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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북한군-우크라군 포로 맞교환 제안… 北군인 “여기서 살고 싶다”

입력
2025.01.13 08:15
수정
2025.01.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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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한글로 ‘김정은’ 언급… 북·러 군사 협력 비난
생포 북한군, 심문 영상서 “실전처럼 훈련 한다더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생포한 북한군 저격수(왼쪽 사진·26)와 소총수(20)의 모습. 현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모처에서 치료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생포한 북한군 저격수(왼쪽 사진·26)와 소총수(20)의 모습. 현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모처에서 치료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군에 생포된 북한군과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군을 맞교환하자고 12일(현지시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의는 영어·우크라이나어와 함께 한글로도 적혀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됐다.

“푸틴, 북한의 지원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한글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군인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글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려 하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을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더 많은 것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세계 어느 누구도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선 안 된다”고 썼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그(푸틴)는 북한의 군사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조롱했다.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 이탈리아 로마의 대통령 관저인 퀴리날궁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 이탈리아 로마의 대통령 관저인 퀴리날궁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방공호 숨어 있다가 붙잡혔다”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했다고 전날 밝힌 북한군 2명의 심문 장면 동영상도 젤렌스키 대통령 SNS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심문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사의 지원하에 이뤄졌다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밝혔다.

해당 영상에서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 있던 북한군은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아느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 등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는 물음에는 “훈련을 실전처럼 해 본다고 했어요”라고 답했다. 생포 전 상황에 대해선 “1월 3일 (전선에)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걸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 부상당하고 (잡혔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북한군은 잠시 머뭇거린 뒤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집에는 안 보내 주겠죠?” “(집에) 가라면 가는데…” 등 발언을 이어간 그는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겠느냐’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턱에 붕대를 감은 다른 북한 군인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북한에 있는 가족이 당신의 현재 위치를 아는가’라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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