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탄핵, 시대유감...20대 지지하는 삼촌·이모 돼 주자"

가수 서태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관련해 "2025년을 맞이하는 시기에 또 다른 탄핵이라니 시대유감"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서태지는 24일 소속사 서태지컴퍼니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요즘 7년 만의 탄핵정국으로 대한민국이 시끌시끌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해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소속사 SNS를 통해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태지는 "우리 팔로우들도 집회에 많이 참여한 것 같은데 아직도 작동하는 응원봉이 있느냐"며 "이번엔 특히 20대 친구들이 많이 참여했다는데 그 옛날 함께 투쟁하던 우리들 생각도 나고 기특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가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그들을 변함없이 지지해 줄 수있는 삼촌, 이모가 되어주자"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 시국도 어수선하고 갈 길도 멀지만 오늘 만큼은 여러분과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따뜻하고 안전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란다"며 "나는 또 돌아올테니 너무 염려말고 모두 모두 아프지 말고, 신나는 25년을 맞이하길"이라고 전했다. 근황에 대해선 "올해를 되돌아보니 특별한 일은 하나도 없었다"면서도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 만으로도 괜찮은 삶을 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태지는 1989년 데뷔해 1992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으로 인기를 얻으며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배우 이은성과 2013년에 결혼해 슬하에 딸을 뒀다.

배우 김민하는 파친코 ‘선자’를 지우고, 사랑에 몸을 던졌다

“그렇게 다정하게 내 이름 부르지 마!” 이달 초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조명가게’에서 ‘윤선해’(김민하)는 동성 연인 ‘박혜원’(김선화)에게 있는 대로 성질을 부린다. 연인이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둘러싼 두 사람의 묵은 갈등이 아프게 전해지는 장면이다. 연인에게 분노를 토해내는 이 장면을 찍을 때 배우 김민하(29)는 “그 순간에 몰입하다 보니 감정이 주체가 안 돼 몸이 벌벌 떨리고 대본에 없던 욕설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고 한다. 김민하는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1·2’(2022·2024)의 주인공 ‘선자’를 연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다. 그러나 단단하고 억척스럽게 가족을 지켜낸 이민자 ‘선자’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사랑에 자신을 던지는 예민하고 서늘한 ‘선해’만 남았다. 오롯이 배역 그 자체로 존재하는 배우 김민하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대중에게 김민하는 ‘파친코’의 ‘선자’로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배우다. 하지만 그는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19세 때부터 수백 번의 오디션을 봤다. “처음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는 바로 주인공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가서는 너무 떨려서 대사 한 마디도 제대로 못 하고 올 때도 많았어요.” 무명은 길었다. 연극, 단편·독립영화, 웹드라마 등에 엑스트라나 단역으로 출연하는 게 전부였고, 오디션은 계속 떨어졌다. 결국 연기를 그만두고 미국 유학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이 묶였다. 그때 ‘파친코’의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2년 전 찍은 영화 ‘뺑반’ 오디션 영상이 당시 영화 관계자에 의해 예기치 않게 캐스팅 디렉터 손에 들어가는 등 여러 우연이 겹친 결과였다. 소속사도 없이 혼자 네 달 동안 여덟 번의 오디션을 본 그는 ‘선자’에 낙점됐다. 그는 ‘선자’로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렸고, 연기를 극찬받았다. 그는 연기를 어떻게 준비할까. 김민하의 오랜 습관은 작품 노트를 적는 것이다. 대본을 읽으며 떠오르는 감정, 생각 등을 두서없이 적으며 배역에 다가간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떠오르는 생각을 써내려 갔고, 두꺼운 노트 한 권을 다 채우기도 했다. ‘조명가게’의 ‘선해’ 역할을 준비할 때는 연인 ‘혜원’에게 쓴 편지가 많았다. “둘이 얼마나 많이 싸웠을까, 사랑의 온도와 깊이는 어땠을까 등 두 사람의 서사를 많이 상상했어요.” 작품을 시작하면 평소 좋아하는 책을 한 장도 읽지 못할 정도로 역할에 몰입한다. 그럼에도 카메라 앞에 서면 여전히 떨리고 긴장된다고 했다. “연기가 너무 어려운데 그만큼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어떤 역할을 맡으면 그 역할로 인해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김민하는 한국의 보통 여성 배우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걷는다. 잡티 하나 없는 피부를 위해 시술을 받거나 화장을 짙게 하는 대신 주근깨를 그대로 드러낸다. 오디션을 볼 때마다 “특이하게 생겼다”, “성형 수술을 해라”, “주근깨를 없애라”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 그런 말에 좌절한 적도 많았지만 그 말을 따르지는 않았다. “모든 개인이 각자 가진 아름다움이 있고, 그 색깔을 그대로 표현할 때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해요.” 그는 연애 등 개인사도 솔직히 얘기한다. 한 유튜브 예능에서 1년 반 동안 남자친구 4명으로부터 연속으로 이별을 통보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후 지인들에게 “왜 그런 것까지 말하냐”고 많이 혼났지만 김민하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저는 솔직하게 얘기하는 걸 좋아하고, 무슨 일에서든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노래를 잘하는 김민하는 지난 10월 첫 디지털 싱글 앨범 ‘레터’를 내기도 했다. 2022년엔 NCT 도영과 듀엣 앨범 ‘폴린(Fallin)’도 냈었다. 여전히 남은 꿈도 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애니메이션 성우가 되어 목소리 연기를 하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만화 영화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림이 주는 위로, 목소리가 주는 힘이 정말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라진 ‘투란도트’ 3000석… 연말 대목 찬물 끼얹는 잇단 공연 파행

"지금 이 (공연장) 안에 계신 관객이 (여러분보다) 더 많지 않습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입장 못 한 상태로 공연을 시작한다는 건가요?" 세계적 성악가를 한데 모은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가 개막한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D홀 로비. 개막 예정 시간에서 20분 넘게 흘렀지만 막을 올리지 못한 채 티켓 부스 앞은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제작사 2024투란도트 문화산업전문회사의 박현준 총예술감독이 황급히 공연장 문을 닫고 공연을 시작하려 하자 그 시간까지 티켓을 수령하지 못한 관객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오전 연출가 다비데 리버모어가 프로덕션과의 결별 사실을 알리며 제작사와 스태프 간 불통이 드러난 데 이어 실무적 운영 과정의 문제점도 노출한 것이다. 공연계 대목인 연말이지만 곳곳에서 파행이 빚어지며 성수기를 맞아 기대감에 차 있던 공연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어게인 2024 투란도트’는 개막일부터 혼란이 발생했고, 뮤지컬계에선 해묵은 겹치기 출연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총 10회로 예정된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의 첫 공연이 열린 이날 코엑스D홀 로비는 티켓 교환을 기다리다 분통을 터뜨린 관객들로 북적였다.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를 통해 티켓을 예매한 30대 관객은 "G구역 20열 자리를 예매했는데 공연장에 들어가 보니 G구역은 19열까지만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7열을 예매했는데 21열로 적힌 티켓을 받았고 '업그레이드'를 받으라고 해 기다리는 중"이라며 "처음부터 좌석이 부족하다고 했으면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주최 측은 개막 시간을 넘기고도 대기 인원이 좀처럼 줄지 않자 "환불하고 다른 날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관객을 로비에 남겨둔 채 공연을 시작하려 해 화를 돋웠다. 항의가 계속되자 "오늘 공연은 티켓 없이 입장해 아무데서나 봐도 된다"고도 했다. 문제의 발단은 제작사가 개막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객석 레이아웃을 변경한 것. 애초 6,800석 규모의 대형 공연을 표방했던 공연은 티켓 판매가 저조하자 좌석 규모를 4,000석 미만으로 줄이면서 좌석 배치도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예매 관객의 지정 좌석이 사라졌고, 이를 사전 공지 없이 "좌석 업그레이드"라는 설명으로 현장 기획사 부스에서 교환하도록 조치했다. 이 때문에 초대 티켓을 받으려는 인파와 예매 사이트 부스에서 티켓을 수령하고도 좌석을 바꿔야 하는 이들이 기획사 부스에 대거 몰리면서 개막 시간 이후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박현준 총예술감독은 "빈자리가 많아 보일 수 있어 객석을 보다 무대 가까이로 옮기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엄 정국으로 무더기 취소표가 나와 좌석을 조정했으나 예매 사이트에 반영되지 않아 기존 좌석 배치도에 있는 좌석을 구매한 분들이 꽤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우여곡절 끝에 3막까지 마쳤지만 앞서 이날 오전 이번 공연 연출가인 리버모어는 프로덕션과의 결별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파행이 예고됐다. 리버모어는 제작사가 2003년 '투란도트' 연출가였던 장이머우 감독 버전을 모방할 것을 강요했다며 "수준 낮은 프로덕션에 내 이름을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는 "연출 업무는 하지 않고 개런티만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비슷한 시기 뮤지컬계에서는 여러 작품에 중복 출연 중인 배우 최재림의 컨디션 난조로 공연 중도 취소 사태가 벌어졌고, 대형 뮤지컬 캐스팅이 연쇄적으로 변경됐다. 최재림은 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시라노' 낮 공연을 2막 전 급하게 취소한 데 이어 21일 '킹키부츠' 성남 공연에도 출연하지 못해 함께 롤라 역을 맡은 강홍석이 대신했다. 22일 열린 '시카고' 부산 공연은 최재림을 대신해 박건형이 빌리 플린 역을 맡았다. 최재림은 이 세 작품뿐 아니라 내년 3월부터는 '지킬앤하이드'에도 합류한다. 22일에는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월하 역을 맡은 차지연의 건강 문제로 공연이 중단됐다. 차지연은 '명성황후' 부산 공연에도 출연 중이다. 겹치기 출연의 폐해는 비단 몇몇 배우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뮤지컬계의 안이한 캐스팅 관행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별화되지 않은 대형 뮤지컬 양산으로 배우가 중요한 관람 선택 기준이 됐고, 한 배역에 여러 배우를 캐스팅하는 '멀티 캐스팅'이 보편화됐다. 이 때문에 '겹치기' '삼치기(세 작품에 동시 출연)'가 확산해 배우 한 명의 컨디션 난조는 도미노처럼 여러 작품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배우들의 무리한 스케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관객의 몫이다. 앞서 지난 10월 '킹키부츠'와 '알라딘'의 주역 배우 서경수가 발목 골절 부상을 입으면서 최재림과 강홍석의 '킹키부츠' 출연 회차가 늘었다. 또 강홍석의 늘어난 '킹키부츠' 회차가 '알라딘' 출연일과 맞물리면서 '알라딘' 지니 역이 함께 캐스팅된 정원영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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