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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고 싶은 한국문학"... 한강 작품에 푹~ 빠진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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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읽으신 분 있나요?"
독일 공영 남서독방송(SWR) 문학프로그램 진행자 겸 문학평론가인 카타리나 보르하르트의 질문에 관객들은 망설임이 없었다. 80석 규모의 객석에서 절반쯤 손을 번쩍 들었다.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에 대한 독일의 관심과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어진 독일 유명 배우 겸 번역가 도로시 크루거의 한강 작품 낭독. 이미 독일어로 번역돼 독자들에게 소개된 '채식주의자'와 '희랍어시간', 다음 달 출간을 앞둔 '작별하지 않는다'에 관객들은 숨 죽인 채 빠져들었다.
15일(현지시간) 저녁 독일 베를린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에는 보르하르트를 비롯, 독일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독점 출간하고 있는 아우프바우출판사 프리데리케 쉴바흐 편집장, 채식주의자 독일어판 출간을 담당했던 기획자 톰 뮐러가 참여했다. 롤프 마파엘 전 주한 독일대사 겸 현 독한협회장 등도 일찌감치 객석에 자리했다.
토론회의 초점은 "한강 작가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쉴바흐)는 채식주의자에 우선 맞춰졌다. 뮐러는 "2016년 채식주의자 영문판을 출간한 영국 출판인 겸 작가 맥스 포터의 '강력 추천'으로 채식주의자를 접했다가 순식간에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아우프바우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한강 작가 수상을 계기로 인기가 더욱 치솟아 현재 13판을 인쇄 중(13일 기준)이라고 한다. 쉴바흐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영혜(채식주의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성 인물)는 가부장적 사회가 부여한 모든 기대를 조용히 전복시키는데, 그 방식이 독특하고 놀랍다"고 평가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 작가의 작품이 갖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뮐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거대한 국가들'의 '강력한 권력자들'이 기능하는 세상에서 우리에게는 '과연 인간적인 것을 위한 공간은 어디에 남아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겨지는데 이것이 바로 한강 작가가 부여잡고 있는 주제"라며 "그렇기에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현재적"이라고 평가했다. 보르하르트는 채식주의자와 희랍어시간을 비교하며 "폭력과 소외를 다루는 채식주의자, 섬세한 사랑을 다루는 희랍어시간은 서로 상반된 듯하나 모두 인간적 관계의 연결이라는 주제로 환원된다"고 평가했다. 임상범 주독일대사는 "한강 작가의 최고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다음 작품을 매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높아지고 있던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더 높아지고 있다는 생생한 목소리도 나왔다. 쉴바흐는 "가부장적 구조를 경험한 여성들이 서술하는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뮐러는 "한국문학의 신선한 관점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고 있다"고 전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독일인 아니카(23)는 "채식주의자를 통해 한강 작가를 알게 되었고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 완전히 반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문학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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