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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에 '팔레스타인 내부 갈등'도… 자치정부, '분쟁 보도' 알자지라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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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15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내부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친(親)서방 성향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대(對)이스라엘 무력 투쟁'을 추구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간 내분이다. 양측 충돌이 한 달째 계속되면서 급기야 PA가 "무장 세력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사무소를 폐쇄하기까지 했다. 그 밑바닥에는 가자 전쟁 종전 이후 팔레스타인 통치권을 둘러싼 다툼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PA가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에 따르면, PA 장관위원회는 이날 서안지구 내 알자지라 관련 활동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알자지라 방송 송출과 기자들의 취재·보도 등이 모두 중단됐다. PA 임시 행정수도인 서안 라말라의 알자지라 사무소 직원들도 "업무정지 명령을 받았다"고 AFP통신에 확인했다.
발단은 지난달 초 서안지구 제닌에서 활동하던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에 대한 PA 측의 무력 진압이다. 하마스 연계 단체인 이른바 '제닌대대'가 반(反)이스라엘 폭력 소요를 일으키자, PA 보안군은 '치안 유지'를 명분으로 그들을 공격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2일 "PA 보안군이 14세 소년 등 팔레스타인인 최소 13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내부 갈등이 처음은 아니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체결한 오슬로협정에 따라 설립된 PA는 하마스 등 무장 세력과 끊임없이 부딪혔다. 하마스는 PA를 '서방 추종 변절자'라고 비난하고, PA는 '무력 투쟁이 더 큰 폭력을 부른다'며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취해 왔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2007년 PA 측과 약 900명의 사상자를 낳은 내전도 치렀다.
PA의 이번 알자지라 폐쇄 조치도 결국 '팔레스타인 내분'의 연장선상에 있다. 알자지라는 지난달 30일 "PA의 최근 '제닌대대' 공격은 미국·이스라엘의 호의를 얻으려는 것"이라며 "팔레스타인보다 이스라엘 이익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PA가 서안 지구 치안 유지 필요성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서방으로부터 전후 가자지구 통치권을 인정받기 위해 동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작년 11월 기준 팔레스타인인의 PA 지지율은 29%(아랍세계연구개발 여론조사)에 불과하다.
팔레스타인 내분은 단기간에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의 알자지라 보도는 'PA는 변절자'라는 무장 세력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게 PA의 인식이다. 반대로 하마스 등은 "PA가 시민의 자유를 축소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제닌 충돌은 향후 팔레스타인 지역 통치권을 둘러싼 장기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WSJ는 협상 중재국 관리를 인용해 "(이달 20일까지인)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 휴전 체결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짚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을 두고 또 충돌한 탓에 협상판이 깨졌다는 뜻이다. WSJ는 "양쪽 모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에야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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