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듣고 눈물 흘렸다는 '이 노래'...가요계 차트 역주행

악뮤 3집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한강 "노래 들으며 택시에서 눈물 흘려"
소설 '흰'에서 예명 따온 'HYNN'도 화제

지난해 11월 14일 열린 한강 작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모습. 뉴시스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가 한강이 과거에 언급한 노래가 차트에서 뒤늦게 역주행을 하고 있다. 남매 듀오 악뮤(AKMU)가 2019년 발매한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다.

13일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이 노래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10일부터 일간 차트에서 역주행을 시작했다. 10일에는 34위에 오른 데 이어, 11일자 차트에서는 27위를 차지했다. 악뮤가 정규앨범 3집 '항해'의 타이틀곡으로 노래를 내놓은지 5년 뒤인 현재, 신곡들을 줄줄이 제치고 차트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것.

이 노래가 갑작스레 역주행하거 있는 것은 한강이 2021년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언급한 일화가 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강은 당시 유튜브 '문학동네' 채널에 출연해 "초고 작성을 마치고 택시를 탔는데 이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면서 "'아는 노래고 유명한 노래지' 하고 듣는데 마지막 부분 가사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악뮤의 새 앨범 '항해'의 랙리스트. 타이틀곡은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강은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라는 가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다가 다 마르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나.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갑자기 막 사연 있는 사람처럼 택시에서 눈물이 흘렀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활동명이 'HYNN'(흰)인 가수 박혜원 역시 노벨 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화제를 모았다. 박혜원은 한강의 소설 '흰'을 읽고 '내가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만을 건넬게'라는 구절에서 감명을 받아 예명을 지었는데, 이 사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후 HYNN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강에게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한강 작가님은 시대를, 세상을 깊게 통찰하며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시는 존경스러운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작가님 작품에 영향을 받은 예명으로 활동 중인 작은 가수지만, 작가님의 작품을 향한 순수한 시선과 진심을 늘 배우며 음악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