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수장들 신년 키워드는 '내부통제·경쟁력 강화'

4대 금융지주 수장들 신년사
내부통제 전반 강화, 1순위로 언급
경쟁력 강화 위해, 그룹 내외 협업 강조

4대 금융그룹 회장.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각 사 제공

국내 4대 금융그룹 수장들이 '내부통제'와 '경쟁력 강화'를 새해 과제로 앞세웠다. 작년과 같은 대규모 금융사고 재발을 막고, 확대하고 있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내부 임직원들에게 내부통제 체계 전반의 혁신과 그룹 내외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라며 "KB는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구성원들을 다잡았다.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던 만큼 '신뢰 다지기'를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임베디드 금융도 거듭 말했다. KB의 상품과 서비스를 다른 제휴사와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파급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양 회장의 생각이다. 그 성과가 돌봄사업 등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한·우리금융 역시 내부통제 강화를 1순위로 언급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뼈아픈 사고로 우리를 믿고 성원한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쳤다. 임직원들 또한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습니다"라며 주주와 고객, 임직원을 향해 사과했다. 이어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힘을 줬다. 횡령 사고 등의 재발을 막겠다는 것이다. 올해 경영 목표로 ‘신뢰받는 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핵심경쟁력 강화·그룹 도약기반 확보’를 내세웠다.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신사업을 추가 발굴하겠다는 포부도 명확히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서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새해 과제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을 꼽았다. 특히 "녹색금융 및 전환금융 공급을 늘려 저탄소 경제 전환에 힘을 보태고, 저출산 문제에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며 청년세대 지원에도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은 하나금융그룹의 함영주 회장은 '내실과 역량의 성장'을 돌아보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그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달려 나아가야 한다"며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자는 뜻이다. "본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자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 집행"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