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밀어서 기사를 확인하세요.

'4세대 실손보험' 7월 출시

"병원 덜 가면 덜 오른다"…4세대 실손보험 7월 출시

2021.03.02 04:30

최근 갱신 주기를 맞아 크게 오른 실손보험료 고지서가 속출하는 가운데, 병원 이용 빈도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4세대 실손보험'이 오는 7월 출시된다. 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보험산업 업무계획'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보험업감독규정이 개정돼 7월이면 4세대 실손보험 신상품이 출시된다. 기존 실손보험 가운데, 보장 범위가 가장 넓고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는 구 실손보험(1세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42.2%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고객들에게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아 142만원 넘는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뜻이다. 팔수록 손해인 만큼, 올해 보험사들은 앞다퉈 1세대 실손 보험료를 크게 높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최대 300%가 넘는 인상률 '폭탄'을 맞는 소비자도 나오고 있다. 반면 4세대 실손보험에는 '보험금을 많이 받은 사람이 보험료도 더 많이 내는' 원칙이 적용된다. 이에 이론적으로 보험료가 기존 상품 대비 10~70% 낮아질 수 있다. 병원 이용이 많지 않은 소비자라면 7월 이후 새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4세대 상품은 자기부담금이 가장 높기 때문에 지병이 있거나 병원 이용이 잦아지는 60대 이상 가입자라면 갱신 보험료가 오르더라도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4세대 상품이라도 도수치료 등 비급여 의료 서비스를 자주 받는다면 보험료가 100~300%가량 할증될 수 있다. 하반기부터는 과잉진료로 인한 자동차 보험료 인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상환자 치료비 보상제도'가 개선된다. 현재는 자동차 사고 시 과실유무와 상관 없이 보험사에서 상대방 치료비를 전액 지급하고 있어 '가짜 환자'를 양산하는 과잉진료가 많은데, 제도 개선 후에는 본인 과실 부분은 본인 보험으로 처리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과실비율 90%인 가해자 A에게 치료비 600만원이 나오고 피해자 B에게 50만원이 나왔다면, 현재는 B의 보험사에서 A에게 600만원을 보상하고 A의 보험사에서 B에게 50만원을 보상해야 한다. B가 과실비율 10%의 피해자임에도 B의 보험사가 훨씬 큰 손해를 보는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치료비에 본인 과실 비율을 산정하게 되면, A의 보험사는 A 치료비의 90%인 540만원과 B 치료비 4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A의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A에게는 과잉진료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올해는 그간 없었던 소액 맞춤형 단기보험사도 등장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올해 6월 개정 보험업법 시행 이후 날씨, 동물, 도난 등 특정 분야만 전문으로 다루는 소규모 보험사를 신규 허가해주기로 했다. 또 올해는 비대면 및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게 각종 보험 모집 규제가 정비되며, 배달 라이더나 대리운전 종사자 등 필수노동자나 중기·소상공인을 위한 위험 보장을 확대하는 등 보험산업이 대대적으로 정비될 예정이다.

스타트업 리포트

"원더풀!" 구글도 놀랐다… 손가락 드론 조종 기술 개발한 스타트업

2021.03.02 06:00

'이것이 공학이다(This is Engineering).' 잔뜩 힘을 준 사명에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신생기업(스타트업)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한 예비 유니콘 기업(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 목록의 맨 앞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여기 선정되면 정부에서 최대 100억원의 보증을 지원해 성장을 돕는다. 이 업체가 예비 유니콘에 선정된 것은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독보적인 항공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드론과 사람이 탈 수 있는 완전 자율비행체를 개발한다. 어려운 항공분야에 뛰어든 것도 특이하지만 항공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성 대표가 이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6년 이 업체를 창업해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홍유정(37) 대표를 만나 봤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전 세계에서 미국 스카이디오, 프랑스 패롯, 중국 DJI 등 서너 개 기업만 가능한 독자적인 비행조정(FC)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비행 중 헬리콥터처럼 한 곳에 정지해 머무는 호버링 기술이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호버링은 비행체가 허공에 가만히 떠있는 기술이에요. 허공에 떠 있을 때 잡아당겼다가 놓아도 원래 있던 위치를 정확히 찾아서 돌아가죠. 국내에서는 우리만 갖고 있는 기술입니다." 더불어 세계에서 유일하게 손가락 하나로 드론을 조종하는 비접촉 방식의 근거리 마이크로 감지(NFMC)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업체가 세계특허를 보유한 이 기술은 엄지손가락에 반지처럼 생긴 감지기를 끼우고 손에 작은 립스틱 모양의 조종기를 쥔 채 그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면 드론이 비행한다. 손가락을 앞으로 밀면 드론이 전진하고 위로 띄우면 드론도 떠오른다. "누구나 5분만 연습하면 드론을 바로 날릴 수 있습니다. 조종은 간단한데 개발은 어려운 기술이에요." 따로 조종법을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인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이 기술은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에서 '시프트(Shift)'라는 드론으로 공개돼 구글 삼성 LG 인텔 아마존 DJI 등 유명 기업들을 놀라게 했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의 혁신적 기술에 열광했다. "CES에 단독 전시공간을 만들어 나갔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전시 공간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찼고 밖에도 길게 줄을 섰어요. 옆 전시업체에 미안할 정도였죠. 유명 기업들이 여러 번 찾아왔고 일부 기업들은 단체로 몰려와 상담을 했어요. 구글에서는 시프트라는 제품명을 잘 지었다고 칭찬했어요. 그때 두려우면서도 잘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이때 선보인 드론은 지난해 초 '시프트 레드 더 퍼펙트 스몰'이라는 이름으로 제품화돼 국내외에서 팔리고 있다. 20분 충전하면 15분 비행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작고 가벼우면서 항공 촬영 등의 기능을 내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첫 제품을 내면서 시장을 넓히기 위해 3가지 문제 해결에 집중했어요. 우선 조종이 간단하고 최대한 작고 가볍게 만들어 가격을 낮추기로 했죠." 제품을 개발하며 어려웠던 것은 작고 가볍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홍 대표는 드론의 몸통 전체를 배터리가 차지하고 회로기판이 배터리를 감싸는 독특한 설계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 결과 93그램이라는 경이적인 무게의 드론이 탄생했다. "촬영 기능이 들어있는 드론 중에 제일 가벼워요." 이 제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비싸게 팔린다. 국내에서는 19만9,000원인데 미국 가격은 199달러(약 22만원)다. "한국 회사니까 국내에서 더 비싸게 받기 싫었어요. 그런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팔려요. 한국을 알리는 특산품처럼 되면 좋겠네요." 현재 이 제품은 미국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 팔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는 소니 캐논 등 세계적 기업들처럼 ‘시프트’ 전용 상점까지 생겼다. "그만큼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해요.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지역 판매도 검토 중이에요." 홍 대표는 조만간 후속 드론도 선보일 계획이다. "경쟁업체들 때문에 개발 중인 기능을 공개할 수 없지만 현 제품보다 대폭 개선된 후속 제품이 이달 이후에 나올 예정입니다." 홍 대표의 목표는 드론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사람이 탈 수 있는 완전 자율비행체도 개발하고 있다. 완전 자율비행체란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로봇처럼 알아서 날아가는 기기다. "사람이 꼭 땅에 붙어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현재 개발 중인 완전 자율비행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PAV)를 내년에 시험 비행하고 2024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PAV가 나오면 이동이 편해져 삶의 질이 높아질 거예요." 현재 홍 대표는 4명이 탈 수 있는 PAV를 개발 중이다. 경기 판교 성장기업센터에 위치한 회사 입구에 놓여 있는 PAV 축소 모형을 보면 자동차 비슷한 몸체에 날개가 달려 있다. "PAV 개발은 창업 때부터 생각했어요. PAV 개발 계획을 얘기하니까 직원들이 믿지 않았어요. 꿈 같은 얘기라는 거죠. 하지만 드론을 내놓은 뒤로 달라졌어요. 가능성을 본 거죠." 그러나 홍 대표가 개발 중인 PAV는 규제 때문에 해외에서 먼저 선보일 수도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드론의 무인비행에 대한 규정은 없어요. 다만 항공법상 조종사를 누구로 인식해야 할지 일부 문제가 남아 있죠. 그래서 드론 비행에 대해 일체 규제를 하지 않는 해외에서 PAV 상용화를 먼저 할 수도 있어요. 이 때문에 여러 국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홍 대표는 드론 배달 사업도 준비 중이다. 드론으로 물건이나 음식을 배달해 배송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상반기 중에 배달용 드론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배달이 엄청 증가하면서 배달 시간과 비용이 증가했어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드론 배달이에요." 이를 위해 홍 대표는 여러 배송회사들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드론 배달을 논의 중이다. "드론이 배달하면 인건비를 낮출 수 있어 배송회사들에서 관심이 커요. 배달용 드론을 양산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어요." 그러나 드론 배달을 하려면 PAV와 마찬가지로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조종자나 감시자의 시야 안에서 비행해야 하는 비가시권 비행제한, 서울 4대문 안을 비롯한 비행금지 구역 문제 등 소위 드론 규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드론을 날릴 때마다 국토교통부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하고 조종자격증도 취득해야 하는 등 여러 장벽이 많아요. 각종 규제가 드론 산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드론 배달을 위해 정부에 드론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가장 시급한 것이 비가시권 비행 제한 해제예요. 이를 풀어야 드론 배달 등 드론 산업이 발전해요. 국토부에서도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조종 자격증 의무화는 원래 없었는데 최근에 등장했다. "법대로 하면 개발자들도 조종 자격증이 있어야 해요. 개발하면서 드론을 띄워야 하니까요. 또 비행 금지 구역도 너무 광범위해요. 답답한 일이죠." 그는 이제 정부가 드론 규제를 완화해도 될 시기라고 본다. "한국의 드론 산업이 전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예요. 사람들의 인식 속에 드론을 마음대로 날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기 때문이에요. 다른 나라가 드론 관련 규제를 풀면 우리가 따라가는 식인데, 다른 나라와 비교해 움직일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관련 산업을 키울 수 있습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를 나온 홍 대표는 모 기업체 연구소를 다니다가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다. 직접 지은 독특한 사명에는 공학을 실용학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남다른 철학이 들어있다. "기술로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어요. 많은 기술자들이 창업할 때 겪는 오류 중 하나가 우리 기술이 최고라는 자부심이에요. 기술이 뛰어나면 좋은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데 이용자는 다르게 느낄 수 있어요. 기술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사명을 지었습니다." 드론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것은 홍 대표가 드론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이 사내에서 드론 조종을 가장 잘한다고 손꼽을 정도로 드론에 빠져 있다. 하지만 단순 애착만 갖고 사업을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창업 전 6개월에 걸쳐 시장성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창업 당시에는 드론업체가 많지 않았어요. 또 가격이 비싸고 조종이 까다로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용하지 못했죠. 그래서 누구든 일상에서 항공 촬영을 하며 즐길 수 있는 드론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실용적인 공학회사를 꿈꾸며 내놓은 드론의 반응이 좋아 홍 대표는 산업은행, SBI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1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조만간 다음 투자 유치도 진행할 예정이다. 덕분에 직원도 50명 가까이 늘었다. 직원의 60%가 개발자다. PAV를 넘어선 홍 대표의 장기적인 목표는 ‘트랜스포머’ 같은 변신 로봇 개발이다. "꿈이냐고요? 아닌데요. 실제로 로봇이었다가 수송 수단으로 변신하는 기기를 개발하고 있어요. 어떻게 변하는지는 비밀입니다."

中 반도체 회사, 설립 3년 만에 청산 절차

"삼성 잡겠다" 中 반도체 굴기, 사기꾼에 2.6조원 털려

2021.03.01 20:30

20조원 넘는 투자금을 발판삼아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호언했던 중국 반도체 회사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가 설립 3년여 만에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데 하나둘 드러나는 속사정이 자못 충격적이다. 회사 설립자들이 모두 반도체 문외한이었던데다, '20조 투자금'도 거짓이었다. 중국 지방정부는 이 회사의 말만 믿고 3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댔다가 모두 날렸다. 지난 6년간 100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 계획도 실체를 의심받고 있다. 1일 외신에 따르면,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는 최근 240여 전 임직원에게 회사 재가동 계획이 없다면서 퇴사를 요구했다.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겠다는 의미다. 2017년 11월 중국 우한에 세워진 지 3년 3개월 만이다. 중국 안팎 언론은 "민간기업과 협력해 반도체 강국을 꿈꿨던 중국 정부가 사기꾼의 희생양이 됐다"며 희대의 사기극 전말을 하나둘 고발하고 있다. 관련 보도들에 따르면, HSMC 창립 멤버 카오산, 롱웨이, 리쉐옌 3명은 모두 반도체 지식이 전무하다. 3명 모두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카오산은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다. 리쉐옌은 과거 식당 주인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HSMC를 세우는데 이력은 문제되지 않았다. 카오산은 'TSMC 부사장', 'Acer(대만에 본사를 둔 IT기업) 뉴욕 지사 부사장' 명함으로 자신을 반도체 전문가로 포장했다. 카오산은 허위 이력과 20조원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을 내세워 우한시 둥시후구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낸다. 둥시후구 정부가 지분의 10%(2억위안), 베이징광량란투 테크놀로지란 회사가 90%(18억위안)를 가지는 조건으로 HSMC를 세웠다. 하지만 베이징광량란투는 카오산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했고, 카오산 등은 약속한 18억위안을 내지도 않았다. 오직 정부 보조금만으로 회사를 세운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7나노미터(nm) 이하 최첨단 공정기술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시장에선 "걷는 법도 배우지 않았는데 어떻게 날아다니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하지만 TSMC의 최고기술자였던 장상이(蔣尙義)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자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 장상이와 일하겠다며 유능한 기술자까지 대거 몰렸다. 장비 판매에 깐깐한 기준을 들이미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의 최첨단 반도체 장비까지 들여왔다. HSMC는 2년여 동안 우한 정부로부터 총 153억위안(2조6,952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곧 문제가 터졌다. 지난해 1월부터 HSMC가 공장 건설 대금을 제때 주지 않으면서 각종 소송이 잇따른 것이다. ASML에서 산 반도체 장비까지 은행 저당으로 잡힐 정도였다. 문제가 잇따르자 장상이는 지난해 6월 도망치듯 회사를 빠져나갔다. 우한 정부는 얼마 안돼 "자금 부족으로 HSMC 반도체 프로젝트 좌초 위기”라는 보고서를 내며 HSMC 몰락을 공식화했다. 이때 카오산과 롱웨이(2019년 5월)는 이미 자리에서 물러난 뒤였다. 지난해 11월 우한 정부가 HSMC를 직접 인수한 뒤 리쉐옌도 해고했다. 남은 문제는 정부 투자금 153억위안의 행방이다. 반도체 장비를 많이 들이지도 않았는데, 실제 남은 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나머니네트워크는 "막대한 투자손실을 냈지만 이 스캔들에 대한 당국의 수사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반도체 자립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야망이 좌절된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에선 무자격 업체가 투자금만 받고 폐업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꼽히는 칭화유니그룹은 2,2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해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실제 중국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한국과의 D램분야 기술 격차는 여전히 3~10년 가량 뒤처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돈만 들인다고 쉽게 완성하기 어렵고, 사실 중국이 내세운 100조원 투자도 많은 규모가 아니다"며 "삼성만 해도 반도체에 연간 40조원 비용을 투입한다"고 말했다.

많이 본 기사

전체 기사 중 최근 24시간 동안 조회수가 가장 높은 기사 순으로 보여드립니다.

오피니언

칼럼
'승리호'는 한국영화의 미래일까 편집자주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영화 '승리호'. 넷플릭스 제공“요즘 영화 현장에선 연출부 스태프들이 영화 이야기를 거의 안 해요. 최신 IT 기기나 자동차, 게임 이야기를 하지. 감독이 되고자 하는 열망도 별로 없어 보여요. 전문 조감독으로 사는 게 훨씬 안정적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요.”현장 경력이 20년인 영화감독 A의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 전 본 영화 ‘승리호’를 떠올렸다. 뛰어난 기술자들이 모여 겉모양만 근사하게 만든 알맹이 없는 영화
사설
문 대통령 "언제든 대화"에 日 전향적 자세 보이길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독립운동가인 임우철 애국지사가 바닥에 떨어뜨린 담요를 주워 주고 있다. 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1일 제102주년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양국은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며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일 유화 메시지를 낸 것은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일 양국이) 때때로 과거 문제를 미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 발전에 지장

제 78회 골든글로브

"벤허를 만들겠구나" 아버지의 꿈 영화로 이뤄낸 정이삭 감독

아버지는 ‘에덴의 동쪽’(1955)과 ‘벤허’(1959)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다.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악전고투 끝에 정착했다. 아들은 미국에서 나고 자라 영화라는 꿈을 키웠다. 미국에 착근하려는 가족의 희로애락을 담은 영화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동시에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미나리’(3일 개봉)는 재미동포 2세 정이삭(43)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다. 가슴 벅찬 희망을 품고 미국에 왔다가 삶의 돌부리에 차여 넘어졌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터전을 다진 이민자들의 삶을 반영한다. ‘미나리’의 수상으로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한국어 영화가 외국어영화상을 2년 연속 가져가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미나리’는 미국 영화이나 한국어 대사가 50% 이상이라 외국어영화로 분류돼 논란이 됐다. 정 감독은 1978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태어났다. 농장 경영이 꿈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아칸소주 링컨으로 이주해 정착했다. ‘미나리’의 소년 데이빗(앨런 김)이 정 감독의 어린 시절을 반영한다. 정 감독은 졸업생 중 10~15% 정도가 대학 진학을 하던 시골 고등학교를 마치고 예일대에 입학했다. 생태학을 전공하며 의대 진학을 꿈꿨다. 4학년 때 아시아 영화에 빠지면서 인생 항로를 바꿨다. 유타대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아내와 자원봉사로 일했던 르완다 난민 캠프의 참담한 현실을 카메라에 담은 ‘문유랑가보’를 2007년 선보이며 감독이 됐다. 제작비가 3만달러에 불과한 ‘문유랑가보’가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정 감독의 아버지는 아들이 감독이 되자 매번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언젠가 ‘벤허’를 만들겠구나.” 정 감독은 ‘문유랑가보’ 이후 네 편의 영화를 더 만들었다.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그는 “무책임하게 영화 만들기라는 꿈만 좇고 있다는 생각이 수년 동안 들었다”고 지난해 12월 미국 연예전문 매체 버라이어티에 보도된 봉준호 감독과의 대담에서 밝혔다. 정 감독은 자신이 “농사를 지으며 꿈을 좇는 (‘미나리’의)제이콥과 다르지 않다”고도 생각했다. ‘미나리’의 제이콥(스티븐 연)은 아내 모니카(한예리)와 상의 없이 농장 경영을 위해 갑작스레 아칸소주로 이주해 가족을 곤경에 빠뜨리고 가족 내 갈등의 불씨를 만든다. 영국 영화전문 매체 스크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8년초 정 감독은 한때 연출을 그만둘까 생각하기도 했다. “마흔에 이르러 좀 더 책임감 있게 살고, 가족을 돌보기 시작해야만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때마침 인천 유타대 아시아 캠퍼스에서 교수로 일할 기회가 생겼다. 올해 8세가 된 딸에게 한국을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한국으로 향하기 전 이야기 하나가 마음속에서 움텄다. “영화 한 편을 만들 기회가 한 번은 남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나리’의 시작이었다. 정 감독은 비행기를 타기 전 시나리오를 탈고해 에이전트에게 넘겼다. 에이전트는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사 플랜B 관계자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줬고, 영화화 작업이 착착 진행됐다. 2019년 여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혹서를 뚫으며 25회차 촬영을 해 ‘미나리’를 완성했다. 정 감독은 지난달 12일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미나리’는 내 모든 걸 표현하고 싶었고 내 뒤에 무엇도 남기지 않은 영화”라며 “내가 영화를 다시 만들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나리'에서 노인 순자를 연기하며 할리우드에 데뷔한 윤여정은 북미에서만 연기상을 벌써 26개나 받았다. 4월 25일 열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순자는 정 감독이 어린 시절 남다른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했던 외할머니를 바탕으로 한 인물이다. 정 감독은 지난달 26일 한국 언론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외할머니를 “6ㆍ25전쟁으로 남편을 잃고선 홀로 가족을 건사한 강한 인물”로 기억했다. 그는 “인천에서 교수로 일할 때 건물 밖으로 서해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며 할머니를 떠올리곤 했다”고도 했다. 그는 “할머니 역시 갯벌에서 조개 등을 캐 가족 생계를 이었는데 덕분에 내가 이렇게 공부를 하고 이 자리에 있구나 생각이 들곤 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미나리’는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며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더 커졌다.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부문 유력 후보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선댄스영화제 미국 영화 부문 심사위원대상 등 이미 받은 상만 75개다. 차기작이 정해지기도 했다. 정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할리우드 실사 영화를 연출할 예정이다. 가족의 사연이 영화 인생의 도약대를 마련해준 셈이다. 하지만 정 감독은 정작 가족에게 ‘미나리’를 보여주는 것은 “첫 상영보다 두려운 일이었다”고 한다. 자택에 있던 그가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하자 딸이 품에 뛰어들며 "(수상을 바라며) 내가 기도했어"라고 외쳤다. 정 감독은 "제 딸이 제가 이 영화를 만든 가장 큰 이유"라며 감격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스타 앵커·장관 찍고 박영선, 첫 여성 서울시장 겨눈다

'더불어민주당 최초의 여성 정책위의장,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여성 교섭단체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여성 정치의 역사다. 2004년 정치를 시작해 4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여성 최초' 기록을 차곡차곡 남겼다. 그런 그가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 박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하면 ‘사상 최초의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된다. 1995년 관선 자치단체장 시대가 끝나고 제1회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여성 광역단체장은 1명도 없었다. 1일 당내 경선 승리 직후 박 후보는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장관 시절 검증된 행정력과 입증된 성과, 그리고 추진력으로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후보는 1960년 경남 창녕군에서 3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서울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박 후보에겐 '여성 최초' 기록이 또 하나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메인 앵커이자 방송사 최초의 여성 해외 특파원. 박 후보는 대학 졸업 후인 1982년 MBC에 입사해 1년 만에 메인 앵커로 마감 뉴스를 진행했다. 미국 특파원과 MBC 보도국 경제부장을 지냈다. 박 후보는 방송을 천직으로 여겼던 것 같다. 한 방송사의 '아기 노래단원'이었고, 고교 시절엔 방송반에서 활동했다. 대학 땐 방송사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런 박 후보를 2004년 정계로 이끈 것은 MBC 앵커 선배인 정동영 전 의원이었다. 박 후보와 남편 이원조 변호사를 이어준 것도 정 전 의원이었다. 박 후보는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정 전 의원으로부터 당 대변인을 제안 받고 한동안 고사했다. "(중매) 빚을 갚으라"는 말에 결국 설득당했다. 무수한 '최초 기록'이 증명하듯, 박 후보는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 18~20대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 4선을 하는 동안 특정 계파에 묶이지 않았다. 이는 그의 약점이자, 강점으로 꼽혔다. 국회의원 시절 박 후보의 활약상은 ‘저격수’란 별명에 응축돼 있다. 금산분리법 입법을 관철시키는 등 재벌 개혁을 추진했고, 비(非) 법조인으로서 검찰 개혁에도 힘을 쏟았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도 박 후보였다. 현직 대통령 시절 이 전 대통령에게 “저 똑바로 못 보시겠죠.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쏘아붙인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때 비(非)문재인계로 불렸으나, 2017년 대선 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탰다. 2019년 4월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취임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올해 초 물러날 때까지, 박 후보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내각 서열 최하위' 중기부의 위상을 끌어 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중기부를 떠나면서 “중소벤처기업인들과 함께 지난 한해 12만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국회의원으로선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서울시장은 유난히 높은 벽이었다. 2011년과 2018년 연이어 도전했으나, 모두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해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장고 끝에 나선 세 번째 도전에서 박 후보는 '586세력의 핵심이자 민주화운동 적자'인 우상호 의원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박 후보는 “이제는 서울도 여성 시장을 탄생시킬 때가 됐다”고 말한다. ‘왜 여성이어야 하는가’란 질문에 그는 “여성 서울시장은 존재 자체만으로 낡은 서울의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인 서울로 바꿀 수 있을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합니다, 박영선.’ 박 후보가 내건 구호다. 그는 또 한 번 해낼 수 있을까.

꼼꼼히 읽은
뉴스

이용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오랜 시간 꼼꼼히 읽은 뉴스를 추천합니다. 하루 두 번 업데이트 됩니다.

지금 뜨고 있는
뉴스

현재 실시간 관심도가 높은 이슈에 해당하는 한국일보 뉴스를 추천합니다.

관심 있을 만한
뉴스

이용자가 바로 전에 읽은 뉴스를 기반으로 관심사를 AI가 분석해 관련 뉴스를 추천합니다.

스토리 &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