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엄 반신반의" "어른들 반대하겠지" 방관하다 선포되자 동조한 군 지휘부

2025.02.11 04:30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 지휘관들이 계엄 선포 전후 주변에 "윗선에서 반대하지 않겠냐" "설마 반신반의했다" 등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암시 발언을 수차례 들어 강행 가능성을 인식했는데도 방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지휘관들은 정작 계엄이 선포되자 윤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를 앞장서서 이행했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과 함께 있었던 군 관계자 A씨로부터 "곽 전 사령관이 (계엄 해제 발표 후인) 지난해 12월 4일 오전 8시쯤 나에게 '사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이런 일을 벌일 것을 미리 알았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 대통령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중반부터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과 함께 윤 대통령 식사 자리에 참석해 '비상조치' 관련 발언을 수차례 들었다. 계엄 선포 이틀 전엔 김 전 장관으로부터 '계엄이 선포되면 국회 등에 특전사 부대를 투입하라'는 지시까지 받았다. 계엄이 해제되자 곽 전 사령관 스스로 이런 점을 A씨에게 털어놓은 셈이다. 곽 전 사령관은 사전에 계엄 가능성을 인식했지만 계엄에 동조한 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계엄 해제 후 A씨에게 "장관에게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절반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고 한다. "설마 실행이 되겠나 싶은 마음에 여단장들에게는 사전에 아무 지시도 안 했다"거나 "(국회 내부에 침투한) 707특수임무단도 헬기 탑승 직전까지 임무를 몰랐고, 헬기 조종사들 역시 행선지를 몰랐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하지만 계엄 전후 곽 전 사령관의 행동을 보면 그가 불법 계엄을 막을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그는 계엄 이틀 전 김 전 장관에게서 준비 지시를 받자 예하 부대에 '북한 도발 가능성'을 이유로 출동 준비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계엄 선포 당일 오전엔 특수작전항공단에 '출동 훈련'을 이유로 헬기 12대 출동 준비도 시켰다. 부하들에게 구체적 임무에 대해 함구했을 뿐, 사실상 준비를 마쳐둔 셈이다. 이후 계엄이 선포되자 그는 거침없이 작전 수행을 지시했다. 계엄 당일 오후 11시쯤 헬기 출동을 지시한 뒤 첫 헬기가 이륙할 때까지 수차례 항공단 측에 전화해 출발 여부를 물으면서 채근했다. 이후 '문을 부수고서라도 (의원)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 전화를 받게 되자, 지시를 그대로 전파하거나 테이저건 사용 등을 적극 검토한 정황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다른 사령관들도 사전에 적극적으로 계엄을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 여인형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전 참모들을 만나 "비상 상황이 되면 군이 따를까"라는 얘기를 꺼내면서 "어르신들이 반대하겠지"라고 언급했다. 당시 열리고 있던 국무회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 전 사령관과 대화하던 다른 참모 역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을) 설득할 것'이란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자신들이 나서기보다 누군가가 계엄 선포를 막아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은 막상 계엄이 선포되자 방첩사, 경찰, 국가정보원에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을 전달하는 등 임무를 적극 수행했다. 방첩사 내부에도 '사령관이 대통령, 장관에게서 적법하게 지시받은 사안'이라는 지침이 하달됐다. 이진우 전 사령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계엄 사전 모의는 모르고, 선포 직후엔 대통령이 법률 검토를 마친 것으로 생각했으며, 위법 여부를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으로부터 사전에 지시를 받았으며 계엄 선포 전날엔 '공포탄 개인 불출' 등의 내용을 담아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발표 시 임무'를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구체적인 계획까지 보고하고도 '모르쇠'로 일관한 셈이다. 사령관 3명은 사전에 구체적인 준비를 시키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계엄을 모의하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계엄 당일엔 갑작스러운 지시를 하달할 수밖에 없었지만, 적극 동조하진 않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들이 사전에 계획을 전파하지 않은 것은 내부 반대와 정보 유출을 우려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검찰은 현장에 있었던 군 간부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사전 공모부터 실행까지 불법 계엄의 전모를 파악할 계획이다.

[속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도 정장 차림 출석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오전 9시 57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정장 차림으로 입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4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출발해 오전 9시 2분쯤 헌재에 도착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을 연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 4명을 증인으로 불러,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과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신문할 예정이다.

'90억 코인 수익 숨긴' 김남국... 비판 거셌는데 무죄 이유는

국회의원 시절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사실을 숨기려고 허위로 재산을 신고한 혐의로 법정에 선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정우용 판사는 10일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가상자산 투자로 크게 불어난 재산의 변동 사유를 허위로 기재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소명 요구 등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공직자윤리법상 김 전 의원이 투자한 코인 등 가상자산은 국회의원이 등록해야 하는 재산이 아니란 점을 무죄의 핵심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실질적인 총 재산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더라도 심사 권한이 위계에 의해 방해를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김 전 의원이 부실하거나 부정확하게 재산 신고를 했다고 볼 부분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시절인 2021년 보유하던 코인 가격이 폭등하며 가상자산 계정의 예치금이 99억 원에 달하는 등 '벼락부자'가 됐다. 그는 거액의 예치금 중 전년도 주식 보유액(9억4,000만 원)과 엇비슷한 9억5,000만 원을 가상자산 계정과 연결된 다른 계좌로 이체했고, 나머지 90억 원으로 다시 코인을 사들였다. 검찰은 "전년도에 신고한 주식 매도액이 그대로 예금으로 남은 듯 외관을 꾸미고, 재산신고 대상이 아닌 코인으로 변경(매수)해 90억 원 상당의 코인 수익을 감춘 것"이라고 봤다. 거액의 수익이 드러나면 서민 이미지를 추구해온 정치인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가상자산 관련 의정활동과의 이해충돌 여부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질 것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런 행위로 인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변동내역 심사 업무가 방해됐다며 지난해 8월 김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코인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2023년 5월 민주당을 탈당했다가 1년 만에 복당했다. 그사이 법이 개정돼 2023년 12월부터는 4급 이상 공직자의 코인 등 가상자산 신고가 의무가 됐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코인 투자자는 1,500만 명으로 주식 투자자보다 많다"며 "코인 투자는 주식 투자와 다를 바 없는 합법적 경제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 사건이 위계공무집행방해로 인정되면 같이 투자한 국회의원 30명도 모두 위계공무집행방해"라며 "법 개정으로 (코인이) 재산 신고 대상이 됐는데도 숨긴 의원들에 대한 수사나 기소는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부당하게 '표적 기소'를 당했다는 얘기다.

[속보] '아파트 흡연장 이웃 살해' 최성우 징역 30년 선고

아파트 흡연장에서 70대 이웃을 살해한 최성우가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이태웅)는 11일 살인 혐의를 받는 최성우(30)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최성우는 지난해 8월 20일 오후 7시 50분쯤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흡연장에서 피해자가 자신과 친모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망상에 빠져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을 추궁하면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