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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바이오·양자 '3대 게임체인저'라지만... 탄핵 정국에 로드맵 수립부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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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의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을 육성해 새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연구개발(R&D) 사업도 3대 기술에 집중한다.
그런데 AI 분야의 주요 3국(G3)으로 도약하겠다는 등 목표는 과감하게 잡았지만, 후발주자로서 예산 투입과 신사업을 늘리는 것 외에 구체적인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상반기 중 대부분의 전략 수립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나, 핵심 역할을 할 주요 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파로 출범조차 못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2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AI 분야에서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과 범용인공지능(AGI) 연구 등을 포함한 ‘AI컴퓨팅인프라 종합대책’을 올해 1분기 내 수립할 계획이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AI기본법의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중소기업의 AI 활용 지원과 AI 핵심인재 양성·확보 방안도 올 상반기에 발표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상반기 중 ‘한국형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혁신전략’과 ‘AI 기반 바이오 혁신전략’ 등 주요 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도 착수한다. 양자 분야에서는 양자과학기술 및 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5개년 계획 수립을 하반기 중에 완료하고, 상반기에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심의 연구거점을 지정해 공동 연구 인프라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D 사업 종합시행계획’ 역시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육성을 중점 분야로 꼽았다. 과기정통부의 R&D 예산은 올해 6조3,214억 원으로, 예산이 대폭 삭감됐던 지난해보다 21.2% 늘었다. 국산 AI반도체 기반 클라우드 기술 육성(366억 원), 양자센서 상용화 기술(138억 원), AI 연구용 컴퓨팅 지원(90억 원) 등 주요 신규 사업도 3대 기술에 집중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관련 일반 예산(210억 원)을 투입하는 등 R&D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R&D 사업은 기존 사업을 ‘3대 게임체인저’라는 이름으로 묶어 추진하는 것 외에 유기적 평가나 개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각 부처와 민간 분야를 통합해 체계적인 정책을 추진할 총괄 위원회가 필요하지만, 정국 혼란으로 출범과 활동이 늦어지면서 구체적인 ‘마스터 플랜’ 수립도 예상보다 미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자전략위원회는 당초 지난해 말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12·3 불법계엄 사태로 미뤄졌고, 국무총리 탄핵으로 위원장까지 공석이 되면서 상반기 출범조차 불투명해졌다.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가바이오위원회 역시 출범 시기를 놓쳤고, AI위원회는 지난 9월 출범은 했으나 '식물 조직'이 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4월에도 '국가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으로 3대 기술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날 비슷한 내용을 또 발표하면서 결국 그간 유의미한 진전이 없었음을 자인한 셈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양자 분야의 한 연구자는 “첨단 기술일수록 후발 진입 여력이 없고 1등 독점 체제로 가기 쉬운데, 우리는 정치적 변동성 탓에 정책 기조가 유지될지조차 불안하다”라며 “'패스트 팔로어'로만 남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체계적 지원과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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