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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에 지친 우크라이나인들… '영토 포기' 타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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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내에서 '전쟁 종식을 위해선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양도하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의 장기화로 국민 피로감이 극에 달한 데다, 서방의 지원 중단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의 평화협정 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지난 5, 6월 우크라이나 국민 3,0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2%가 '빠른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양도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해당 응답 비율이 10%에 그쳤다. NYT는 "전쟁이 2년 6개월간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태도도 달라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절대 영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에는 공식적인 '영토 포기' 권리가 없고, (영토 포기를 위해선) 국민들이 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 동의'를 전제로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넘길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서방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규모 축소 조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7일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액을 절반으로 삭감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승인했다. 특히 '최대 지원국' 미국에서 11월 대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친(親)러시아 발언'을 수차례 내놓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맹비난하며 "나는 전쟁을 빠르게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다만 전쟁이 끝날 조짐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7시간 넘게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습을 감행했지만, 해당 드론 89대를 모두 격추했다"며 "올해 들어 수도 키이우에 대한 가장 강력한 드론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CNN은 "개전 이후 러시아의 최대 규모 드론 공격"이라고 전했다.
장기전 대비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산 F-16 전투기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처음으로 인도됐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군력 무력화를 위해선 F-16 전투기가 130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지원을 호소해 왔다. 하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F-16 투입이 지금의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도 많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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