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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방어 강화"... '철수설'에 쐐기

입력
2023.03.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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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수뇌부, '바흐무트 방어' 만장일치 찬성"
군 동요 방지 의도도... 전투 격화 가능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 대해 "도시 방어를 계속하겠다"고 확인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수개월째 격전을 벌이는 요충지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급격히 수세에 몰리면서 '바흐무트 철수설'이 끊이지 않자,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물론, 승기를 잡은 러시아도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전투는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바흐무트 방어 강화, 군 수뇌부 만장일치 찬성"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군 참모부 정례 회의를 열고 '바흐무트 방어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의 주요 의제는 바흐무트 전황 평가 및 향후 전략 마련이었는데, 대통령실은 회의가 끝난 뒤 다음과 같이 공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령관들에게 바흐무트의 향후 전략을 물었다. 이후 참석자들은 '방어 작전을 계속하고, 이를 더 강화하자'고 합의했다."

같은 날 밤 연설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 태세 강화에 군 수뇌부가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총사령관에게 바흐무트에서 우리를 도울 적절한 병력을 찾도록 지시했다"고 재확인했다.

이러한 결정은 최근 며칠간 우크라이나군의 바흐무트 철수설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 공세가 거세지며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황급히 도시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우크라이나군은 전선을 다시 짜고 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도시 서쪽 외 세 방면을 포위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러시아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바흐무트 동쪽에 있는 T-34 전차 기념물에 러시아 국기를 꽂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탱크 안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바흐무트=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탱크 안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바흐무트=AP 연합뉴스


'방어 강화 방법' 찾겠다는 우크라군... 전투 격해지나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특히 '군 수뇌부의 만장일치 합의'를 강조한 건 '바흐무트 전략을 두고 수뇌부 내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략상 혼선이 있는 것처럼 비치면, 군 사기가 저하되거나 동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도시 사수 의지를 확인했음에도 불구, 철수설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바흐무트에서 일단은 후퇴하는 게 전체 전략상 유리할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가장 현명한 선택은 보다 방어하기 쉬운 위치로 철수하는 것"이라고 영국 BBC방송에 말했다. 또 다른 미 싱크탱크 CNA의 러시아 연구 책임자 마이클 코프만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를 방어해 러시아의 무기를 고갈시킨 건 좋은 성과였지만, 방어전이 계속되면 '더 중요한 작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썼다.

게다가 승기를 잡은 러시아는 이참에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에) 바그너가 없다면 전선은 러시아 국경까지 밀려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를 향해 탄약을 더 많이, 더 빨리 제공하라는 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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