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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일본에 또 '뒤통수' 맞았다... 역사 '우롱'한 사도광산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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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이 24일 우리 측이 빠진 채 '반쪽'으로 열렸다. 일본 정부 참석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전력과 진정성이 부족한 추도사 내용이 걸림돌이었다.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외교부는 급기야 대표단 파견을 '보이콧'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결단'을 통해 한일관계를 본궤도에 올렸지만 가장 민감한 이슈인 역사문제에서 일본이 다시 뒤통수를 쳤다.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는 양국관계가 일본의 몽니에 삐걱대고 있다.
추도식은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진행됐다.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데 한국이 동의하면서 조건으로 내건 행사다. 하지만 일본 측은 추도사에 한반도 노동자를 언급했을 뿐 노역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노동자들에게 감사하는' 것으로 추도식의 성격을 바꿨다.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이 논란을 키웠다. 일본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인물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추도식 전날 급거 '불참'으로 돌아섰다.
외교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양보해왔지만 일본의 반응은 늘 시큰둥했다. 대표적으로 정부가 지난해 3월 국내 여론 반발을 무릅쓰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으로 제시한 '3자 변제'가 꼽힌다. 사실상 우리 측이 책임지겠다며 호응을 촉구했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 찼다. 남은 건 일본이 채워야 할 것"이라던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의 장담은 허언이 됐다.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 행사를 앞두고 일본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모두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 홀로 북 치고 장구 치는 모양새다.
갈등과 불신은 쉽게 잦아들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력을 두고 일본 외무성과 한국 외교부는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반성이 핵심인 사도광산 추도식의 성격을 흐리려는 일본의 '꼼수'가 반복된다면 우리 정부도 '통 큰' 양보를 지속하기 어렵다. 정부가 내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한일 신시대 공동선언'의 경우에도 양국 여론의 반감이 고조된다면 동력이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다만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는 외교적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쿠이나 정무관이 추도사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유감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해 양국 모두 사태가 더 악화하는 건 일단 경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도식 논란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역사문제와 관련해 좀 더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관계는 한국의 양보로 가능했던 것인데, 일본이 안이했다"며 "그동안 한일 양국이 회피했던 본질적 이슈인 역사문제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진지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료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제정세가 한국과 일본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 모두 협력 의지가 있는 만큼, 과거사 인식문제와 관련해 역사적 교훈으로 삼기 위한 역사공동위원회를 다시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회피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선 조태열 장관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당초 대통령실이 일본에 강하게 요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교부가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낼 순 없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역사문제와 관련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대일기조에 맹공을 퍼부었다. 황정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단순한 외교적 무능을 넘어 친일 매국 정부의 치밀한 계획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일본의 뻔뻔한 도발 앞에 윤석열 정부의 굴종외교 민낯이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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