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우크라이나 새 전략 공개 앞두고… 젤렌스키는 참모진 교체, 푸틴은 대화 메시지

입력
2024.09.06 16:26
수정
2024.09.06 16:56
구독

젤렌스키 "새 에너지 필요"... 전쟁 후 최대 개각
최근 대화 선 긋던 푸틴 "대화 거부한 적 없어"

조만간 '새로운 승리 전략'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우크라이나가 일단 전열 재정비에 들어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외무부 장관을 포함한 참모진을 개전(2022년 2월) 후 최대 폭으로 교체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견제하듯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양측의 물밑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키이우·블라디보스토크=EPA 타스통신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키이우·블라디보스토크=EPA 타스통신 연합뉴스


젤렌스키, 참모진 교체하며 "구체적 성과 내라"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포스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의회(베르코우나 라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명한 9명의 장관 후보를 승인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부 장관 후임으로 임명된 안드리 시비하 외무부 차관에 대한 주목도가 크다. 그는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대통령실에서 '정권 실세'인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 비서실장의 부관으로 일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개편 사유를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주(州) 일부를 점령하고, 미국 등 우방국을 향해 러시아 본토로 장거리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설득하는 등 중대한 국면에서 새 인물을 투입해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부 기관이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매우 구체적인 과제가 수십 개 있으며 올가을 동안 모든 사람은 각자의 위치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스스로도 장거리 무기 등 추가 지원 요청을 위해 6일 독일을 방문하고, 이달 말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승리를 위한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쪽 국경을 향해 배치된 다중 로켓 발사기가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쿠르스크=AP 연합뉴스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쪽 국경을 향해 배치된 다중 로켓 발사기가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쿠르스크=AP 연합뉴스


서방 지원 방해하려? 푸틴, '대화 의지' 강조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결코 거부한 적이 없다"며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전쟁 이후 푸틴이 협상 의사를 표명한 적은 많았지만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초 쿠르스크를 침공한 이후에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던 것을 고려하면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의 지원 요청에 대한 서방의 화답을 방해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견제구를 날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화를 통해 전쟁을 해소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서방의 전의를 희석하려 한다는 것이다. EEF에 참가한 중국, 인도 등 우방국을 염두에 둔 수사적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허 등을 전제로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라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관련 이슈태그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