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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꽃은 때맞춰 피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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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십 년 넘게 아파트 바깥쪽 베란다에서 잘 자라던 둥근잎꿩의비름과 넉줄고사리 화분 상태가 올겨울 들어 이상해졌다. 지난 한 주 동안의 한파보다 더 추웠던 겨울을 여러 해 겪으면서도 잘 견디더니 많은 잎을 떨구며 몸살을 앓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상록성이고, 춥거나 건조해지면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종류들이긴 하지만 여태 한 번도 이런 증상을 보인 적은 없었다. 약간의 코팅비료와 미지근한 물을 주고, 볕이 좀 더 잘 드는 쪽으로 옮겨 주었다.
한동안 계속된 폭설과 연이은 한파주의보로 많은 사람이 걱정했지만 큰 피해 없이 해제돼 다행이다. 추운 겨울에 내린 눈은 식물들, 특히 밀과 보리, 마늘처럼 지표면 근처에 새싹을 내고 겨울을 나는 작물들과 봄꽃 식물에는 건조 피해를 막아주고, 봄까지 휴면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길고 무더웠던 염천의 여름을 간신히 버텨낸 집 밖의 풀과 나무들이 다가올 봄에도 제때 싹을 내고 꽃을 피울 수 있을지 베란다 화분들을 보면서 걱정이 되고 궁금해졌다. 가을처럼 따뜻한 겨울이 잠시 계속되기는 했지만, 봄꽃 식물들이 휴면을 제대로 채비할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주말 한나절 회사 인근에 있는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을 둘러보았다. 전국 공사 현장에서 옮겨심은 자생종 식물들의 꽃을 계절 바뀜에 맞춰 제대로 보기에 좋은 곳이다. 조금 풀렸다고는 하지만 쌀쌀한 날씨에 눈이 쌓여서 얼어 있는 화단에서는 벌써 히어리와 납매, 풍년화와 영춘화가 꽃망울을 잔뜩 부풀리고 있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꽃이 피는 종들이긴 하지만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눈에 덮여 있어 볼 수는 없지만 한창 꽃대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을 땅속 복수초와 노루귀 꽃눈의 봄맞이 기운도 느낄 수 있다.
지난여름 장기간의 폭염과 가을철 자주 내린 비로 인해 제대로 된 결실은 어려웠겠지만 잠시 둘러본 바깥세상 식물들의 봄맞이 채비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요즘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조만간 남쪽에서부터 매화 소식도 들려올 것이다. 베란다 화분의 둥근잎꿩의비름과 넉줄고사리는 집사의 손길에 조만간 다시 생기 넘치는 잎들을 내겠지?
정상적인 생육과 수확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물계절의 경과가 필요한 농작물들이 여전히 걱정이긴 하지만 예상치 못한 봄철 이상기상만 없다면 봄꽃 식물들이 정상적으로 개화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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