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윤 대통령, 이름·직업·주소 물어도 대답 안 했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12·3 불법계엄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체포·압송된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에서 이름을 묻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는 등 줄곧 묵비권을 행사했다.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체포에 응했을 뿐 공수처 수사는 위법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이날 오전 11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5동 건물의 338호 영상녹화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된 윤 대통령을 조사했다. 윤갑근 변호사가 윤 대통령 측 변호인 자격으로 입회했고,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김홍일 변호사와 송해은 변호사는 입회할 수 없어 다른 곳에 머물렀다. 윤 대통령 측 거부로 영상녹화는 진행되지 않았다. 오전엔 이재승 차장이, 오후엔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가 조사에 투입됐다.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모든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 차장은 윤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며 진술거부권 등 피의자 권리를 고지한 뒤 조사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름, 주소, 직업 등을 묻는 인정신문에도 묵묵부답했다. 인정신문은 피의자조사에서 조사 대상이 피의자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통상 진술거부권을 고지한 뒤 본격적인 문답에 들어가기 전에 진행된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5시간 40분간 조사하는 내내 공수처는 단 한마디의 답도 듣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공수처 수사는 인정할 수 없다"는 그간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윤 대통령 측은 8일 본보 통화에서 "체포되더라도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며 "체포 외에 다른 방안을 찾으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공수처가 폭력적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다쳤다는 소식을 대통령이 보고받았고, 젊은 경호처 직원들이 임무에 충실하고자 경찰과 대응할 경우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출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공수처가 실질적인 답변을 받아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봉쇄와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서버 반출 시도 등 국헌문란 행위를 지시한 혐의(내란 수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체포의 체 자도 꺼낸 적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구속기소된 군경 지휘부는 "윤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거나 '(계엄이)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답하지 않더라도 준비된 질문을 모두 소화할 방침이다. '묵묵부답' 조서라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선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체포영장 기간인 48시간 안에 (준비된 질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