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겨누던 '콩'이 어쩌다 시진핑 발목을 잡았나

2020.10.01 11:00

중국은 세계 최대 '콩(대두)' 수입국이다. 주로 미국에서 들여온다. 자연히 칼자루를 중국이 쥐었다. 무역전쟁 과정에서 반격 카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중국은 지난해 대두 수입을 중단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겨 미국을 압박했다. 대두 주요 생산지 중ㆍ서부지역이 정치적 텃밭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 표심을 의식해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입장이 뒤바뀌었다. 중국이 만성적인 대두 부족에 시달리면서 ‘식량안보’ 위기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미 의존도가 높아지면 패권을 놓고 총력전을 벌이는 중국의 입장에선 취약점이 증폭되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달 22일 ‘중국 농민 수확 축제’를 맞아 “중국 인민의 밥그릇을 국산 곡물로 가득 채워야 한다”며 “농업은 국가와 안보의 근본”이라고 강조했지만 대두 수급에 물꼬를 트지 못하면서 정부의 구상이 헝클어질 조짐이다. 중국 ‘농업산업 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쌀ㆍ밀ㆍ옥수수는 자급률이 98.75%에 달했다. 수입량이 전체 수요의 1~2%에 불과하다. 상무부는 “3대 주요 식량은 완전 자급자족이 가능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반면 대두는 사정이 정반대다. 올해 수요는 1억727만톤에 달해 처음으로 1억톤을 돌파할 전망이다. 당국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인 9,80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90%를 넘는 셈이다. 지난 여름 수해를 겪으면서 곡물가격이 상승하자 정부가 비축분을 방출했는데 쌀은 6,000만톤, 옥수수는 5,000만톤을 시장에 풀었지만 대두는 76만톤을 공급하는데 그쳤다. 다른 곡물에 비해 확보한 재고 물량이 터무니 없이 적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다른 농작물로 수요를 대체하기도 마땅치 않다. 대두를 압착해 추출한 콩기름은 중국 식용유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콩깻묵은 가축을 먹일 저렴한 사료로 쓰인다. 가뜩이나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해 물가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미국ㆍ브라질이 주로 생산하는 값싼 ‘벌크 콩’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중국 인구 14억명 가운데 6억명의 월 수입이 1,000위안(약 17만원)을 넘지 못하는 열악한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과학자들은 국제 학술지에 700여편의 콩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생산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콩 생산량은 13% 증가했지만 그 규모는 1,800만톤에 불과하다. 수입량을 한참 밑돈다. 1978년 이후로 계산해도 지난 40여년간 콩 생산 증가율은 83%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콩은 쌀ㆍ밀ㆍ옥수수에 비해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훨씬 적어 농민을 상대로 경작을 홍보하고 독려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토지 부족에 따른 한계도 있다. 중국 인구는 세계 전체의 22%에 달한다. 반면 중국이 확보한 경작지는 글로벌 재배면적의 0.7%에 불과하다. 특히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경작지의 20%가 줄었다. 향후 5년간 농촌 인구 8,000만명이 도시로 추가 이주해 중국 도시화율은 65.5%로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은 1990년대까지 콩 자급이 가능했다. 하지만 도시로 사람이 몰리고 농촌을 떠나면서 최대 수입국으로 바뀌어 식량안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도시화의 광풍에서 벗어나 남아있는 땅의 경우에도 농사짓기에 적합한 비율은 10~15%에 불과하다. 인도(50%), 미국(20%), 프랑스(32%)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른 곡물을 제쳐놓고 대두 재배에 역량을 쏟아 붓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25년 1억3,000만톤의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중 쌀ㆍ밀ㆍ옥수수 부족분이 2,500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급자족을 공언하던 3대 식량마저 조달하는데 애를 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낮은 콩 재배에 사력을 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대두 진흥계획 시행방안’을 통해 재배면적을 2018년 1억2,700만묘(1묘=666㎡)에서 2020년 1억4,000만묘로 10% 늘리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동북3성과 네이멍구 등을 중심으로 1묘당 최대 1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당근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대두 자급률을 올해와 2022년 각각 1%포인트씩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구조 개선이 아닌 예산을 퍼붓는 인센티브 방식이어서 중국이 직면한 콩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미국을 상대하기 싫다면 중국은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조차도 마땅치 않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중국 전체 대두 수입량의 92.8%를 차지한다. 이들 국가를 제외하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주요 수출국이다. 하지만 호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중국과 교류를 사실상 단절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부를 정도로 관계가 험악해졌다. 다른 국가들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보안위협이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미국과의 관계 등을 의식해 중국과 껄끄러운 사이다. 이에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인 러시아와 손을 잡았다. 중국 상무부와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콩 산업 동맹’을 구축해 콩에 관한 모든 분야의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전문가들은 “정치적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협력의 공간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4월부터 모든 곡물 수출을 중단했다가 3개월 만에 재개했다. 이중 콩은 거의 대부분 중국으로 향한다. 문제는 무역규모가 터무니없다는 점이다.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콩은 고작 80만톤으로 중국 전체 수입량의 1%에도 못 미친다. 양국은 2024년까지 37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중국의 올해 수입량과 비교해도 4%를 밑도는 수치다. 중국이 러시아와의 콩 협력을 “장기적인 안보를 위한 선택”이라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은 러시아산 콩 비율을 전체 수입량의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이 식량을 국가안보의 일부로 본격 다루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국가안보법’을 시행하면서 식량안보의 전략적 의의를 규정하고 식량을 무기로 한 서구국가들의 공세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며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시 주석 주도로 음식물쓰레기 퇴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2013년에도 시행했던 방안이다. 미국과 전방위로 격돌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다잡고 중국인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는 어느 정도 기여했을지 모른다. 반면 곡물가격 인상을 예상한 일부 농민들이 비축량을 늘려 오히려 공급이 줄거나, 식당에서 음식주문이 과도하다며 애먼 종업원들에게 벌금을 물리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등에서 들여오는 대두의 국내 수요가 막대한 만큼 수입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농무부는 ‘콩 분야 활성화 대책’을 통해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Non-GMO) 콩의 품질과 생산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용유나 가축 사료가 아닌 중국인들이 두부 등의 식품형태로 먹는 콩만큼은 고급제품으로 생산해 수요를 충당하려는 것이다. 이에 동북지역 헤이룽장성에 국가 고급 ‘콩 종자’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곡물산업 전문가 자오산웨이는 “수입 콩이 여전히 중국 전체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새로운 시도가 식량 공급의 위험을 줄이는데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 뉴욕시, 잘못 인쇄된 부재자 투표용지 10만장 발송돼

11월 미국 대선을 불과 한 달 남겨 두고 뉴욕에서 잘못 인쇄된 부재자 투표용지가 10만장 발송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선거의 부재자 투표용지 일부가 잘못 인쇄돼 발송된 사실을 시인했다. NYT는 "실제 주소에 거주하는 사람과 다른 ​​이름이 투표용지에 인쇄되거나 반송용 봉투에 찍힌 주소가 배달된 봉투와 다른 경우 등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일반 시민에게 발송된 부재자 투표용지에 '군인용 부재자 투표'라고 인쇄된 용지가 발송되기도 했다. 잘못 인쇄된 부재자 투표용지가 발송된 곳은 뉴욕시의 브루클린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선관위는 하청업체의 초판 인쇄를 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실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선관위는 잘못 인쇄된 투표용지인 줄 모르고 부재자 투표를 한 경우 직접 투표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뉴욕시는 이번 일로 긴장하고 있다. 4% 안팎이던 부재자 투표 비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 6월 치러진 경선에선 40%까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검표 과정에서 소인이나 서명이 없어 무효처리된 경우가 부르클린에서만 수만장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이번 대선에서도 부재자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같은 혼란이 반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난장판' 美 대선 첫 TV토론회, 결국 진행 방식 바꾼다

끼어들기와 인신공격 등으로 '난장판'이라며 혹평이 쏟아졌던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회가 결국 진행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미 대선토론위원회(CDP)는 이번 달 두 차례 열리는 대선후보 TV토론회 방식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CD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좀 더 질서 있는 토론을 보장하기 위해 남은 토론의 형식에 추가적인 체계가 더해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채택할 변화를 신중히 검토하고 머지 않아 방식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한 후보가 말하는 동안 다른 한 쪽의 마이크를 끄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전날 진행된 대선후보 첫 TV토론회는 "최악의 토론회"로 혹평받으며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발언 도중에 번번이 끼어들며 방해했고, 바이든 후보도 "입 좀 다물라" "계속 떠들어라" 등으로 응수하는 등 토론회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90여분간의 토론에서 두 후보가 진행자의 질문이나 상대 후보의 발언을 방해한 것은 1분에 한 번꼴인 93번이었다. 이중 트럼프 대통령이 방해한 횟수는 71번으로 76%, 바이든 후보가 22번으로 24%를 차지했다. CDP는 토론 중 이러한 혼란을 피하고자 토론회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환영했고,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반발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주(州)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나는 단지 CDP가 방해 없이 질문에 답변할 능력을 통제할 방법이 있기를 바란다"며 "2, 3차 토론 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추측하진 않겠지만, 나는 이를 고대하고 있다"고 변화할 토론 방식에 기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 의사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진행자와 더 똑똑한 민주당 후보를 데려오라"며 토론 방식이 변경된다는 소식에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선 캠프도 "경기 도중에 골포스트를 옮기고 규칙을 변경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다음 토론회는 오는 15일과 22일 진행된다.

'세계 3위' 도쿄 증시 멈춰...1일 시스템 장애로 종일 거래 중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전산 시스템 장애로 1일 모든 주식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세계 주요 증시 중 하나인 도쿄증권거래소가 시스템 장애로 온종일 거래가 중단된 일은 처음이다.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도쿄증권거래소는 오전 9시 증시 개장 전부터 시스템 장애로 주가 정보 등을 송신하는 데 문제가 발생해 결국 모든 종목의 거래를 중단했다. 2005년 11월 매매 시스템 문제로 3시간 정도 도쿄증권거래소 거래가 중단된 적은 있지만, 종일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도쿄증권거래소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나고야증권거래소와 후쿠오카증권거래소ㆍ삿포로증권거래소에서도 거래가 정지됐다. 다만 다른 시스템을 활용하는 오사카거래소는 평소와 같이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시스템 복구 시점은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증권거래소 측은 이에 대해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복구 시점에 대해선 "미정"이라고 답변했다. 2일 거래와 관련해서도 "향후 발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언제 복구가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거래소그룹(JPX)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도쿄증권거래소는 3,700 종목이 상장된 세계 주요 증시 중 하나다. 전날에만 14억4,200만주, 2조9,000억엔(약 32조원)어치가 거래됐다. 이날 갑작스러운 거래 중지 사태로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증권거래소 주식거래 중단 관련해 "시장의 중요한 인프라인 거래소에서 거래가 불가능해진 것은 투자자분에게도 거래 기회가 제한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속한 복구와 함께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금융청도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발생한 시스템 문제의 원인과 거래 재개 전망 등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