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은 윤석열이 어리석어서가 아니고 이것 때문에 실패했다"
12∙3 불법계엄 사태 전후로 윤석열 정권의 탄생부터 몰락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반혁명에 맞서 빛의 혁명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과제를 철학의 눈으로 짚은 책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이자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맡고 있는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를 동학혁명에서 3∙1운동,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촛불혁명에 이르는 시민의 혁명에 대한 반혁명이라 규정하며 윤석열 정권이 “1980년 당시 신군부 세력이 집권했던 국가로의 회귀를 꿈꾸었다”고 진단한다. 윤석열의 반혁명적 내란이 실패한 것은 그가 바보라서거나 준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부 명령의 타당성에 대해 고민하고 고심했던 군인과 경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저자는 윤석열 정권이 탄생 시점부터 보여온 여러 결정적 사건을 파헤치면서 그것이 어떻게 12∙3 계엄 사태와 연결되는지도 설명한다.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하지 않는 법률주의 국가 즉, 전체주의 국가를 시도했던 윤석열은 시민적 공론장이 아닌 자신을 섬기는 과시적 공론장에 취해 있었고, 그 결과 자유의 화신인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이를 자유에 반하는 반국가세력으로 간주해 이를 처단하려는 내란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나은 정치를 위한 제언도 덧붙인다. 저자는 기존 헌법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승자가 독식하고 중앙 권력이 독점하는 권력 구조를 개편하고 국민의 실제적 주권 행사를 보장하도록 권력 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의민주당의 우측 날개가 부러졌다면서 더 나은 정치를 위해선 이를 복원해야 한다고도 꼬집는다. 지난달 ‘매불쇼’에서 2030 남성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집회 참가를 독려하며 현장에 젊은 여성이 많다고 언급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저자는 책을 통해 반성한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