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수험생 49만명 위기… 모든 모임 취소해달라”

2020.11.28 15:12

임숙영 상황총활단장은 2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 브리핑에서 국민을 향해 호소했다. 현재 진행되는 3차 대유행을 조기에 억제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난 24일부터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각각 2단계, 1.5단계의 거리두기가 시행됐지만 코로나19 유행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04명으로 사흘 째 500명을 넘었다. 지난 1주간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400.6명을 기록해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기준을 넘어섰다. ‘전국적 유행’이냐 아니냐의 기로에 놓인 것이다. 이번 유행은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집단 감염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까지 서울 강서구의 댄스교습학원 관련 확진자는 누적 155명이다. 서울 서초구의 사우나 집단감염에서도 지난 10일 지표환자 확진 후 총 76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에도 부산ㆍ울산 장구 강습과 관련해 총 91명이, 서울 중랑구 체육시설을 통해 18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 임 단장은 “사우나와 같은 다중이용시설 집단 감염이 또 다른 시설로 전파되고 있다”며 “비말이 생기기 쉽고 거리두기를 준수하기 어려운 체육시설이나 강습소 이용은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도 감염의 주축이다. 중대본이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 대한 선제적 전수검사를 한 중간 결과를 보면 현재 서울ㆍ부산 등 8개 지역에서 총 101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지난 23일 첫 환자가 발생한 충남 공주시의 요양병원의 경우 전수검사 당시에는 확진자가 없었지만, 이후 직원이 지인모임을 통해 감염되면서 입원환자에게 추가 전파된 경우다. 임 단장은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퇴근 또는 휴일에 사적인 대면모임 참석을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엿새 밖에 남지 않아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능일까지 특별방역기간을 운영하고 학원ㆍ교습소 등을 점검 중이다. 임 단장은 “전국적으로 49만명의 수능 수험생이 코로나19로 인해 응시기회를 잃는 일 없이 안전하게 시험을 치르도록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며 “현재 가족이나 지인간 감염도 다수를 차지해 가정내 거리두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일요일인 29일 중대본 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주말 이동량 추이와 60대 이상 고위험군 신규 확진 비율, 중증환자 병상수용능력 등 의료체계의 대응범위가 최종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례 주민들 "곧 한파 닥치는데 아직도 조사 중"

"송두리째 수장된 삶 책임져라!" 18일 낮 12시 30분. 화개장터와 함께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시골장인 전남 구례5일장에서 분노에 찬 외침과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퍼졌다. '섬진강 수해극복 구례군민 대책본부'는 섬진강 수해참사 100일을 맞은 이날 정부의 피해 배상과 수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만장을 들었다. 이재민들은 "마을을 덮친 물난리가 인재(人災)임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수해현장만 다녀가고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다가올 한파를 견뎌낼 생각에 앞이 막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례읍은 지난 8월 8일 사상 최악의 침수 피해를 겪었다. 이틀간 내린 폭우와 섬진강댐의 급격한 방류로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 둑이 끊어졌고 읍내는 절반 가까이 물에 잠겼다. 홍수로 인한 이재민은 1,150여명에 달했고 1,800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까지 입었다. 농업과 축산업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 지역에선 가축 1만5,846마리가 폐사하거나 물에 떠내려갔고 농경지 502㏊와 비닐하우스 546동이 침수됐다. 현재는 대부분 대피소 생활을 마치고 수리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판넬로 만든 임시조립주택에 거주하는 이재민이 50여가구에 달한다. 정부와 지방자지단체는 정부재난지원금과 주민들에게 복구비를 지급했지만 물에 잠긴 주택과 상가를 복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재난지원금은 주택의 침수 정도에 따라 일부 침수 200만원, 반파(半破) 800만원, 전파(全破) 1,600만원이 가구당 지급됐다. 여기에 구례군이 긴급복구비로 100만원을, 한국수자원공사가 위로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했으며, 상가 침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는 200만원이 추가됐다. 그러나 기둥과 벽체, 지붕 등이 완전히 파손된 경우에만 전파로 인정되는 등 지급기준이 까다롭고 주택 복구비용 외에 못 쓰게 된 세간을 새로 장만하느라 적지 않은 주민들은 은행에서 빚을 내 생활하고 있다. 구례 주민들은 침수 피해의 직접 원인으로 '섬진강댐 불시 방류'를 지목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지사는 수해가 난 8월 8일 오전 6시 30분부터 초당 1,000톤을 방류했고, 오전 8시부터는 1,870톤을 방류했다. 수자원공사는 전날대비 무려 5~10배 늘어난 물을 불과 1시간 30분 간격으로 두 차례나 방류하면서도, 방류 7~8분 전에야 방류 결정사실을 구례군에 알렸다. 정영이 구례군 여성농민회장은 이에 대해 "섬진강 하류에 사는 주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고, 이는 섬진강 수해가 명백한 인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성토했다. 구례군은 부랴부랴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발송하고 읍내에 방송을 했지만, 문자를 읽거나 방송을 듣지 못한 노인들이 적지 않았다. 주민 최아리씨는 "미처 피하지 못한 93세 할머니는 물이 턱 끝까지 차도 거동이 불편해 둥둥 떠있다가 옆집 이웃에게 가까스로 구조됐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섬진강댐을 지키려다 구례가 쑥대밭이 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그러나 구례지역의 침수 피해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에 따른 것이고 댐 관리에는 잘못이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섬진강댐은 100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하는 큰비를 견딜 수준으로 설계됐는데, 이번 폭우는 5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규모로 쏟아져 예측이나 대처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해가 난 지 석달이 지났지만 원인규명과 책임소재 파악은 요원한 실정이다.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회의를 연 댐하류 수해원인 조사협의회는 내년 1월부터 수해 피해 조사에 착수해 6월께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례 주민들은 "지금까지 피해 복구에 들어간 비용은 어마어마한데 조사와 배상은 너무 더디다"며 "섬진강 댐 방류로 수해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항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영이 회장은 "수해가 8월에 났고 피해가 심각한데 제대로 된 조사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구례 주민들의 가슴은 더욱 타들어간다"고 토로했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108명… "107명은 인과성 없다"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람이 108명으로 늘었다. 보건당국은 이 중 107명은 독감 백신 접종과 인과성이 없는 사망자라고 판단했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1 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시작한 지난달 13일 이후 이날 0시까지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10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 0시까지 신고된 107명보다 1명 더 늘었다. 질병청은 “신고된 사망사례 중 107건은 역학조사 및 피해조사반 심의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건은 보건당국과 전문가의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지난 27일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를 열고 추가된 사망 사례 1건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앞선 106건처럼 사망과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사례가 접종 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에 해당하지 않았고,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날ㆍ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접종자에게서는 이상반응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0시 기준 국가 예방접종 사업 접종률은 68.3%다. 사업 대상인 생후 6개월∼만 12세, 임신부, 만 13∼18세, 만 62세 이상, 장애인연금ㆍ수당 및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총 1,958만3,865명 가운데 1,337만832명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올해 독감 백신을 맞고 발열, 국소 반응 등 이상 반응이 있다고 신고한 건수는 이날 0시 기준으로 2,002건이며, 이 가운데 접종과 인과성이 확인된 건은 없다.

'황금마차' 오는 날은 부대 잔칫날

초소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장병이 멀리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황금마차'를 발견하곤 얼굴에 반가운 미소를 머금었다. 황금마차는 전방 등 오지에 위치한 소규모 부대를 찾아가는 국군복지단의 이동마트를 말한다. 정규 매점 운영이 불가능한 부대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복지 혜택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비포장 길을 한참 내달려야 닿는 산등성이 작은 부대에선 황금마차 오는 날이 곧 잔칫날, 장병들은 일주일 내내 목이 빠져라 기다린다. 지난달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국군복지단 고양지원본부 물품창고를 찾았다. 소속 장병들이 과자와 햄버거, 라면, 음료를 비롯해 칫솔 등 일용품, 방한용품이 들어 있는 상자들을 이동마트 차량에 차곡차곡 싣고 있었다. 물품마다 검수과정을 거치고 품목별로 진열하는 데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총 10여종 650여 품목의 물품을 적재함에 가득 싣고 물품창고를 출발한 이동마트, 즉 황금마차는 인근 파주지역 내 11개 격오지 및 초소부대로 향한다. 각 부대를 매주 한 번씩 빠짐 없이 찾는데, 부대의 특별 요청이 있거나 생일을 맞은 장병이 있는 부대, 초소의 날 등 예외적인 경우엔 한 차례 더 들르기도 한다. 부대에서 부대로 이동하는 데 평균 2시간, 하루에 들러야 할 부대가 적지 않다 보니 늘 시간이 촉박하다. 그 때문에 황금마차를 운행하는 관리관들은 초소에 도착해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보다 때를 놓쳐 빵이나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는 경우가 더 많다. 보통 하루 2~3개 부대를 방문하고 부대당 1시간 반 정도 머무는데, 부대 인원이 100명을 넘거나 훈련이 있는 경우 장병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최대 3시간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황금마차가 찾아가는 군부대가 대부분 산악이나 해안가 등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운행 전 날씨를 챙기는 것도 필수다. 눈이나 호우 예보가 있을 경우엔 해당 날짜보다 미리 부대를 찾아가기도 한다. 장병들의 '희망' 황금마차는 파주 지역을 비롯해 강원 철원·연천 등 북부지역과, 고성·동해 등 동해안지역, 충남 태안·서산·전남 여수 등 서해안지역, 완도·경남 통영·거제 등 남해안 지역까지 40여개 지역에서 총 45대가 운영 중이다. 황금마차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세대교체를 거쳤다. 과거 2.5t 군용 트럭을 개조해 운행하던 시기엔 적재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물건을 충분히 싣지 못했고, 판매병이 적재함에서 일일이 물품을 찾아 건네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판매병은 물론 이용 장병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 민수용 트럭 3종류(2.5, 3.5, 5t)를 도입했다. 그 후 황금마차는 개방형 이동마트 차량으로 변신, 적재공간이 넓어지면서 냉장고와 냉동고, 판매시점 정보 관리(POS)시스템까지 갖추게 됐다. 장병들이 직접 황금마차에 올라가 고를 수 있도록 슬라이드형 계단과 햇볕 차단용 윙도어도 설치되면서 한결 쾌적한 '쇼핑'이 가능해졌다. 그 사이 장병들이 선호하는 품목 또한 달라졌다. 과거 엄두도 못 내던 아이스크림과 차가운 음료수는 여름철 가장 인기가 많고, 시원한 반팔 쿨론티도 잘 팔린다. 최근 피부 관리에 힘쓰는 장병들이 늘면서 화장품과 마스크팩이 잘 나가다 보니 화장품 종류도 늘었다. 다가오는 겨울철 장병들 사이에서 선호도 1위 품목은 햄버거다. 따뜻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가 갖춰진 덕분인데, 햄버거 외에도 각종 냉동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불 수단도 확 바뀌어 95% 이상이 카드 결제다. 한번에 600~700개의 물건을 싣고 출발해도 여러 부대를 거치다 보면 모든 장병에게 만족하게 분배할 수 없다. 황금마차가 매주 부대 방문 순서를 바꾸는 이유다. 지난주 가장 먼저 방문한 부대는 이번주엔 두 번째나 세 번째로 찾아가면서 여러 부대 장병들이 공평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구매가 어려운 장병들을 위해 관리관이 미리 예약을 받아 판매하기도 한다. 파주 지역에서 이동마트를 운행하는 우상진 관리관은 “한번은 방공 진지에 있던 한 장병이 새로 나온 피자토스트빵을 먹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한 번에 10개를 챙겨간 적도 있다”며 "매일 험로를 달리는 강행군이지만 황금마차 오기를 목 빼고 기다리는 병사들을 생각하면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감사합니다'라는 장병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방 및 해안 부대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황금마차는 먹거리와 일용품을 제공하는 '매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육군 1군단 방공기지에서 근무하는 주호민 상병은 “격오지 진지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황금마차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며 “이동마트가 온 날에는 음식을 선·후임들과 함께 먹으며 관계가 돈독해지고 피로도 저절로 풀린다”고 말했다. 같은 부대 우찬빈 일병은 “어렸을 때 용돈을 모아 군것질하던 기억도 나고 관리관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도 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군부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황금마차도 지난 25일 이후 운행을 일시 중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