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집주인이라 믿었는데..." LH 매입임대 하자보수 하세월

2023.03.30 04:30

박씨는 전세사기 문제가 한창 떠오르던 지난해 10월 LH의 전세형 매입임대(서울 마포구)를 신청했다. 16가구 공급에 1,161건의 신청이 몰릴 만큼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 LH가 집주인이라 보증금을 떼일 걱정은 없다며 기뻐했던 것도 잠시, 입주 날부터 박씨는 화장실 악취 등 각종 하자에 시달렸다. 특히 보일러를 틀어도 안방은 온기가 돌지 않았다. 이틀 뒤 LH에 하자보수를 요청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더니 두 달이 지난 이달 중순이 돼서야 업체를 보냈다. "난방비는 집 전체(56㎡)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고도 작은방이 좁아 겨우내 안방에서 추위에 떨며 잤어요. 변기는 기다리다 지쳐 사비를 들여 고쳤고요." 박씨가 한숨을 쉬었다. LH가 운영하는 매입임대주택 세입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자가 발생해 보수를 요청해도 제대로 된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LH는 원칙상 하자보수를 요청한 날부터 15일 이내에 보수하거나 보수계획을 통보해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상 하자보증 기간 이내 발생한 하자는 건설사, 건물주 등 매도자가 처리한다. 유지보수는 권역별 유지보수업체를 선정해 불편사항을 처리한다. 사안이 경미할 경우 관리사무소에서 처리한다. 15일이 지나면 LH가 보수업체에 공사 시행을 촉구하고, 30일 이상 초과 시 재차 독촉 후 품질미흡통지서를 발부한다. 불성실한 업체에 대해서는 업무수행 평가에 불이익을 줘 재계약을 제한한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런 규칙이 적용되지 않은 채 하자가 방치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청년매입임대로 들어온 A씨는 며칠 뒤 새벽 주방 가스레인지 환풍구에서 물이 왈칵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다음 날 관리사무소에서 사진을 찍어 갔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올해 3월에야 받은 관리사무소의 통보는 이렇다. "계약된 업체가 수리하기엔 너무 오래 걸릴 듯해 다른 업체가 수리해 줄 수밖에 없다. 단, 접수가 작년 거라 취소 후 다시 접수해야 한다." A씨는 당황스러웠지만, 하자 접수를 다시 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용인시의 다가구 매입임대에 살고 있는 정모(36)씨는 지난 겨울 현관 앞 중문이 그대로 방치된 채 지냈다. 지난해 12월 중순 입주 때부터 빠져 있던 중문을 빨리 설치해 달라고 관리사무소와 LH에 전화를 수십 통 했지만, '부품을 못 구했다', '업체를 확인 중이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올 3월 말 정씨는 결국 "중문을 철거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제서야 업체가 나와 문 크기를 측정하고 돌아갔다. 정씨는 "이 정도로 하자보수가 늦어질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나라에서 관리하니 더 잘해주겠지 믿었는데 오산이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가구 주택은 규정 사각지대에 있다. 하자보수 공사는 공동주택관리법에 근거해 이뤄지지만, 빌라 같은 다가구 주택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공동주택 규정을 준용해 15일 내로 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이런 지적은 처음이 아니다.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는 "LH 매입임대 천장 누수 등 하자보수가 13개월가량 밀리는 등 주택 하자보수에 대한 책임 범위와 처리 기간이 명확하지 않아 보수가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세부 관리기준을 마련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관리가 소홀한 원인에 대해 LH 관계자는 "관리 호수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주택이 노후화하면서 입주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LH가 관리하는 매입임대 관리 호수는 2018년 9만4,305가구에서 지난해 16만2,469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평균 하자보수 기간은 12.3일로 2021년 매입임대주택 관리사무소를 29개에서 54개로 늘리고 관리 인원도 572명에서 725명으로 늘렸다"면서 "입주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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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반등 착시였나... 3월 전국 집값 낙폭 더 커져

정부의 전방위 규제 완화 효과로 주택 거래가 늘며 매수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집값 하락은 여전하다. 오히려 이달 들어 낙폭이 커지자 시장에선 역전세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KB부동산의 3월 부동산 통계를 보면, 이달 전국 아파트값은 전달보다 1.22%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세다. 2월 낙폭(-1.16%)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에선 반등 기대감이 일었지만, 이달 들어 다시 낙폭이 커진 것이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76% 하락한 수치다. 경기 지역과 6개 광역시도 이달 각각 1.7%와 1.39% 하락해 2월(각 -1.55%·-1.25%)보다 낙폭을 키웠다. 서울은 1.17% 하락했다.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972만 원으로 집계돼 전달(12억2,482만 원)보다 1.2% 줄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7,500만 원으로 10억 선이 깨졌다. 낙폭이 줄긴 했지만 아파트 전셋값도 하락세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3월 -1.36%, 서울은 -1.79%의 변동률을 보였다. 시장에선 서울·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자 이를 근거로 시장이 연착륙한 것 아니냐는 긍정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회복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 만만찮다. 최근의 거래 증가는 저가·급매물이 일시적으로 소화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집값·전셋값 동반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전셋값 급락으로 최초 계약 시점보다 전셋값이 떨어지는 역전세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집값 급락까지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무리해 부동산 투자에 나선 갭투자자들은 전세금 반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빌라에서 시작된 역전세 대란이 하반기부터 아파트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여전히 낙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집값 하락이 계속 이어지면 하반기 갭투자자가 던진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틱톡 퇴출 위협 비웃듯... 美 앱마켓 또 뚫어버린 중국산 앱

낯선 이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앱)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애플 앱스토어 상위권에 깜짝 등장했다. 그 이름은 '레몬8'.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사진 게시형 SNS다. 이 앱은 27일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리더니, 28일도 10위 안팎을 유지했다. 레몬8은 2020년 3월 첫 출시됐으나, 27일 전까지 3년간 200위권에도 든 적이 없었다. 미국 테크매체 테크크런치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앱의 극적인 순위 변화"라며 "미 의회가 틱톡의 이용 금지 또는 강제 매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항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다른 SNS를 미국 앱스토어 상위 차트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의 기세는 미국 정부의 규제에도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틱톡을 규제하려 하자 또 다른 SNS를 하루아침에 앱마켓 상위권에 밀어 넣은 것이다. 테크업계에선 최근 틱톡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부쩍 레몬8 언급이 증가한 것으로 미뤄, 바이트댄스가 뒷광고(인플루언서가 광고 사실을 밝히지 않고 협찬을 받는 것) 등에 대한 지출을 늘려 순위를 밀어올린 것으로 본다. 미국 앱스토어 상위권에 올라 있는 바이트댄스의 앱은 레몬8뿐만이 아니다. 동영상 편집 앱인 '캡컷'은 지난해 5위권에 안착한 뒤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 기준 7위인 틱톡보다도 순위가 높다.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캡컷을 내려받은 횟수는 약 4억 건으로, 이 가운데 7%가 미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센서타워는 지난달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1~4위가 모두 중국 앱이었다고 밝혔다. 캡컷과 틱톡이 2, 3위였고, 미국 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초저가 쇼핑몰 테무와 쉬인이 각각 1, 4위를 차지했다. 정부 주도의 퇴출 움직임과 반대로, 미국 이용자들은 중국산 앱을 아마존이나 페이스북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던 틱톡이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한편 쇼핑·편집·SNS 등 다양한 중국산 앱이 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젠 미국 내 중국산 앱의 인기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산 앱 경쟁력이 미국산보다 우위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종종 간과되는 사실은 (중국 앱들이) 자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는 점"이라며 "방대한 인력을 지원받는 중국 기업들은 미국 진출에 아낌없이 지출하며, 중국 내 10억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최적화한 다음 수출한다"고 했다. 이는 앞으로도 새로운 중국산 앱이 미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계속 사로잡을 것임을 시사한다. 미 의회가 틱톡을 끝내 퇴출하더라도, 더 치열하고 긴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나 의회의 의도와 달리 미국 이용자들이 중국산 앱 퇴출에 대한 당위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현상도 발견된다. 틱톡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틱톡 규제에 반대하는 의미의 해시태그 '#savetiktok'(틱톡을 구하라)을 포함한 게시물은 미국에서만 1만3,000건 게시됐고 5,6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비즈니스캔버스, 100년 기업 아서디리틀과 제휴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를 제공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 비즈니스캔버스는 29일 130년 역사의 세계적 전략 컨설팅업체 아서디리틀 국내 지사, 스타트업 육성업체 제로랩스와 함께 스타트업 경영 혁신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0년 설립된 비즈니스캔버스는 기업들의 각종 문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도구 '타입드'를 개발해 제공한다. 1886년 미국에서 화학분석연구소로 출발한 아서디리틀은 세계 최초로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업체다. 한국을 포함해 30개국에 지사를 두고 전세계에서 2,000여건의 국가 컨설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67년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과정에 참여했다. 이번 제휴로 아서디리틀은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컨설팅을 실시하면서 타입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설립된 제로랩스는 비즈니스캔버스와 함께 국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와 경영 관리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우진 비즈니스캔버스 대표는 "양 사의 컨설팅 역량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