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어제 61명 신규확진… 나흘 만에 다시 두 자릿수

2020.09.26 09:50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2일(61명) 이후 나흘 만의 두 자릿수 기록이다. 그러나 요양시설과 어린이집 등 곳곳에서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발견되는 데다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하는 ‘불분명’ 환자 비중도 25%에 달해 언제든 감염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인구 이동량이 많은 추석 연휴가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진정을 가르는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1명 늘어 누적 2만3,516명이라고 밝혔다. 전날(114명)보다 확진자 숫자가 53명 적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23∼25일(110명→125명→114명) 사흘 연속 세 자릿수를 나타냈으나 이날 다시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 앞서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441명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300명대, 200명대로 점차 감소한 데 이어 이달 3일부터 19일까지 17일 연속 100명대를 나타낸 뒤 20∼22일(82명→70명→61명) 사흘간 잠시 두 자릿수까지 떨어졌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 61명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 49명, 해외유입 12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가 5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3일(47명) 이후 44일 만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25명, 경기 13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이 39명이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83명)보다 44명 감소하며 지난 22일(36명) 이후 나흘 만에 50명 아래로 내려왔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수도권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새로 발견됐다. 서울 관악구 사랑나무 어린이집과 관련해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총 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경기 안양시 음악학원 사례에선 22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지금까지 11명이 확진됐다. 또 서울 도봉구 예마루 데이케어센터(누적 18명), 동대문구 성경모임(18명), 강남구 대우디오빌플러스(46명) 등 기존 집단감염 사례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다.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는 12명으로, 전날(19명)보다 7명 적다. 해외유입 확진자 12명 가운데 9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고, 나머지 3명은 서울ㆍ경기ㆍ대전(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치면 서울 26명, 경기 14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에서 총 41명이 나와 신규 확진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로는 9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한편 사망자는 하루 새 4명 늘어 누적 399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0%다.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단계 이상으로 악화한 환자는 전날보다 6명 줄어 총 122명이다.

서울 신규 확진 26명… 덕수고 야구부서 집단감염

고교 야구 명가인 서울 덕수고 야구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5일까지 3명 나왔다. 방역당국은 이 학교 2ㆍ3학년생과 교직원 등 수 백명을 검사 중이다. 26일 서울시와 성동구에 따르면 24일 서초구 거주자인 덕수고 2학년생이 확진된 데 이어, 25일에 송파구에 사는 이 학교 3학년생과 성북구에 사는 2학년생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지금까지 첫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과 교직원 등 225명의 코로나19 검체검사를 실시했으며,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은 2명을 제외한 223명은 음성이었다. 첫 환자는 이달 22일쯤, 나머지 환자 2명은 23일쯤 각각 첫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또 25일 오후부터 덕수고 3학년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작, 같은 날 오후 6시까지 163명의 검체 채취를 완료했다. 서울시는 25일 하루 동안 신규로 파악된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덕수구 야구부 관련 확진자를 포함 26명으로, 26일 0시 기준 누계가 5,178명이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신규로 파악된 확진자 중 1명은 24일에, 나머지 25명은 25일에 각각 확진됐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 26명 중 주요 집단감염 사례로는 ‘성동구 덕수고 야구부’가 2명(서울 누계 3명), ‘동대문구 성경 모임’이 2명(누적 16명), ‘프로그래머 지인 모임’이 2명(누적 5명) 나왔다. 또 강남구 신도벤처타워(누적 16명), 강남구 소재 대우디오빌플러스(누적 22명), 도봉구 예마루데이케어센터(누적 17명), 관악구 사랑나무 어린이집(누적 7명), 강남구 디와이디벨로먼트(누적 6명), 관악구 삼모스포렉스(누적 21명)에서도 각각 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에서 해외접촉에 따른 감염자 1명, 타시도 확진자 접촉자 1명이 각각 추가됐다. 서울 지역에서 과거 집단발병이나 산발 사례를 묶은 ‘기타’와 아직 경로가 미확인 상태인 ‘경로 확인 중’은 각각 신규가 6명이다. 9월 25일의 확진 비율(당일 확진자 수를 전일 검사 실적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것)은 1.0%였다.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가 이달 23일 숨진 사실이 파악돼 서울의 코로나19 사망자 누계는 53명으로 늘었다. 중구 거주자인 이 사망자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환자이며, 이달 20일에 확진됐다. 다만 이 환자가 이 교회 교인인지, 그로부터 파생감염된 사례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산업화 주역' 포항철강산단, 코로나로 반세기 만에 쓰러질 판

지난 23일, 추석을 1주일 앞두고 찾은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대의 포항철강산업단지엔 무거운 정적이 깔렸다. 쭉쭉 뻗은 길에 오가는 차도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 흡사 민방위훈련 공습경보라도 발령된 듯. 야적장에는 육중한 철강제품들이 그대로 쌓여 있었고, 그것들을 들어 옮기는 크레인들은 한결같이 ‘열중쉬어’ 자세였다. 산단 바로 옆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선재, 강판을 사들인 뒤 재가공해 세계 각국에 내다 판다는 국내 최대의 철강산업단지, ‘영일만의 기적’ 현장이 맞나 싶었다. ‘벌써 추석 연휴에 들어갔나?’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만난, 4단지 한 공장 문을 지키고 있던 경비원은 텅 빈 도로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달라졌다지만, 어떻게 하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어." 이 경비원은 이날 마주한 풍경이 1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고 했다. 예전같으면 축구장 1,850개 면적에 빼곡하게 자리 잡은 350여 공장들이 철판을 자르고 붙이고 찍느라 갖은 굉음을 내는 곳이었다. 하루 종일 직원 차량과 대형 트레일러가 뒤섞여 주차 전쟁이 벌어졌고, 특히 명절 연휴를 앞두고선 납기 마감 트럭들로 더 붐볐다. 그는 "코로나19로 공장들이 단축근무, 휴업에 들어가면서 도로가 텅 비었다”며 “폐업하는 공장들도 생기 시작했는데, 이러다 철강산단이 자취를 감추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세기 동안 쉴 새 없이 불꽃을 뿜어 내던 포항철강산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경제를 강타하면서 철강업종은 내수는 물론 수출도 꽉 막혔다. 포항철강산단 관리공단에 따르면 올 1~7월 수출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감소한 14억1,011만달러. 시간이 가면서 수출 감소 폭은 커지는 추세다. 2년 전에도 이곳은 큰 타격을 입은 적이 있다. 미국이 대미수출 물량 3분의 2를 차지하던 파이프류에 관세를 인상하면서 산단 내 근로자 2,000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다시피 했다. 그때도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렸다. 하지만 이번엔 충격파가 그 때와 비교조차 어렵다. 강관뿐만 아니라 선박에 쓰이는 후판과 선재, 건설용 H형강 등 사실상 모든 철강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산단 전체가 고전하고 있다. 포항철강산단 관리공단의 김영헌 관리팀장은 "예년에는 명절도 없이 일하는 회사가 많았는데 올해는 연휴가 닷새로 긴데도 불구하고 연차를 붙여 더 쉬라고 하는 회사가 많다"며 "회사마다 추석 선물 규모를 줄였고, 귀향 특별 보너스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곳 산단 생산액은 사태 직후이던 지난 3월 1조340억원에서 7월 9,150억원으로 줄었다. 포항상공회의소가 최근 추석을 앞두고 지역 철강업체 6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보다 더 힘들다'고 답한 업체 비율이 56.5%에 달했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는 36.5%였다. 김 팀장은 "입주 기업들에게 '요즘 어때요?'라고 안부 묻는 게 미안할 정도"라며 "코로나19가 언제 물러갈지 알 수 없으니 기업들의 답답함은 그 어느 때와 비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석 보너스는 고사하고 해고 통지서만 안 받으면 다행인 게 요즘 이곳 분위기다. 업체들 사정이 나빠지면서 올 들어 7월까지 근로자 148명이 포항철강산단을 떠났다. 정부가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을 막기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각 업체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도 폭주한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고용노동부 포항고용센터를 통해 지급된 고용유지지원금은 1,115건에 64억7,400만원. 작년 동기 7건, 1억6,700만원이 지급된 것과 비교하면 건수로는 159배, 금액은 39배 늘었다. 포항고용센터 손은칠 지원팀장은 "포항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근로자 63%는 철강 제조업 종사자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철강산단의 한파는 다른 업종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내수 중심의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수출 위주의 인천공장에 일감이 크게 줄자 포항공장 물량 30%를 떼줬다. 이로 인해 포항공장 하청업체는 물론 화물차 운전기사들도 일감이 크게 줄었다. 철강산단에서 만난 25톤 트레일러 기사 오영학(54)씨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매주 주말을 빼고 다섯 차례 조선소가 있는 울산과 전남 목포로 선박용 후판을 실어 날랐는데 지금은 두 번밖에 못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바닥에서 20년 가까인 일한 오씨지만 이처럼 혹독한 시간은 처음이다. 1,000만원 정도 되던 월 매출은 7월부터 3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오씨는 "사정이 이렇지만 정부가 화물차 기사에게 준 재난지원금은 딱 한 차례, 150만원이었다"며 "1,000만원짜리 적금을 깬 것도 모자라 최근 은행에서 2,000만원을 빌렸다"고 말했다. 현재 오씨처럼 포항철강산단 제품을 전국으로 실어 나르는 화물차 운전기사는 약 1,500명이다. 포항철강산단 관리공단 안대관 전무는 "공장 한 곳이 문을 닫으면 근로자는 물론 부양가족까지 장기간 생활고를 겪는데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 정책이 기업보다 개인에게 일시적인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라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동료 잃은 '무궁화 10호' 연평도 떠나 목포로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 당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실종 직전까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6일 연평도를 떠났다. 해수부에 따르면 인천 해양경찰의 조사를 마친 무궁화 10호는 이날 오전 8시쯤 전남 목포 서해어업관리단을 향해 출항했다. 무궁화 10호는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47)씨의 실종 사실이 알려진 지난 21일 이후 소연평도에서 2.2km 떨어진 해상에 정박한 채 그대로 머물러 왔다. 지난 16일 목포에서 떠나 온 무궁화 10호에는 A씨와 함께 승선한 15명의 동료 어업지도원이 11일째 그대로 탑승하고 있다. 이들은 건강에 이상은 없으나 A씨의 실종 이후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궁화 10호는 주간에만 운항하고 밤에는 해상에 정박하기로 해, 출항 27시간 후인 27일 오전 11시 전후로 목포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A씨의 동료들은 목포항에 도착하는 대로 귀가 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지난 24, 25일 두 차례에 걸쳐 수사관을 투입해 무궁화 10호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현재까지 해경은 무궁화 10호에서 A씨의 개인 수첩, 지갑, 옷가지 등은 확보했지만 그의 휴대폰이나 유서 등은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