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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재확인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

입력
2022.11.24 18: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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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이미 0.75%p 벌어져
미국 12월 빅스텝 후 1.25%p로 확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부분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환율에 영향을 주는 한미 금리차는 이미 0.75%포인트 벌어진 상태에서 향후 금리차 확대는 불가피하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3일(현지시간) 11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만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위원들이 상당히 다수"였다.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금리 인상이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데 필요한 수준을 초과했을 수 있다"거나 "12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금융시스템 불안 또는 혼란 위험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그간 누적된 긴축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 경기침체도 언급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올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침체(recession)'라는 단어는 처음 등장했다"며 "연준은 내년 경기침체 확률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FOMC 의사록 공개로 12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봤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확인되며, 시장은 이미 빅스텝을 예상했었다. 이는 강달러 완화 기대로 이어져 24일 원·달러 환율을 24원이나 밀어내렸다. 이날 환율은 6거래일 만에 1,320원대를 회복한 1,328.2원에 마감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걱정스러운 점은 금리차 확대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이 내달 시장 전망대로 빅스텝을 밟더라도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크게 벌어지거나 벌어지는 속도가 빠르면 조절해야겠지만, 금리차가 벌어졌다고 해서 부정적인 영향이 기계적으로 따라오는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경제 상황과 금리차가 벌어진 이유에 따라 위험성은 달라진다"며 "금리차 외에도 중국 제로(0)코비드 정책 완화, 그에 따른 위안화 가치 변동 등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다양하다"고 부연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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