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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제46대 美대통령 취임

"트럼프 지시를 따랐을 뿐" 최소 5명 진술...美 의사당 난입 수사 멈추지 않는다

2021.01.24 14:30

미국 워싱턴 심장부 국회의사당에 시위대가 난입했던 건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하원의장 사무실에 들어가 책상에 발을 올리고, 서류를 뒤적이며 의회를 뒤집어놨던 시위대를 제압하는 데 5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제 20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도 무사히 진행됐다. 상황이 종료된 걸까. 전혀 아니다. 지지자들의 진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에 결정적 증거로 사용될 가능성마저 돌출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6일 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 최소 5명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행동했다고 진술했다. 뿔 달린 털모자에 '큐어넌(극우음모론 단체)의 샤먼(주술사)'으로 불린 제어컵 앤서니는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애리조나주 다른 애국자들과 함께 워싱턴으로 갔다"고 진술했다고 검찰 공소장에 적시됐다. 이들은 트럼프의 요청에 자신들이 응답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미 연방수사국(FBI) 등 법집행기관의 난입 사태 수사와 범죄자 발본색원을 위한 노력은 강화되고 있다. 워싱턴검찰청은 이날 워싱턴 시민 에마뉴엘 잭슨 등 3명이 지역 및 연방 법집행관 공격과 기타 범죄 혐의로 기소돼 지방법원에 출석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수사와 기소, 재판 등 응징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FBI 홈페이지에도 ‘의사당 폭력’에 가담했으나 체포되지 않은 시위대의 얼굴 사진과 함께 정보를 찾고 있다는 글이 메인 화면에 걸려 있었다. 난입 사태 실체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당국은 800여명이 의사당 안에 몰려들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안팎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140명 가까이 기소됐다. 전역 군인, 경찰 출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수영선수, 가수 출신 백인도 있었다. 미 CNN은 난입 과정이 조직적이고 훈련된 양태였다고 전했다. 의사당 내에서 어깨를 걸고 대형을 형성하거나, 무전기로 통신하고, 수신호와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민병대 조직의 계획적인 습격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특히 버지니아주(州) 출신 토마스 칼드웰이 이끄는 ‘오스 키퍼(Oath Keeper)’에 주목하고 있다. 왜 사전에 습격을 막지 못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2011년 9ㆍ11테러 이후처럼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친구들이여,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권 인수가 끝났다고 200년 넘은 미국 민주주의를 뒤흔든 사태를 두루뭉수리하게 넘기면 안 될 것 같다. 단죄하고 교훈 삼지 않으면 과오가 되풀이되는 게 역사였으니.

허경영 '황당' 공약들 재조명

허경영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정책은 갖다 쓴다?

2021.01.23 17:00

'허스트라다무스(노스트라다무스+허경영)인가 인기에 목마른 관종인가.' 굵직한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해 화제를 몰고 다니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허 대표의 출마 이력은 화려한데요. 1997년 15대 대선과 2007년 17대 대선에 도전했죠. 또 2020년 21대 총선 때 신당을 창당해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국회 입성을 노렸습니다. 허 대표의 출마가 이슈가 되는 건 자신의 IQ가 430이고 공중 부양과 축지법을 쓸 수 있다고 외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허 대표는 자신이 인간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늘 다소 황당해 보이기까지 한 선거 공약을 쏟아내 대중의 관심을 모았죠. 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허 대표는 국가가 연애·결혼·출산을 일정 부분 책임지는 '3대 공영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정부 부처로 '결혼부'를 신설해 미혼 남녀에게 다달이 20만원의 연애 수당을 지급하고, 결혼하는 신혼 부부에게 총 3억원에 이르는 자금 지원을, 아이를 낳으면 5,000만원의 출생 수당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미묘한 온도 차가 느껴집니다. 대중이 그를 단지 비웃지만은 않기 때문인데요. 오히려 재평가해야 한다며 그를 치켜세우는 목소리가까지 나옵니다. 허 대표가 과거 선거에서 들고 나온 공약들이 몇 년이 지난 뒤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실제 이슈가 되면서 그가 시대를 앞서 보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공약들이었지만, 10여년이 흘러 정치권이 그의 주장과 비슷한 내용을 정책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논의된 시기에 정치권에선 기본소득 문제로 치열한 논쟁을 벌였죠. 허 대표 역시 비슷한 시기에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꺼냈습니다. 그가 지난해 4·15총선 때 만든 당의 이름은 '국가혁명배당금당'입니다. 기업이 영업 이익을 내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것처럼 국가가 국민들에게 일정 금액을 배당하자는 정책을 만들겠다며 만들었습니다. 기본 소득과 같은 맥락이죠. 허 대표는 21대 총선이 달아오르기 전인 2019년 9월 '세 가지 150 정책'을 냈는데요. 국회 150석 확보, 배당금당 당비 납부 당원 150명으로 제한과 함께 전 국민에게 매달 15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허 대표와 같은 시기 창당해 국회로 들어온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기본소득 도입을 목표로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허 대표의 공약이 몇 년 뒤 제도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결혼과 연애,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 등 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담겨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허 대표가 이전에 제시한 공약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내놓은 것일까요, '아니면 말고'식으로 일단 표만 노리겠다는 포퓰리즘이었을까요. 허 대표가 선거 때 어떤 공약을 들고 나왔고, 정치권에선 실제 어떻게 다뤄졌는지 살펴보죠. 허 대표가 지난 총선이나 이번 보궐선거에 낸 공약들은 사실 15·17대 대선 때 본인이 내놓은 것들과 대동소이합니다. 두 번의 대선을 치르면서 만든 공약을 보면 산삼뉴딜정책과 출생 장려금 지급, 결혼수당 지급, 국회의원 정수 축소 등이 있습니다. 이번 3대 공영제는 과거 대선 때 내놓은 결혼 수당과 출생 장려금 지급을 조금 더 다듬고 보완한 것으로 볼 수 있죠. 그런데 놀랍게도 이 주장들은 10년 뒤쯤 정치권에선 논쟁을 벌였고, 어느새 현실이 됐습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18년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며, 대안으로 '출산주도성장론'을 주장했습니다. 출생 장려금으로 2,000만원을 주고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내용이었는데요.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허 대표가 17대 대선 때 제시한 출생 수당과 비슷합니다. 성장 과정에 들어가는 돈을 국가가 지원하자는 내용 역시 허 대표의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당시 발언으로 "여성을 인간이 아닌 아이를 낳는 출산 기계로 생각하느냐"며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에선 김 전 원내대표에 앞서 더 큰 금액을 제시한 인사도 있었죠. 2017년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선 2018년도 예산안을 논의했는데요. 예결위원이었던 김기선 전 한국당 의원이 이 자리에서 아동수당을 줄 바에 차라리 통 크게 출생 영아 1인당 1억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했죠.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 말을 듣고 "제가 잘 못 들었나요. 1억원을 주자고 그러셨나요"라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는 최대 5,150만원에 이르는 출생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는데요. 이상천 제천시장은 이달 초 출생 장려를 위해 충북 제천시에서 아이 세 명을 낳을 경우 은행 대출 5,150만원까지 탕감해 주는 지원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시장은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출생 장려 정책은 2016년부터 썼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더 임팩트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습니다. 허 대표가 2007년에 주장했던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역시 5년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제안으로 정치권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당시 무소속으로 대선을 뛰었던 안 후보는 2012년 10월 23일 한 대학 강연에서 정치개혁 방안으로 국회의원 정원 100명 축소와 정당 국고보조금 축소를 제안했습니다. 다만 현실성이 떨어지고 정치 개혁을 외쳤던 학자와 시민단체의 의견과 정반대의 주장을 펼쳐 오히려 뭇매를 맞았습니다. 허 대표가 말했을 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제도 정치권에서 인지도 높은 정치인이 말하면 논쟁으로 이어졌죠. 10여년 전 허 대표가 제시한 내용 중 일부는 세월이 흘러 현실이 되다 보니 대중은 신기하게 바라보게 되고요. 일부는 이를 '허경영 현상'이란 말까지 붙여 해석을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허 대표의 주장이 시간이 지나 실현됐다고 해서 이에 의미를 두거나 그의 주장을 비판없이 다루는 것에 경계합니다. 자칫 정치 혐오나 불신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허 대표는 대부분 재원 조달 방안이나 구체적 실현 계획에서는 설명이 부족한 채 여론 환기용으로 '툭' 던지는 경우가 많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모든 정책은 해당 시기는 물론 앞뒤 흐름, 사회 상황까지 고려해 다뤄지게 된다"며 "돈을 나눠주는 것도 시기와 상황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허 대표가 제시한 내용 중에는) 국내는 아니지만 다른 나라도 시행하는 정책들도 있다"면서 "허 대표의 전리품이 아니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설 교수는 그러면서 "민주주의에서 하나의 정책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보면 사회·경제적 조건과 국민의 요구가 맞물려야 하며 이해 관계자 사이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결정된다"며 "(허 대표의 주장을) 비판없이 그대로 다루면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게 되고 민주주의 자체를 허무주의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과 교수는 "특이한 발언을 하게 되니 대중이 단순하게 호기심을 갖는 정도"라며 "배당금당은 지난 총선 때 가장 많은 후보를 냈지만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지 못했다는 점도 대중이 그(허경영)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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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고졸 신화' 김동연, 여야 러브콜 왜 마다할까

2021.01.23 20:00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그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은 해프닝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가 낸 입장문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의미심장한 표현이 담겨 있는데요.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이번 선거 출마설에 대한 입장문을 보시죠. 단순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지 않겠습니다'가 아닙니다. 서울시장 불출마가 자신이 전할 메시지였다면 이 얘기만 하면 되는데 설명이 길죠. 정치권에서 내는 불출마 입장문 문법에도 많이 비켜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인지, 이 시대에 필요한 정치적 역량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자신의 철학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정치 전문가는 이에 대해 "김 전 부총리가 앞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즉 2022년 3월 차기 대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죠. 김 전 부총리는 입장문을 내며 'DY'란 영문 이니셜을 박았는데요. 물론 그는 부총리 시절부터 페이스북에 글을 쓸 때마다 마무리에는 늘 DY를 썼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하겠다고 여운을 남긴 그가 유력 정치인이 쓰는 영문 이니셜을 쓴다는 게 독특합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 역시 "그냥 가볍게 볼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아직 실전 정치 무대에 선 적 없는 김 전 부총리가 대뜸 정치, 더 나아가 차기 대선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에게 보내는 러브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선거 때마다 정당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출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는데요. 지난해 21대 총선 때 김 전 부총리의 출마설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 전 부총리가 충청도나 세종시에 출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공천권을 행사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대놓고 "김 전 부총리에게 입당을 타진했지만 그가 고사했다"고 말했었죠. 이는 김 전 부총리가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어느 쪽 사람인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는 경계선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의 독특한 이력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관료 출신이기에 가능했지만,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네 번이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큰 그림을 짰던 인물입니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타를 잡은 사람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맡았던 것은 물론 박근혜 정부에선 첫 번째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국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명박·노무현 정부에서도 국정의 기틀을 잡았는데요. 이명박 정부에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청와대 경제수석실 비서관으로 근무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노무현 정부에선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과 재정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하며 정부 중장기 정책인 '비전 2030'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여야가 서로 김 전 부총리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진보와 보수 어디에도 걸칠 수 있다는 점 때문만 일까요. 그의 독특한 캐릭터가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입니다.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 출신으로, 2007년 화제의 키워드였던 '88만원 세대'는 물론 2010년대 '수저 계급론'을 논했던 젊은층을 끌어 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주대 총장도 지냈습니다. 동시에 성공 신화 스토리를 만들어 낸 그의 성장 배경은 중장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죠. 김 전 부총리는 열한 살 때 부친을 여의고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았을 정도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빨리 돈을 벌기 위해 덕수상고에 진학했죠. 상고를 나온 뒤 한국신탁은행에 입사해 야간대학인 국제대(현 서경대)에 다니며 입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동시에 합격했습니다. 흙수저·고졸 신화를 쓴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했죠. 김 전 부총리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동향입니다. 반 전 총리 이후 맥이 끊긴 충청 대망론을 이을 수 있다는 희망도 있죠. 지난 총선 때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권에서 출마해 정치를 하라는 요구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죠. ①가난을 딛고 이겨낸 성공 스토리, ②진보와 보수, 중도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정치적 포지션, ③충청이란 지역적 특색까지 대선 주자급 이력을 연상하게 합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의 이런 세 가지 특징은 대중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매력적인 요소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대표는 "연고가 충북이고 보수 정권에서 청와대에 발탁된 점, 진보 정권에선 기재부 장관을 지냈고 대학 총장 출신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했던 점이 유권자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김 전 부총리가 정치할 뜻이 없었다면 정치권이 숱하게 김 전 부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통'이란 점도 김 전 부총리의 큰 무기입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김 전 부총리는 경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란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며 "모든 정치인이 경제를 잘 다룰 수 있다고 어필하지만 실제 그 전문성을 보유한 인사는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차기 대선 국면에선 경제 문제가 중심 축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경제 정책을 지휘해 본 건 김 전 부총리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정치권에 뛰어든다는 점을 전제로 할 경우 중도에서 자신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건 그가 가진 장점으로 보입니다. 여권 내 유력 대선 주자로 불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갖지 못한 김 전 부총리의 무기라고 볼 수 있죠.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를 줄곧 비판해 온 야권 지지층은 물론 현 정부실책에 실망한 중도층을 모두 포섭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권력이 어느 때보다 센 정권 초기 청와대에 각을 세웠던 점, 현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인사로 비치기 때문입니다. 김 전 부총리는 경제부총리 시절 '김&장' 중 하나로 불렸는데요. 김은 김 전 부총리, 장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주중 대사를 뜻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두고 두 사람이 사사건건 부딪히며 청와대-기재부 갈등설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당시 얼마나 세게 청와대에 반기를 들었는지 살펴 볼까요. 최 교수는 "김 전 부총리는 여당, 야당 관계 없이 기득권에 치우치지 않고 소신 있는 발언을 많이 해 왔다"며 "이재명 지사가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자 정부와 대통령을 의식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각을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과 같은 이유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검찰 개혁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하며 정부에 반기를 들자 야권 지지층과 중도층이 윤 총장을 지지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당 원내대표를 지냈을 때 유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배신의 정치'란 낙인이 찍혔는데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유 전 의원은 이 때문에 단숨에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현 정부에 날을 세우면서 자신의 신념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였기에 기존 대선 주자들과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윤 총장이 갖지 못한 행정력과 간접적으로 국정 운영에 참여한 경험 역시 김 전 부총리의 장점이죠. 하지만 관료 출신이란 한계는 김 전 부총리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과거 고건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총장이 대권에 뛰어들었다가 쓴맛을 봤죠. 정치권의 혹독한 검증 관문을 넘지 못했습니다. 관료 출신은 행정력을 갖췄다는 게 장점이지만, 대중에게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소통 능력은 아무래도 정치인보다 떨어지기 마련이죠. 게다가 온갖 비방과 설전이 오가는 대선 무대는 엄청난 맷집을 요구하는데, 약한 맷집은 관료 출신의 한계입니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고 전 총리와 반 전 총장과는 다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 교수는 "고 전 총리는 지지율이 오른 뒤 정부에 반기를 들었고, 반 전 총장도 '유엔 사무총장' 타이틀로 지지율이 오르자 정치적 견해를 밝히기 시작했다"며 "두 분은 대권 주자에 이름이 거론되기 전에는 소신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김 전 부총리는 부총리 재임 시절부터 신념을 굽히지 않은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각인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탄탄한 스토리와 다른 주자들이 갖지 못한 확실한 차별화를 가진 김 전 부총리는 정치권에서도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가 세력화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합니다. 최 교수는 "반 전 총장은 중도도 보수도 아닌 모호한 발언을 계속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선거 국면이 전개될수록 정치적 포지션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줄 수 있는 세력이 얼마나 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 간 진영 싸움이 팽팽한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김 전 부총리가 빈틈을 노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윤 센터장은 "대선 때마다 제3지대 수요는 늘 존재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붙었던 2012년 대선 때는 확고한 진영 대결이었다"며 "진보의 정권 유지와 보수의 정부 심판이 강하게 형성된 상황이라 기존 세력과 진영은 계속 뭉치려고 해 제3지대가 제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실제 정치판에 뛰어들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 여러 행보를 보였지만, 유독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며 현안에 대해서도 말을 아껴왔기에 어떤 정치적 포지션을 취할지 궁금증이 커집니다. 김 전 부총리가 2018년 12월 10일 세종시를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남긴 말이 있습니다. 그는 '야당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였다"고 짧게 답했는데요. 초대 부총리였던 만큼 문재인 정부의 철학을 이을지, 반대로 확실하게 거리를 둘지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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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고졸 신화' 김동연, 여야 러브콜 왜 마다할까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그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은 해프닝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가 낸 입장문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의미심장한 표현이 담겨 있는데요.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이번 선거 출마설에 대한 입장문을 보시죠. 단순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지 않겠습니다'가 아닙니다. 서울시장 불출마가 자신이 전할 메시지였다면 이 얘기만 하면 되는데 설명이 길죠. 정치권에서 내는 불출마 입장문 문법에도 많이 비켜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인지, 이 시대에 필요한 정치적 역량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자신의 철학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정치 전문가는 이에 대해 "김 전 부총리가 앞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즉 2022년 3월 차기 대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죠. 김 전 부총리는 입장문을 내며 'DY'란 영문 이니셜을 박았는데요. 물론 그는 부총리 시절부터 페이스북에 글을 쓸 때마다 마무리에는 늘 DY를 썼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하겠다고 여운을 남긴 그가 유력 정치인이 쓰는 영문 이니셜을 쓴다는 게 독특합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 역시 "그냥 가볍게 볼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아직 실전 정치 무대에 선 적 없는 김 전 부총리가 대뜸 정치, 더 나아가 차기 대선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에게 보내는 러브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선거 때마다 정당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출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는데요. 지난해 21대 총선 때 김 전 부총리의 출마설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 전 부총리가 충청도나 세종시에 출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공천권을 행사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대놓고 "김 전 부총리에게 입당을 타진했지만 그가 고사했다"고 말했었죠. 이는 김 전 부총리가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어느 쪽 사람인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는 경계선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의 독특한 이력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관료 출신이기에 가능했지만,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네 번이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큰 그림을 짰던 인물입니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타를 잡은 사람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맡았던 것은 물론 박근혜 정부에선 첫 번째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국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명박·노무현 정부에서도 국정의 기틀을 잡았는데요. 이명박 정부에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청와대 경제수석실 비서관으로 근무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노무현 정부에선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과 재정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하며 정부 중장기 정책인 '비전 2030'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여야가 서로 김 전 부총리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진보와 보수 어디에도 걸칠 수 있다는 점 때문만 일까요. 그의 독특한 캐릭터가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입니다.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 출신으로, 2007년 화제의 키워드였던 '88만원 세대'는 물론 2010년대 '수저 계급론'을 논했던 젊은층을 끌어 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주대 총장도 지냈습니다. 동시에 성공 신화 스토리를 만들어 낸 그의 성장 배경은 중장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죠. 김 전 부총리는 열한 살 때 부친을 여의고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았을 정도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빨리 돈을 벌기 위해 덕수상고에 진학했죠. 상고를 나온 뒤 한국신탁은행에 입사해 야간대학인 국제대(현 서경대)에 다니며 입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동시에 합격했습니다. 흙수저·고졸 신화를 쓴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했죠. 김 전 부총리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동향입니다. 반 전 총리 이후 맥이 끊긴 충청 대망론을 이을 수 있다는 희망도 있죠. 지난 총선 때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권에서 출마해 정치를 하라는 요구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죠. ①가난을 딛고 이겨낸 성공 스토리, ②진보와 보수, 중도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정치적 포지션, ③충청이란 지역적 특색까지 대선 주자급 이력을 연상하게 합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의 이런 세 가지 특징은 대중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매력적인 요소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대표는 "연고가 충북이고 보수 정권에서 청와대에 발탁된 점, 진보 정권에선 기재부 장관을 지냈고 대학 총장 출신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했던 점이 유권자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김 전 부총리가 정치할 뜻이 없었다면 정치권이 숱하게 김 전 부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통'이란 점도 김 전 부총리의 큰 무기입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김 전 부총리는 경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란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며 "모든 정치인이 경제를 잘 다룰 수 있다고 어필하지만 실제 그 전문성을 보유한 인사는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차기 대선 국면에선 경제 문제가 중심 축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경제 정책을 지휘해 본 건 김 전 부총리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정치권에 뛰어든다는 점을 전제로 할 경우 중도에서 자신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건 그가 가진 장점으로 보입니다. 여권 내 유력 대선 주자로 불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갖지 못한 김 전 부총리의 무기라고 볼 수 있죠.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를 줄곧 비판해 온 야권 지지층은 물론 현 정부실책에 실망한 중도층을 모두 포섭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권력이 어느 때보다 센 정권 초기 청와대에 각을 세웠던 점, 현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인사로 비치기 때문입니다. 김 전 부총리는 경제부총리 시절 '김&장' 중 하나로 불렸는데요. 김은 김 전 부총리, 장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주중 대사를 뜻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두고 두 사람이 사사건건 부딪히며 청와대-기재부 갈등설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당시 얼마나 세게 청와대에 반기를 들었는지 살펴 볼까요. 최 교수는 "김 전 부총리는 여당, 야당 관계 없이 기득권에 치우치지 않고 소신 있는 발언을 많이 해 왔다"며 "이재명 지사가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자 정부와 대통령을 의식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각을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과 같은 이유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검찰 개혁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하며 정부에 반기를 들자 야권 지지층과 중도층이 윤 총장을 지지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당 원내대표를 지냈을 때 유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배신의 정치'란 낙인이 찍혔는데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유 전 의원은 이 때문에 단숨에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현 정부에 날을 세우면서 자신의 신념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였기에 기존 대선 주자들과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윤 총장이 갖지 못한 행정력과 간접적으로 국정 운영에 참여한 경험 역시 김 전 부총리의 장점이죠. 하지만 관료 출신이란 한계는 김 전 부총리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과거 고건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총장이 대권에 뛰어들었다가 쓴맛을 봤죠. 정치권의 혹독한 검증 관문을 넘지 못했습니다. 관료 출신은 행정력을 갖췄다는 게 장점이지만, 대중에게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소통 능력은 아무래도 정치인보다 떨어지기 마련이죠. 게다가 온갖 비방과 설전이 오가는 대선 무대는 엄청난 맷집을 요구하는데, 약한 맷집은 관료 출신의 한계입니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고 전 총리와 반 전 총장과는 다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 교수는 "고 전 총리는 지지율이 오른 뒤 정부에 반기를 들었고, 반 전 총장도 '유엔 사무총장' 타이틀로 지지율이 오르자 정치적 견해를 밝히기 시작했다"며 "두 분은 대권 주자에 이름이 거론되기 전에는 소신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김 전 부총리는 부총리 재임 시절부터 신념을 굽히지 않은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각인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탄탄한 스토리와 다른 주자들이 갖지 못한 확실한 차별화를 가진 김 전 부총리는 정치권에서도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가 세력화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합니다. 최 교수는 "반 전 총장은 중도도 보수도 아닌 모호한 발언을 계속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선거 국면이 전개될수록 정치적 포지션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줄 수 있는 세력이 얼마나 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 간 진영 싸움이 팽팽한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김 전 부총리가 빈틈을 노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윤 센터장은 "대선 때마다 제3지대 수요는 늘 존재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붙었던 2012년 대선 때는 확고한 진영 대결이었다"며 "진보의 정권 유지와 보수의 정부 심판이 강하게 형성된 상황이라 기존 세력과 진영은 계속 뭉치려고 해 제3지대가 제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가 실제 정치판에 뛰어들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 여러 행보를 보였지만, 유독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며 현안에 대해서도 말을 아껴왔기에 어떤 정치적 포지션을 취할지 궁금증이 커집니다. 김 전 부총리가 2018년 12월 10일 세종시를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남긴 말이 있습니다. 그는 '야당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였다"고 짧게 답했는데요. 초대 부총리였던 만큼 문재인 정부의 철학을 이을지, 반대로 확실하게 거리를 둘지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홍준표·김무성, 김종인 대신 안철수 편드는 이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문제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간 신경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으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김 위원장과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우위를 점하는 안 대표간 기싸움에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야권의 전직 대표급 인사들은 김 위원장을 비판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안 대표를 바라보는 김 위원장의 반응은 연일 시큰둥하다. 김 위원장은 22일 안 대표의 '경선결과 승복 서약' 제안에 "별로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안 대표가 제안한 '개방형 플랫폼' 경선에도 "반대라는 내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기 때문에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일단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한 뒤, 안 대표와 단일화를 생각해보겠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의 이런 태도에 정작 국민의힘 출신 전직 대표급 인사들은 안 대표를 편들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제1야당이 지도부까지 나서서 제2야당을 핍박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김 위원장이 "제1야당으로서 내년 대선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인의 의사에 무조건 따라갈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결국 될 사람을 밀어주는 형국이 될 것"이라며 "제1야당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제2야당 후보가 돼도 문재인 정권 심판론은 그대로 작동한 것"이라고 안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전날에는 김무성 국민의힘 전 의원도 나섰다. 그는 "우리 당이 벌써 오만에 빠졌다"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데 착각에 빠져 당 대표 자격이 있는 사람이 3자 구도 필승론을 얘기한다"며 김 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안 대표 편을 들면서 김 위원장을 압박하는 명분은 후보 단일화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가능성을 키워야 한다는 데 있다. 서울시장 보선이 차기 대선으로 향하는 중요 관문인데, 야권이 승리하지 못하면 보수 재건의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우리 당(국민의힘) 후보가 나온 후에 (안 대표가) 단일화를 안 하겠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주변에서는 홍 의원과 김 전 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의 견제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이날 "국민들은 보수정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길 기대하는데 '무조건 단일화'로 표만 쫓는 게 더 구태 정치가 아니냐"고 단일화를 명분으로 김 위원장을 압박하는 이들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당 내부에서는 당을 위한다는 이들이 오히려 김종인 흔들기를 통해 포스트 김종인 체제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차기 대선을 노리는 홍 의원의 경우, 김 위원장 체제에서 복당이 어려워지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다. 김 전 의원에 대해서도 당 안팎에서는 안 대표와의 물밑 교감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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