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특별한 출근… 다문화 부부는 눈물을 흘렸다

입력
2022.01.09 15: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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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다문화 부부 100쌍 결혼식 올려
손 회장이 직접 주례 보고, 신혼여행 비용 지원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의 'ESG 경영' 인정받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아내는 TV에 결혼식 장면이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리곤 합니다. 그런 아내를 보면 제 가슴도 미어지지요. 아내에게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자고 약속한 지가 벌써 8년이 지났습니다. 부족한 살림에 그 약속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답니다. 저희 부부가 ‘우리웨딩데이'를 통해 결혼식을 할 수 있다면 삶의 희망을 다시 열 수 있는 희망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리핀 출신 아내를 둔 한국인 남편 A씨가 보낸 우리웨딩데이 신청 사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겐 매년 코사지(꽃 장식)를 하고 출근하는 특별한 날이 있다. 이날만큼은 손 회장도 금융그룹 ‘회장’이 아닌 결혼식 ‘주례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손 회장이 직접 주례를 서는 이 결혼식의 주인공은 필리핀·모코로·베트남·미얀마·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날아와 한국에 정착한 다문화 부부들이다.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개인적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위해 매년 ‘우리웨딩데이’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다. 다문화 가족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갖고 건강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우리금융그룹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 마련된 자연친화적 정원 '숨터' 에서 다문화부부를 위한 결혼식 ‘제10회 우리웨딩데이’를 개최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손태승 이사장(가운데)이 다문화 부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 마련된 자연친화적 정원 '숨터' 에서 다문화부부를 위한 결혼식 ‘제10회 우리웨딩데이’를 개최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손태승 이사장(가운데)이 다문화 부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2013년부터 시작된 ‘우리웨딩데이’를 통해 결혼식을 올린 다문화 부부는 벌써 100쌍에 이른다. 손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매년 신청사연·출신국가·소득수준·부양가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부 10쌍을 선정한다. 선정된 부부에게는 결혼식과 웨딩촬영은 물론, 신혼여행 등 일체의 비용을 지원한다.

손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결혼식에서 “서로 살아온 나라와 문화가 다른 두 사람이 ‘우리’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는 특별한 순간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웨딩데이 결혼식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 더욱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바란다”고 주례사를 했다. 결혼식을 올린 A씨 부부는 “마음 속에 있는 응어리가 풀린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금융권 최초' 다문화가족을 위한 공익재단 설립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우리금융그룹의 대표적 사회공헌 조직이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시절인 2012년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이 공동 출연한 200억 원으로 설립됐다. 금융권 최초의 다문화가족을 위한 공익재단이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대표적인 사업은 장학사업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장학 분야에 따라 학비는 물론 교재구입 및 자기개발비 등 학업 증진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통해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매년 400명가량의 학생을 선발하는데, 지난해에는 4,116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금융그룹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지난해 6월 서울시 강동구 소재 재한몽골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 대상으로 경제·금융교육을 진행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지난해 6월 서울시 강동구 소재 재한몽골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 대상으로 경제·금융교육을 진행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재단 설립 이후 총 10년간 장학금을 지원해온 결과, 총 누적 장학금 지급액은 45억 원에 이른다. 선발 인원도 4,669명에 달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는 영업이 힘들어진 소상공인 자녀에게도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아울러 예체능·어학·기술 등 재능을 보유한 다문화 자녀 20여 명도 매년 선발하고 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 이처럼 다문화 가구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손 회장의 전폭적 지지가 뒷받침됐다. 손 회장은 2011년 재단 구성을 위한 조직의 팀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재단이 설립된 이후에는 초대 사무국장으로 장학금 지원·우리웨딩데이 등 실무를 꾸려나갔다. 재단의 기틀을 잡는 데 손 회장의 손길을 안 거친 곳이 없는 만큼, 재단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ESG 경영 평가서 '국내 금융권 중 최고'

우리금융그룹의 ESG경영은 국내 금융권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우리금융그룹은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가 실시하는 ESG평가에서 종합 ‘AA등급’을 획득해 글로벌 금융산업권 내 ESG리더로 선정됐다. AA등급은 국내 금융권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점수를 받아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기후변화 위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선 지난해 7월 2050년까지 그룹 내부 및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중장기 ESG 목표인 ‘플랜 제로 100’을 대외적으로 선언했다. 더 나아가 그해 8월에는 국내 금융회사 중 최초로 ‘비즈니스 앰비션 포 1.5℃’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 캠페인은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 이내로 제한하자는 국제 협력으로, 현재 글로벌 기업 800여 곳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수준 높은 ESG경영 활동은 그룹 안에서 ESG 가치를 내재화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초 그룹의 경영계획에 'ESG경영 강화'를 핵심전략으로 선정해 ESG경영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더 나아가 이사회에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해 그룹 ESG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ESG 경영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금융의 환경·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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