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위 20% 자산 격차 64배, 역대 최대... 부동산이 벌렸다

입력
2022.12.07 14:00
수정
2022.12.08 15:5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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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8.4배보다 커져... 확대일로
집값 7.5%↑... 청년 1인가구 영향도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보유 자산 규모의 상위 20%, 하위 20% 가구 간 차이가 64배까지 벌어졌다. 10년 전 집계 시작 이후 최대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격차 확대의 핵심 배경이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3월 말 기준) 자산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은 각각 16억5,457만 원, 2,584만 원으로, 격차가 64.0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격차(58.4배)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인 데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다. 종전 기록은 2012년 62.4배였다.

최근 몇 년간 상ㆍ하위 20% 가구 간 자산 격차는 매년 커졌다. 박근혜 정부 막바지인 2017년 52.6배였던 두 계층 간 간극은 2018년 53.5배, 2019년 57.6배, 2020년 58.4배를 거쳐 지난해 수준까지 문재인 정부 기간 내내 확대일로였다.

간격이 커지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시장 호황인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지난해와 올해의 격차 급증은 부동산 자산 증감을 통해 명확히 설명된다. 상위 20%의 경우 자산이 1년 전보다 1억3,769만 원 늘었는데, 1억2,853만 원이 부동산 자산의 증가분이었다. 비중이 93.3%에 이른다. 반면 하위 20%는 거꾸로 지난해보다 자산이 13만 원 줄었고, 부동산 자산 감소폭이 36만 원이었다. 부동산 자산만 아니었으면 자산이 줄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갈수록 벌어지는 상·하위 20% 자산 격차

갈수록 벌어지는 상·하위 20% 자산 격차

득실은 부동산 보유 여부에서 판가름 났다. 부동산 보유 가구 비중이 5분위는 98.6%나 되지만, 1분위의 경우 10.1%에 불과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조사 시점인 지난해 3월과 올 3월 사이에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7.47% 상승했다.

하위 20% 가구 자산 감소에는 청년층 1인 가구 증가세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가구가 기준인 가계금융복지조사 특성상 자산이 적은 사회초년생이 취업 등을 이유로 독립하며 1분위에 편입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자산 불평등이 얼마나 심해졌는지는 통상 쓰이는 지표에도 나타난다. ‘순자산 지니계수’가 2012년(0.6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인 0.606을 기록했다. 값이 0과 1 사이인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더 높다는 뜻이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불평등도를 산출할 때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기준으로 삼는 게 일반적이지만, 부채를 지렛대로 자산 증식이 가능하고 자산이 많을수록 부채 역시 많아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계층 간 자산 비교로도 불평등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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