물원의 76종 동물 324마리를 데려오기로 했다. 매각 절차를 통해 모든 동물을 1억3,100만 원에 낙찰받았고 이달 말 모든 이송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A 동물원에는 흰꼬리원숭이 등 17마리와 거북이 등 파충류 14마리가 남아있다. 네이처파크 동물원 측은 원숭이가 생활할 방사장에 대한 환경 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조만간 모든 개체를 이동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파충류는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아 임시 보호했다가 적절한 기관을 찾아 보낼 예정이다.

수학여행 필수 코스였던 63빌딩 아쿠아리움 39년 만에 추억 속으로

국내 최초 아쿠아리움인 아쿠아플라넷63(옛 63씨월드)이 영업을 시작한 지 39년 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이곳을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 있는 '아쿠아플라넷63'과 전망대 '63아트'가 30일을 끝으로 영업 종료한다고 18일 밝혔다. 아쿠아플라넷63은 1985년 개장한 국내 최장수 아쿠아리움이다. 최대 250여 종 3만여 마리의 해양 생물이 모인 곳으로 한때는 남극에 사는 '임금펭귄'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 아쿠아리움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해달, 바다코끼리, 핑크백 펠리컨 등 당시엔 생소했던 동물을 국내 최초로 선보여왔다. 회사에 따르면 누적 방문객은 약 9,000만 명에 달한다. 개장 초기부터 각종 설명회와 체험 등을 꾸준히 운영한 덕에 초중생들의 수학여행 '필수 코스'로 꼽혔다. 전문 아쿠아리스트가 수조 안팎에서 해양 생물의 생태와 서식 환경, 먹이 습성 등을 설명하는 생태 설명회가 특히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제는 다른 수족관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인어공주가 나오는 수중 공연을 처음 펼친 곳 역시 아쿠아플라넷63이다. 국가대표 출신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이 수족관 안을 유유히 헤엄치는 이 공연은 1992년 시작했고 지금도 제주를 제외한 아쿠아플라넷 모든 지점에서 열리고 있다. 63스퀘어 60층에서 서울의 야경과 예술 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63아트'도 같은 날 문을 닫는다. 마지막 전시는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로, 운영 종료 직전까지 만나볼 수 있다. 63아트는 그동안 찾아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특별한 엽서를 판매하기로 했다. 이 엽서에 바라는 점을 적어 '소원의 벽'에 걸어두면 이를 걷었다가 2025년 제주도에서 열리는 등불축제 때 소각해준다. 한원민 아쿠아플라넷63 관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아쿠아플라넷63과 63아트를 찾아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곳에 있는 해양 생물들은 일산, 광교, 여수, 제주 아쿠아리움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자리엔 2025년 들어설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을 위한 공간 리노베이션 작업이 이뤄진다.

동물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