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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현대차의 과감한 투자, 경제 활력 마중물 되길

입력
2025.01.11 00:10
19면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차가 올해 국내에서 24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이다. 오랜 내수 침체에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쳐 벼랑 끝에 몰린 한국 경제에 그나마 활력이 될 것이란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살얼음판이 지속되며 대부분 기업이 투자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 계획을 물은 조사에선 응답 기업의 68%가 투자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도 2년 10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 1975년 이후 최장기 부진에 빠졌다. 그만큼 기업 투자가 어려운 때 현대차의 과감한 행보는 꽁꽁 언 투자 심리를 녹이고, 또 다른 투자를 견인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이 먼저 곳간을 열어야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숨통이 트이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법이다.

기업 투자 확대는 대외적으로 한국 경제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걸 가장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증거란 점에서도 중요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를 한 달 만에 다시 만나야 할 정도로 국가 신인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외국인직접투자를 올해도 이어가려면 국내 기업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우리 기업도 투자하지 않는데 외국인 투자를 설득할 순 없는 노릇이다.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 권한대행을 만난 3대 신평사는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후폭풍을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기업은 공격적 투자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정치는 이런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적어도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내수와 민생도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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