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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반등 가능성은

국민의힘 지지율 미스터리... 호재 풍년에도 안 오른다

2020.09.22 11:28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홍걸ㆍ윤미향ㆍ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비위 의혹과 전국민 통신비 지급을 둘러싼 논란 같은 여권의 악재가 연일 돌출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어쩐지 요지부동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9월 3주차(14일~18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오히려 전주보다 3.4%포인가 떨어진 29.3%를 기록했다. 30%대였던 지지율이 20%대로 주저앉은 것은 10주 만이다. 한국갤럽 조사도 추세는 비슷했다. 한국갤럽이 이달 15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떨어졌으나, 국민의힘 상승률은 1%포인트에 그쳤다. 오히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비중(33%)이 전주보다 4%포인트 늘어 4ㆍ15 총선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에 실망했지만 국민의힘도 못미더운 민심이 중간 지대를 떠돌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추이는 여당발 악재가 잇따를 때 야당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통상의 흐름을 거스른다. 국민의힘은 왜 ‘반사이익’도 챙기지 못하는 걸까. 민주당에 등 돌린 민심을 국민의힘이 흡수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우선 ‘인물 부재’가 꼽힌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두고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국민의힘의 '자칭' 대선주자들은 여전히 '제로(0)'에 수렴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힘 있는 대선주자는 정당의 간판이자 대권을 창출할 미래인데, 국민의힘은 간판도, 미래도 없는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이 ‘바라볼 사람’이 없으니 국민의힘에 관심이 모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지금은 여권 대선주자들이 야권과 싸우는 게 아니라 서로 경쟁하는 형국”이라며 “일부 국민의힘 초선들이 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당 전체가 주목을 받으려면 이제는 대선주자가 나와 줘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효과’가 그간 국민의힘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었지만,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것도 지지율 정체의 이유다.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 호남 구애 등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획한 외연 확장 노력의 충격파는 취임 100일을 지나면서 한계를 만났다. 국민의힘의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고 있을 때는 그들의 한 마디를 따라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며 "김 위원장은 본인의 중도개혁 노선과 당의 노선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이 자꾸 노출되면서 메시지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공정거래 3법을 둘러싼 갈등은 김 위원장의 위기다. 입법을 저지하려는 당 주류에 떠밀린다면, 김 위원장의 영향력은 급락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인 데서 원인을 찾는다. 국민의힘이 전략 부재로 화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 사건은 '조국 사태’보다 파급력이 크지 않은 사안인데도 잔뜩 힘을 쏟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추 장관 이슈는 ‘공정’에 관한 이슈란 점에서 조 전 장관 사태와 본질적으로 같아 기시감이 일기 때문에 그다지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라며 “여권의 불공정에 분노하는 이들은 이미 조 전 장관 사태 때 이탈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의혹 제기와 공세에 집중하는 야당의 전통적 전략이 한계에 이른 측면도 있다. 야당이 ‘스스로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의 실책에 기대서’ 오르는 지지율의 최대치가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이라는 뜻이다. 이 교수는 “’여당이 잘못하는 건 맞지만, 너희도 똑같지 않느냐’고 회의하는 민심을 국민의힘이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대안 세력으로서 국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ㆍ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어깨통증 참지마세요" 인공관절 수술할 수도

2020.09.22 04:40

회사원 박모(52)씨는 10년간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해 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배드민턴을 치고 난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외상을 입었던 적이 없는 박씨는 가벼운 통증이라 생각하여 파스를 붙이고 배드민턴 모임에 나갔을 때 ‘오십견인 것 같다’ ‘회전근개 파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고 통증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기 위해 대학병원 정형외과를 찾았다. 진료 결과,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아 봉합술을 받고 재활 치료 중이다. 이처럼 회전근개 파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3년 15만107명, 2014년 15만5,540명, 2015년 16만288명, 2017년 17만689명으로 점점 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어깨 질환 치료 전문가’ 천용민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천 교수는 “어깨 통증이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 등으로 버티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어깨가 아프다면 참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무엇인가. “어깨뼈 가운데 상완골두(상완골 위쪽 끝에 공처럼 둥글게 커진 부분)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라는 어깨 힘줄이 찢어진 것으로 말한다. 어깨 관절에서 회전근개란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극상근ㆍ극하근ㆍ견갑하근ㆍ소원근 등 4개의 힘줄을 말하는데, 어깨 관절의 회전 운동 및 안정성을 유지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4개의 힘줄 가운데 하나 이상 찢어져 팔과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의 하나다. 회전근개는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회전근개 병변은 노령이 아니어도 모든 연령층에서 증상과 파열 정도에 따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격렬한 운동이나 외상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 원인은 대부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퇴행성 변화 때문이다. 즉, 크게 다치지 않아도 중년 이후가 되면 회전근개가 파열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 증상은 어깨 삼각근 부위의 통증이 가장 흔하고, 무언가를 들어올릴 때 느낄 수 있는 근력 약화 등이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이 상당히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형외과를 찾은 사람 가운데 어깨 통증이 없어도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28.9%가 회전근개가 파열됐다는 연구도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나. “회전근개 파열은 초음파 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 부위가 넓어지고 회전근개 근육이 위축돼 치료하기 힘들어질 때가 많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전근개는 파열 크기가 작으면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상태를 지켜본다. 하지만 회전근개가 1㎝ 이상 파열되고 통증이 심해 팔을 들어 올릴 힘도 없다면 결국 파열된 부분을 봉합하는 ‘회전근개 봉합술’이라는 관절경 수술을 시행할 때가 많다. 그러나 개인차가 존재하기에 회전근개 파열 진행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시기와 방법을 정하게 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인공관절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동결견)을 혼동할 때가 많은데. “회전근개 파열은 앞서 언급했듯이 어깨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어깨 힘줄) 파열을 뜻한다. 반면 오십견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막이 굳어서 생기는 질환이다. 오십견의 경우 모든 방향으로 운동 범위가 크게 감소해 팔을 올리기 어렵고 통증이 어깨 전체에 일어나는 점에서 회전근개 파열과 차이가 난다. 또한 오십견의 경우 염증 완화 주사, 재활 치료 등으로 자연적으로 나을 수 있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 어렵다. 두 질환이 동시에 생기기도 하므로 오십견 치료를 받다 뒤늦게 회전근개 파열이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두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구분을 위해서는 어깨 관절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할 방법은 없나. “회전근개 파열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퇴행성 질환이어서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평소에 어깨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삼가고, 운동하기 전에 어깨를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에서 꾸준한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으로 유연한 관절 운동 범위와 근력을 유지해야 한다. 어깨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독감 백신 무료접종 중단

상온 노출된 독감 백신…'무료접종 중단'에 부모들 발 동동

2020.09.22 09:11

22일부터 예정됐던 18세 미만 어린이와 임신부에 대한 인플루엔자(백신) 무료 접종 일정이 전날 밤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백신 접종 대상 자녀를 둔 가정 등이 혼란에 빠졌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을 열고 예방접종이 중단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18세 미만 어린이 등에 대한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하루 전인 21일 오후 11시쯤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발견된 백신은 13∼18세 접종 물량이다. 독감 백신은 냉장 상태에서 운반돼야 하지만 일부 업체가 이송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청은 이 업체의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고, 문제가 발견된 백신이 실제 품질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검사를 의뢰했다. 식약처가 제품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해당 백신은 각 의료기관에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백신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백신이 전량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필요 물량을 조달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백신 효과는 접종 2주 뒤부터 나타나고,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11월까지는 접종을 마쳐야 하는 상황.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는 2018년에는 11월 16일, 작년에는 11월 15일 발령됐다. 접종 일정 지연은 폐기되는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수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정부도 독감과 코로나19의 동시 유행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올해 독감 예방접종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12세 이하 어린이뿐 아니라 학교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13~18세 청소년까지 무료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7%에 달한다. 보건당국의 갑작스러운 예방접종 중단에 자녀들에게 독감 백신을 맞히려던 부모들도 혼란에 빠졌다. 맞벌이를 하는 A(39)씨는 22일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 6세, 3세인 자녀들을 소아과에 데려가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할 예정이었다. 지난주 다른 예방접종을 위해 소아과에 방문했다가 의사가 “다음주에 꼭 다시 와서 독감 예방 접종을 하라”고 안내한데다, 코로나19 유행 와중에 독감에 걸리기라도 할까 걱정돼 최대한 빨리 예방 접종을 시킬 생각이었다. A씨는 “맞벌이라 아이들이 매일 어린이집 긴급돌봄을 이용한다”며 “단체생활을 하고 있어 독감같은 감염병에 더 민감한데, 갑자기 중단된데다 언제 맞힐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너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에도 불안을 호소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어제 6개월 아기 독감 예방 접종을 맞히고 왔는데 너무 불안하다” “지난주에 아기 1차 독감 주사 맞혔는데 너무 찝찝하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질병청은 이번달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들에게 공급된 백신은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반응이 신고 된 사례는 없으나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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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박덕흠 의혹, 국민의힘이 적극 규명하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국토위 위원으로서의 권한을 이용해 일가가 소유한 건설회사가 관급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의혹들은 이미 검찰에 고발돼 결국 위법성 여부는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박 의원 의혹은 국회의원 업무가 직접 연관된 공직자 윤리의 문제다. 국민의힘이 이날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한 만큼 적극 의혹을 살펴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박 의원은 이날 여당과 언론이 제기한 의혹들을 “정치공세”이자 “억측”이라고 단언했다. 국토위 간사 선임 후 일가 회사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재임시 골프장을 고가 매입(횡령 혐의)한 의혹, 관급공사 수주 외에 지자체 등으로부터 거액 기술료를 받은 점 등은 이사회의 결정이거나, 정당한 기업활동이라고 해명했다. 이해충돌이라는 지적도 자신이 소유한 주식을 백지신탁했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진상규명 특위를 구성키로 한 것을 보면 여론이 심상치 않음을 자각한 듯하다. 하지만 당 중진들 사이에선 문제가 안 된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공직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보는 냉소가 번져왔는데, 이제는 그런 냉소도 익숙한 모양이다. 박 의원이 국토위 활동 당시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신기술을 활용토록 촉구하고, 건설사 입찰비리 3진 아웃 법안을 완화하도록 하는 등 건설업자의 이해를 충실히 반영한 의정활동을 해왔다는 점은 심각하게 돌아봐야 할 문제다. 애초에 그를 국토위에 배정해 이해충돌 소지를 준 것부터 문제였다. 총선 이후 당 쇄신에 대한 평가는, 이번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특위의 조사와 당 윤리위의 조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법은 아니라며 어영부영 넘어가는 식으로는 당 쇄신으로 오른 지지율을 깎아먹는 것은 물론, 추미애 장관과 함께 추락하는 더불어민주당 꼴이 될 수 있다.
칼럼
구도심 삶의 질 개선하라 구도심 주택가 4층 건물에 살고 있다 보니, 다른 집 옥상을 자주 마주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옥상은 버려져 있었다. 흡연자나 빨래를 널러 올라오는 주민뿐이었다. 그러나 요즘 옥상에선 다양한 활동이 벌어진다. 이른 아침부터 식물에 물을 주는 아주머니, 운동장처럼 거니는 할머니, 캠핑을 즐기려 텐트 치는 아버지와 아들 등 남녀노소가 모두 등장한다. 따가운 햇볕을 가리기 위한 접이식 천막, 운동기구, 놀이기구의 일종인 트램펄린ㆍ미끄럼틀ㆍ튜브형 수영장 등도 설치된다. 주변에 공원이 없어서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외출이 사실상 막히며 벌어진 현상이다. 지금의 옥상은 코로나19를 피할 휴식처론 부족하다. 오래된 빌라 옥상은 난간조차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추락 위험마저 있다. 신축 빌라도 옥상 바닥에 별다른 보강 없이 녹색방수 페인트만 발라놓아, 많은 주민이 몰리면 아랫집 피해가 우려된다. 이처럼 빌라에서 유일한 쉴 곳이 옥상이 된 이유는, 주택법에서 30세대 미만 공동주택에 부대ㆍ복리시설을 설치할 의무를 두지 않고 있어서다. 이 점을 노린 건축업자들은 29세대로 쪼개 신축하는 꼼수를 부린다. 코로나19 시대엔 마당처럼 활용될 수 있는 외부 발코니조차 분양 평수에는 포함이 안 되다 보니 업자들이 배제하는 일이 많다. 주민 삶의 질과 관련된 부분인데도 정부나 지자체에선 개선 의지조차 없다. 이런 구도심 주민 삶의 질은 매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놀이터, 공원 등 편의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거 공원 역할을 했던 학교 운동장마저 닫혔다. 집 앞 도로는 주차된 차량과 배달 오토바이가 장악하고 있어 아이들을 내놓기 무섭다. 집 앞에 내놓는 쓰레기봉투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거리 곳곳에 나뒹군다. 아파트처럼 공동 쓰레기장이 없어 벌어진 현상이긴 하지만 1990년대 만들어진 쓰레기종량제의 부작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하늘도 빼앗겼다. 전기선과 인터넷선이 아파트처럼 지중화돼 있지 않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가을 푸른 하늘조차 마음에 담기 어렵다. 구도심 삶의 질 저하는 결국 정부가 가구수 늘리기에만 주력한 폐해다. 기존 주거공간은 재개발ㆍ재건축 대상으로만 보고 방치한 채 사실상 아파트 물량 늘리기에만 힘을 쏟아 왔다. 집값 상승을 막겠다며 최근 내놓은 정책도 3기 신도시 조성뿐이었다. 아파트 공급수만 늘리는 토건시대 개발 방식에서 못 벗어난 행태다. 구도심 빌라촌에 대한 기본적인 환경 개선만 이뤄져도 아파트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구도심은 기본적인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는 만큼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투자 시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는 일부 지역에만 예산을 집중해 뿌리고 있다. 주민이 실제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치적 쌓기를 위한 정책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투기를 떠나 거주환경을 우선시 하는 국민은 삶의 질만 확보된다면 굳이 비싼 고층 아파트를 고집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질 전망인 만큼, 지자체ㆍ정부는 보다 세심한 주택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초비상

'KF 마스크 쓰고 2m 거리두면'
종교 집회 허용해야 한다는 법원

법원이 KF 마스크 착용과 2m 이상 거리 두기 등을 조건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불허한 종교단체의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방역수칙 준수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적다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인데, 해당 지자체는 다른 집회 신고가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22일 법원과 경기 부천시에 따르면 인천지법 행정1-2부(부장 이종환)는 부천시와 부천원미경찰서가 한 옥외 집회 금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부천기독교총연합회가 낸 집행 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부천기독교총연합회는 앞서 이달 21일 부천시의회 앞에서 '부천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부천시와 경찰은 각각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공공의 안녕ㆍ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며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앞서 부천시는 지난달 21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0인 이상이 모이는 옥외 집회를 급지하는 집회 제한 고시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방역수칙을 엄격히 준수하고, 일정 시간 집회를 마친 후 행진 없이 곧바로 해산한다면, 집회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고 보인다"며 조건부로 집회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집회 허용 범위를 밝혔는데, 집회 시간(오전 9~11시)과 장소(부천시의회 앞 인도 120m 구간), 참석자 규모(99명 이내), 6가지의 집회 조건이었다. 집회 조건은 △체온 측정과 참석자 명부 작성, 손 소독제 사용 후 집회 장소 입장 허용 △집회 참석자는 모두 K94 마스크 착용 △참석자 명부 2개월간 보관 △참석자용 의자를 2m 이상 거리 두어 배치하고 집회 시간 동안 착석 △집회 종료 후 곧바로 해산 △방역당국과 경찰 조치에 협조 등이다.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가 갖는 헌법적 가치와 감염병 예방법을 통해 달성하려는 국민보건 확보라는 공익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자체장은 시의적절하게 집회의 규모 등을 제한할 수 있는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제한 조치는 감염병 확산 우려가 있음이 객관적 근거 등에 의해 분명하게 예상될 때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부천시장이 발령한 집회 제한 고시는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시 전 지역에서 10인 이상이 참여하는 옥외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인데, 집회 장소와 시간, 방법 등을 불문하고 제한 시점도 무제한이라고 정하고 있어 과도한 제한에 해당해 효력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 집회 장소 등을 개별적으로 살펴 필요한 최소한 범위 내에서만 집회의 개최를 제한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장덕천 부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는 집회 인원의 배가 넘는 인원이 출동해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무사히 넘겼다"며 "다른 집회 신고가 이어질 경우 방역당국이 다 감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소부장 국산화를 향해

3평 컨테이너에서 시작해 연 매출 2000억 버는 기업

2003년 8월, 광주시 북구의 한 차량등록사무소 공터에 면적 9.9㎡(3평)짜리 작은 컨테이너로 만든 사무실이 들어섰다. 출입문에는 '광(Optics)'과 '전자(Electronics)'의 앞 글자를 딴 '오이(OE)솔루션'이라는 명패가 걸렸다. 광통신부품 제조,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오이솔루션의 첫 시작은 이렇듯 볼품없었다. 당시는 2000년 초반 불어 닥친 '닷컴버블'로 전 세계 통신 산업이 붕괴한 직후였다. "지금 광통신 회사를 차리는 건 망하는 길"이라는 주변의 만류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오이솔루션의 창립멤버 8명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전원이 삼성전자와 미국 벨연구소 출신 전문 엔지니어인 이들은 조만간 초고속 인터넷 시대가 도래해 광통신 부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 확신했다. 창립멤버 중 한 명인 박용관(69) 오이솔루션 대표이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회사를 세웠다"면서도 "기술력만큼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박 대표 역시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벨연구소, 나노광학업체 나노옵토 등에서 일한 이 분야 전문가다. 13년이 지난 지금 오이솔루션은 연 매출 2,000억원, 시가총액 4,000억원에 400명 넘는 임직원이 일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2014년에는 광주 북구 첨단산업단지 내 2만4,842.50㎡(7,514평)의 대지에 번듯한 신사옥과 생산 공장을 지었다.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 시스코 등 국내외 주요 통신장비 기업이 오이솔루션의 고객사다. 오이솔루션의 주력 제품은 광트랜시버다. 광트랜시버는 트랜스미터(광송신기)와 리시버(수신기)의 합성어로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또 빛 신호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준다. 엄지손가락 정도의 작은 크기지만 유ㆍ무선 통신과 인터넷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오이솔루션은 2008년 세계 최초로 양방향 광트랜시버를 개발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반 광트랜시버는 수신, 송신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두 개의 광섬유 회선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통신사업자들은 연간 수천억원을 광섬유 회선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었다. 반면 오이솔루션이 개발한 양방향 광트랜시버는 수신, 송신 신호를 한 회선에 전송할 수 있어 통신사업자들의 회선 임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줬다. 시장 수요가 폭증했고, 오이솔루션은 창업 7년 만인 2010년에 처음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지난해 4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상용화에 성공하며 오이솔루션은 또 한 번 날개를 달았다. 4G보다 20배 빠른 5G의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고속, 고품질의 광트랜시버가 필수다. 오이솔루션은 이를 내다보고 수 년 전부터 초고속 광트랜시버 개발에 들어갔다. 한국의 통신사업자들이 다른 국가 통신사업자들과 경쟁을 하면서 5G 상용화 일정이 예정보다 1년이나 앞당겨지는 바람에 개발 막바지에는 '시간과의 싸움'에 애를 먹기도 했다. 박 대표는 "2017년과 18년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신제품 개발 투자와 양산에만 집중했다"며 "전쟁터에서 고지 점령에 모든 전투력을 투입하는 자세로 매달렸다"고 했다. 오이솔루션은 5G 상용화에 맞춰 10기가(초당 100억번 디지털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속도)와 25기가(초당 250억번) 광트랜시버 양산에 성공했고,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오이솔루션은 광트랜시버 제조를 넘어 레이저 소자 개발에 도전한다. 레이저 소자는 광트랜시버에 탑재되는 필수 부품으로 미국, 일본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레이저 소자의 국산화는 국가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박 대표는 "우리 힘으로 레이저 소자를 만들 수 있어야 광트랜시버 산업에서 독립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며 "개별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국산화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정부 차원의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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