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무트 시청에 러시아 국기 꽂아" 주장…우크라 "변기에 깃발 올렸나"

입력
2023.04.03 20:48
수정
2023.04.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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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바그너 "법적인 점령"
우크라 동부군 "사실 아냐" 반박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은 3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중심지의 행정부 건물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에 게양할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 바흐무트=AFP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은 3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중심지의 행정부 건물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에 게양할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 바흐무트=AFP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가 수개월째 격전을 벌이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시 바흐무트 시청에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점령 선언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부인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 사령부 대변인 세르히 체레바티가 "러시아의 동부 점령은 아직 먼 일"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4월 2일 23시, 우리는 러시아 국기와 바그너 깃발을 바흐무트 행정 건물에 걸었다. 이제 바흐무트는 법적으로 우리의 것"이라고 주장한 데 따른 반박이다. 프리고진은 "이제 적(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서쪽에 몰려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체레바티 대변인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국기를 올린 곳이 어디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러시아군)은 어디 변기 위에 국기를 올린 모양"이라며 "아무 데나 그들의 걸레를 걸고 도시를 점령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두자"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어 "(바흐무트의) 행정부 건물 주변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그들은 법적인 의미에서 아무것도 함락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도 바그너의 주장을 "우스꽝스러운 가짜 뉴스"라고 했다.

3일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지역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의 방탄복이 파손된 전차 위에 걸려 있다. 바흐무트=로이터 연합뉴스

3일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지역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의 방탄복이 파손된 전차 위에 걸려 있다. 바흐무트=로이터 연합뉴스

바그너그룹은 그간 바흐무트를 북쪽, 동쪽, 남쪽 등 3면으로 에워싸며 압박해 왔다. 프리고진의 주장대로라면 러시아는 시내 중심가의 시청 등 행정부 건물을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바흐무트는 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바흐무트카강을 기준으로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뉘는데, 행정 중심가는 강 서쪽에 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바흐무트 동쪽 지역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밝힌 데 이어 바흐무트의 7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되찾으려 조만간 새로운 공세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독일이 지원하기로 한 레오파르트2 전차 등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의 무기가 도착하면 대규모 반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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