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도화선 강혜경... 명태균 의혹은 어디까지

2024.10.26 04:30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2022년 대선 여론조사로 그해 지방선거 공천 장사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명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했던 여론조사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의 전 직원이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 '내부고발'이 도화선이 됐다. 그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김 여사가 명씨 부탁으로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고 밝혔다. 이날 강씨는 노영희 변호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등 27명 정치인의 이름이 적힌 '명태균 리스트'도 공개했다. 강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 여사는 물론이고 윤석열 정권에도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김종국·이준호·채수빈, '금융의 날' 정부 표창

가수 김종국, 이준호와 배우 채수빈(본명 배수빈)이 금융의날 정부 표창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9회 금융의날 기념식을 열어 이들을 포함해 총 191명을 포상했다고 밝혔다. 금융의날은 금융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고, 금융 부문 종사자를 격려하기 위한 법정기념일이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김종국은 철저한 저축 실천과 재무관리를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해 대중에 저축의 중요성을 알리고 방송을 통해 금융 지식을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준호는 월드비전을 통한 봉사와 각종 기부활동을 꾸준히 해 온 점을, 채수빈은 사랑의열매 홍보대사 등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나눔 활동을 실천한 점을 인정받아 각각 국무총리표창과 금융위원장표창을 받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오래 이어진 저금리와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한 푼 두 푼 모으는 저축보다 과감한 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조금씩 여유자금을 모으고 이를 운용하여 자산을 형성한다는 의미의 저축은 여전히 중요하게 인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최초 여성 사령탑' 조혜정 전 감독 별세... 향년 71세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령탑 자리에 오르는 등 여자배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71세. 조 전 감독은 30일 오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에 동메달을 안긴 주역으로, 당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메달은 한국 구기 종목이 올림픽에서 딴 첫 메달이기도 하다. 부산 출신의 조 전 감독은 숭의여고 3학년이던 1970년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그해 방콕 아시안게임(은메달)을 시작으로 1972년 뮌헨 올림픽(4위),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은메달),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등에 출전했다. 164㎝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프와 강한 스파이크를 앞세워 상대팀에 맹공을 퍼붓던 모습에 해외에선 '나는 작은 새(Flying little bird)'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1977년 23세에 무릎 부상 등의 여파로 선수 생활을 잠시 내려놓은 조 전 감독은 현대건설 코치로 변신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이탈리아에서 2년간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다 1981년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귀국 후 광주송원여고 코치와 대한배구협회 사무국장 등을 지냈고, 2008년부터는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으로 일했다. 2010년 4월에는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배구 사상 첫 여성 사령탑으로 거듭났다. 배구계 유리천장을 처음으로 깨부순 일이었다. 하지만 부임 첫 시즌에 4승 20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팀이 꼴찌에 머물자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조 전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조창수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 대행과 결혼했고, 슬하에 조윤희 조윤지 등 딸 2명을 뒀다. 두 딸은 모두 프로골프 KLPGA에서 뛰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11월 1일 오전 6시 30분이다. (02)3410-3151

'소설 쓰고 앉아 있는' 문지혁 "쓰고 싶다면...그냥, 지금, 무엇이든 쓰세요"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매년 어김없이 돌아와도 독서율은 뚝뚝 떨어지기만 한다. 지난해 정부의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서 성인 독서율이 역대 최저치(43%)를 기록했으니,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안 읽는다는 뜻이다. 이상하게도 ‘쓰겠다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소설 작법서인 ‘소설 쓰고 앉아 있네’를 낸 문지혁(44) 작가는 최근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읽는 사람은 줄어든다지만, 강의를 해보면 쓰고 싶어 하는 사람, 쓰려는 사람, 쓰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왜일까. 그는 “서로를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표현은 더 많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문학은 결국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작업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글쓰기의 전제가 되어야겠죠.” 여러 권의 소설책을 냈고,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며 이제는 자신을 ‘소설 쓰는 문지혁’이라고 소개하는 문 작가 역시 누구보다 '쓰고 싶었던' 사람이다. 그는 만 29세까지 수많은 신춘문예와 신인 문학상에 응모했으나 당선되지 않았다. 그는 “이러다가는 영원히 등단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그때까지 쓴 모든 소설을 10여 군데의 출판사에 투고한 끝에 가까스로 데뷔했다. 문 작가는 ‘소설 쓰고 앉아 있네’에서 이처럼 꾸준히 소설을 쓸 수 있었던 비법을 알려준다. 그건 ‘그냥 쓰기’다. 그는 “너무 염려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냥 (글쓰기를) 시작하면 된다”면서 “운동하러 가기까지는 어렵지만 막상 가면 운동을 하게 되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 역시 첫 아이가 태어난 직후 산후조리원 화장실에서도, 코로나19가 폐렴으로 번졌을 때도, ‘언제 어디서’를 가리지 않고 썼다. 책 제목인 ‘소설 쓰고 앉아 있네’라는 말은 모욕으로 통하지만, 이는 소설 쓰기의 요체이기도 하다. “여러분에게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과 앉을 만한 공간이 있다면 오늘 당장, 지금 여기서 용기를 내 앉아서 무엇이든 써보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작법서를 읽으며 “한 권으로 해결되는 입문서 같은 책은 없을까”를 고민한 끝에 이번 책을 냈다는 문 작가다. 그는 “지금 내게 쓴다는 일은 산다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행복한 독자로 남는 일과 고단한 작가가 되는 일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여전히 후자를 선택하겠다”고. 그는 “자신을 계속해서 탐구하며 구체성 속의 보편성을 구하는 일, 그것이 제가 그나마 잘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그나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소설 쓰고 앉아 있고 싶은' 이들에게 큰 이정표가 됐다고 문 작가는 말했다. “머지않아 곧 열기는 가라앉고 빛은 사라지겠지만, 쓰는 이들은 그 섬광과 온기를 기억하며 계속 쓰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