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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거리에서도 명중'... 월드클래스 저격수는 왜 냉혈 암살범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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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탁월한 저격수다. 3㎞ 넘게 떨어진 거리에서도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변신술에 능하고 남다른 인내심을 갖췄다. 세밀하게 계획하고,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세계 최고라는 수식이 붙을 만도 하다. 그는 오직 돈에 따라 움직인다. 원하는 만큼 돈만 주면 누구든 암살한다. 의뢰가 잇따를 수밖에. 그는 자칭 자칼(에디 레드메인)이다.
자칼은 독일 언론계 거물 암살 임무를 마친다. 홀로 '작전'을 끝내고 유유히 사라지는 그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남는다. 영국비밀정보국(MI6)의 노련한 요원 비앙카(라샤나 린치)가 영상을 우연히 보고 단서를 잡는다. 그는 자칼이 영국 쪽 위험인물과 연루돼 있다고 확신한다. 비앙카는 상부 허락을 받고 자칼을 추적한다.
자칼은 새 사건 의뢰를 받는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정보기술(IT) 거물 암살 건이다. 성공하면 수천억 원을 받을 수 있다. 자칼은 의뢰인조차 반신반의하는 일을 기꺼이 수락한다. 비앙카는 자칼의 소재와 신원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뛴다.
자칼은 원래 엘리트 군인이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던 중 삶을 바꾸게 될 일을 겪었다. 가치관도, 국가에 대한 충성도 예전과 달라졌다. 다정하고 유머 감각 넘치던 그는 냉혈 암살범으로 변모했다. 자칼이 믿고 사랑하는 건 오직 가족뿐이다. 하지만 가족에게 자신의 진짜 직업을 밝힐 수 없다.
드라마는 세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진한다. 하나는 자칼이 어려움을 이겨내며 작전을 하나하나 실행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자칼을 쫓는 비앙카의 활약이 겹치고, 자칼의 과거와 사생활이 끼어든다. 자칼의 신출귀몰 행적, 총기 액션, 차량 추격 장면 등이 화면을 수시로 장식한다.
자칼은 좋은 사람은 아니었어도 나쁜 이는 전혀 아니었다. 그는 어쩌다 악인이 됐다. 자신과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절감하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인물이 됐을지 모른다.
자칼에게는 이념도 애국도 거추장스러운 수식에 불과하다. 자칼은 영국 작가 프레데릭 포사이스의 소설 '자칼의 날'(1971)에서 뻗어 나왔다. 소설 속 자칼은 프랑스 극우 단체 의뢰로 프랑스 대통령 샤를 드골(1890~1970) 암살을 시도한다. 이념이 자칼을 움직이게 한 배경이다. 드라마는 바뀐 시대상을 반영한다. 어느 누구도 이념이나 정치적 명분을 따르지 않는다. MI6 내부 감사 요원의 말은 상징적이다. "다들 돈이나 이성 문제 때문에 비리를 저지르죠." 자칼은 각자도생의 시대 21세기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소설 ‘자칼의 날’은 1973년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했다. 1997년에는 브루스 윌리스, 리처드 기어가 출연한 영화 ‘자칼’로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화 팬들이라면 드라마 제목만 봐도 눈길이 갈 만하다. 영국을 비롯해 헝가리, 크로아티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스페인, 독일 등을 가로지르며 이야기를 펼쳐낸다. 유럽 여러 지역의 풍광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제작비는 1억 파운드(약 1,818억 원)로 추정된다. 화면에서 돈 냄새가 물씬 풍긴다. 결말은 예상 밖이다.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4%, 시청자 77%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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