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보 해외 이동, 공안 승인받아라" 韓기업 압박하는 사이버보안법

2022.01.20 04:40

베트남에서 생활하면 찝찝한 일을 당할 때가 더러 있다. 일면식도 없는 베트남 현지 기업들이 홍보 메시지나 생일 축하 메시지를 개인 휴대전화로 보낼 때가 특히 그렇다. 이들 메시지는 여권과 비자를 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개인 신상정보에 기반한다. 여권을 분실한 적도 없으며, 현지 인터넷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입한 적도 없기에, 시시때때로 도착하는 그들의 메시지는 불안감을 준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발생한 '유학원 정보 유출 사건'은 개인정보가 얼마나 쉽게 노출될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 사례다. A유학원은 한국의 대학교로 유학을 보내고 싶어하는 현지 고소득층에 자녀 유학 프로그램을 판매해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둔 곳이다. 그런데 경찰 수사 결과, A유학원은 개인 신상 및 소득 정보를 '정보 브로커'에게 대량 구매해 이들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놀라운 건 브로커의 직업. 그는 베트남 대형 은행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은행원이었다. 수많은 고객의 금융·개인정보는 그의 또 다른 돈벌이로 악용됐다. 베트남의 낮은 정보 보안 수준은 지표로 확인된다. 글로벌 사이버보안기업 서프샤크(Surfshark)가 매년 발표하는 '디지털 삶의 지수'(DQL)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DQL은 110개 조사국 중 73위에 머물렀다. 저렴한 물가 덕에 인터넷 비용 항목에서만 51위로 선방했을 뿐, 사이버보안(71위) 등 나머지 정보 인프라 지수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마음만 먹으면, 개인정보쯤은 몇 다리 안 건너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라가 베트남이라는 평가인 셈이다. 그 오명을 씻기 위해 베트남 정부가 팔을 걷어 붙였다. 국회가 2018년 6월 사이버보안법을 제정하더니, 지난해엔 정부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초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인터넷 정보 유출 범죄자를 잡으려 사이버보안법을 만들었는데, 개인정보에 관한 법적 정의와 기준이 없어 뒤늦게 시행령을 통해 추가 규정을 만든 것이다. 베트남 정보보호의 효시가 될 두 법은 지난해 연말 시작된 총리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발효될 예정이다. 국가공권력이 적극적으로 나서 개인정보 유출을 막고 유출범을 강하게 처벌한다고 하니 '찝찝함은 어느 정도 사라지겠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을 즈음, 법안 내용이 공개되면서 혼란스러워졌다. 특히 한국 기업들을 포함해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을 중심으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사이버보안법은 '베트남에서 인터넷과 통신, 이와 관련된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ㆍ이용하는 모든 기업은 위반 혐의 조사를 위한 공안부 요청에 사용자 정보를 즉시 제공해야 한다'(시행령 26조2항)고 규정하고 있다. 공권력이 강한 베트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그 뒤를 잇는 조항이다. 시행령 26조3항에는 '베트남인의 데이터 정보를 취급하는 기업들은 해당 정보를 베트남 정부가 정한 기간 베트남 내 저장소에 보관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전 세계가 클라우드(온라인 저장공간)를 기반으로 데이터에 대한 물리적 장벽을 허무는 현시점에, 베트남은 자국 내에 '정보 울타리'를 치겠다는 얘기다. 여기에 동법 시행령 26ㆍ29조는 저장소 의무 설치 기간을 '공안부 요청 후 12개월 이내'로 쐬기를 박았다. 의무 보관 범위도 광범위하다. △생년월일 △전화번호 △신분증 번호 등 기초 신상정보는 물론, 이들 정보가 동기화돼 생성된 인터넷 기록과 정보 대상자와 연결된 인터넷상 친구 및 관련 그룹 정보까지, 사실상 모든 인터넷 활동과 관련된 영역이 보호 대상으로 규정됐다. 베트남 내에서 각각 휴대폰과 자동차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물론, 현지 판매망을 가진 모든 한국기업들이 사이버보안법의 올가미 안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단지 보관만 해야 한다면, 초기 저장소 투자 비용만 부담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사이버보안법에 뒤를 이은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부 통제 우선'이라는 베트남의 행정 문화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21조는 베트남 정보의 국경 간 이동이 필요한 모든 기업에 해당 행위를 하기 전 반드시 공안부에 서면 승인을 받도록 명시했다. 승인 주체는 공안부 산하 사이버범죄예방국에 설립될 개인정보위원회가 맡으며, 위원장은 공안부 부국장이 겸직한다. 사실상 대다수 외국기업들을 공안의 지배력 안에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법 위반 시 벌금 또한 만만찮다. 사이버보안법 관련 지시를 거부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단일 행위당 최소 1,000만 동(약 50만 원), 최대 8,000만 동(약 5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나아가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의 국경 간 이동에 대한 규정을 반복해 어기거나 행위의 고의성과 악의성이 있을 경우, 해당 기업의 베트남 내 매출액의 5%를 벌금으로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경섭 법무법인 로고스 베트남 법인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대다수 기업 영업이익이 전체 매출의 5%를 넘기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실제로 5%를 모두 적용해 벌금을 부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해당 조항은 결국 두 법의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추가비용, 이른바 '담당자 뒷돈'을 활성화시키는 장치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법이 베트남 공안들이 '뒷돈'을 챙기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즉각 대처에 나섰다. 우선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은 지난해 4월과 11월 한국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베트남 정부에 두 차례 의견서를 제출했다. "두 법이 현 조항대로 시행되면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이 경우 베트남의 외자 유치에도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았다. 한국 대사관은 두 법에 더욱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주베트남 미국 대사관과의 공동 대응도 이어가고 있다. 양국은 이달 중 '베트남 사이버보안ㆍ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점'에 관한 합동 세미나를 개최, 베트남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신상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과학기술정보통신관은 19일 "두 법이 '정보보호와 국가안정의 조화'라는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현장에선 통제 자체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베트남 정부는 현지 재외공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지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그간 개별 경영활동에 집중하던 이들은 지난해 11월 주베트남 한국 ICT기업 협의회를 발족, 사이버보안법 등 ICT 현안과 관련한 베트남 정부의 움직임에 맞춰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협의회에는 진출기업과 유관기관 등 50여 곳이 참가하고 있다. ICT 엔지니어링 전문 컨설팅 기업인 아이커머스 비나의 조규하 법인장은 "베트남 법규와 정책이 워낙 예측 가능성이 낮다 보니 현지 업계의 우려가 매우 크다"면서도 "손 놓고 그저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협의회를 중심으로 가용한 모든 라인을 동원해 사이버보안법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한니발' 가스파르 울리엘, 마블 드라마 공개 앞두고 사망

영화 '한니발 라이징'에서 젊은 시절의 한니발을 연기해 깊은 인상을 남긴 프랑스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37)이 19일(현지시간) 사망했다. AFP통신, 일간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울리엘은 18일 프랑스 알프스산맥의 스키 명소 사부아 라로지에르에서 스키를 타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혀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숨을 거뒀다. 울리엘은 세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연기파 배우였다. 2017년 세자르 영화제에서 그자비에 돌란의 영화 '단지 세상의 끝'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작가 역을 맡아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OTT인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드라마 '문 나이트'에서 주연을 맡아 올해 3월 공개를 앞둔 상황이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프랑스 영화계는 에너지와 매력 그리고 재능이 넘쳤던 배우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바이든 "러시아, 우크라 침공 시 '달러' 결제 못 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초강경 대응도 공언했다. ‘달러’ 결제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금융 제재가 포함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을 시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뒤 "내 추측은 그가 (우크라이나로) 침입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뭔가를 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의 현실화를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경우 푸틴 대통령은 이전에 결코 본 적이 없는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은행이 ‘달러’를 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강력 금융 제재 카드가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금지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머지않은 시점에 나토에 가입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또 나토가 단합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나는 주요 나토 지도자 모두와 대화해 왔다"라고 반박했다. 미국을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을 재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패닉의 요인이 아니라며 "우리는 지금 전염병 대유행의 다른 지점에 있다"며 백신이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백신 접종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좀더 일찍 코로나19 검사 확대 노력을 해야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많은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 뒤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제 봉쇄로 돌아가거나 학교 대면 수업을 화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중 갈등에 대해서도 운을 뗐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철폐할 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확실하지 않다면서 미국산 물품 구매라는 중국의 약속 준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중국이 구매 약속을 충족하고 일부 관세를 철폐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자신이 있길 원한다면서도 아직 거기에 이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정점 지났다”… 英, 마스크·재택근무·방역패스 26일 해제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이달 말 전면 해제한다. 사실상 일상 복귀와 다름없는 수준까지 풀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꺾였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재택근무 권고, 실내 마스크 착용, 코로나19 패스 등 방역 지침을 26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60대 이상 연령층 90%가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을 마쳤고, △영국 전역을 휩쓴 오미크론 변이 파동이 정점을 지났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진단을 규제 완화 근거로 제시했다. 최근 영국 신규 확진자는 하루 9만명대로, 이달 초 22만명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27일부터는 변경된 지침이 적용된다. 코로나19 패스는 이제 의무 사항이 아니지만, 기업의 자발적 선택에 따라 각 사업장에 적용할 수는 있다. 중등학교 교실과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평소 만나지 않는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밀폐된 공간 또는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장소에 머무는 경우에만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규정은 유지된다. 존슨 총리는 “자가격리도 완전히 사라지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 자신하며 그 시점을 3월 말로 예상했다. 그러나 영국 내부에선 방역 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여전히 입원 환자가 2만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섣부른 조치라는 것이다. “아직 오미크론 파동이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프론 코더리 영국 국가보건서비스종사자단체 대표는 “의료체계가 총력을 쏟는데도 입원 환자가 줄지 않는 데다 지역별로 입원 환자수 증감 추이도 편차가 크다”며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2차 파동을 비롯해 향후 발생 가능한 위험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메리 보우스테드 전국교직원노조 위원장도 “최근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있다”며 “등교 재개 이후 감염 추이가 확실히 드러나기도 전에 규제를 너무 빨리 해제하면 더욱 심각한 교육 중단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