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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항 안 하면 죽이라고… " 우크라이나, 북한군 영상 '살라미 공개' 여론전

입력
2025.01.15 18:31
수정
2025.01.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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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생포 북한군' 자료 세 번 걸쳐 공개
"러시아 진실 알려야... 북한군 최대한 활용"
'종전 의욕' 트럼프 재집권 앞 외교전도 '활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게시한 북한군 영상.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생포한 병사의 사진 및 영상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11, 12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로 공개했다. 젤렌스키 X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게시한 북한군 영상.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생포한 병사의 사진 및 영상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11, 12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로 공개했다. 젤렌스키 X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서 생포한 북한군 영상을 1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해당 군인은 다리에 부상을 입은 채 붙잡힌 20세 소총병.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병사 자료를 공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북한군 입을 통해 전장의 실태를 전하는 것이 러시아의 부당성과 잔혹성을 알리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관련 자료를 잘게 쪼개 공개함으로써 그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젤렌스키 '스무 살 소총병' 자료 사흘 걸쳐 게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포로로 잡힌 북한 병사들과 우크라이나 조사관 사이 소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생포한 북한군 2명 중 1명인 '스무 살 소총병'이 생포 경위, 교전 수칙 등에 대해 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4분 16초짜리 영상에서 이 병사는 한국 국가정보원 소속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통역하에 "부상당한 채 숲에 숨어 있었다" "(우크라이나군 생포 시) '집'과 '총'을 그려서 보여준 뒤 총을 고르면 죽이라는 (취지의) 교육을 받았다" 등의 진술을 내놨다.

젤렌스키 X에 해당 병사 관련 자료가 처음 게시된 건 11일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생포한 북한군 2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때 소총병과 함께 턱에 붕대를 두른 스물여섯 살 저격수 사진도 공개됐다. 다음 날에는 두 사람 신문 영상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훈련을 받는 줄 알았는데 러시아 도착 후 파병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14일에는 턱을 다쳐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저격수 대신 소총병 신문 영상만 올렸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포로의 전략적 가치를 우크라이나 이익을 위해 활용하겠다"(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는 입장이다. 병사에 대한 러시아의 부당한 대우 등을 국제사회에 전파하는 데 북한군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러시아가 이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전 세계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 파병 사실을 북한 및 러시아가 적극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생포된 북한군은 그 자체로 우크라이나에 '소중한 증거'이기도 하다. 북한군 관련 정보는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붙잡아두는 데도 효과적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회동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회동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러 "트럼프 '현실론' 환영"... 우크라, 우방국 지원 재확인

'조속한 종전'을 추진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이달 20일)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외교전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팀이 '(전쟁) 현장의 현실'을 언급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5분의 1가량을 차지한 현 상황에서 종전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당선자에 대해 "서방 지도자 중 처음으로 '동진하지 않겠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약속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했다"고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연일 우방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재확인하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14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계속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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