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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첫 인명 사고가 대형 참사…최대 위기 맞은 LCC 1위 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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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태국 방콕을 떠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다 사고가 난 7C2216편 항공기는 제주항공이 2005년 출범 이후 처음 인명 사고를 낸 여객기다. 지금까지 이 회사 여객기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승객이 목숨을 잃은 경우는 없었다. 20년 동안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1위를 달려온 제주항공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애경그룹의 합작으로 2005년 설립됐다. 애경그룹에서 150억 원(75%), 제주도에서 50억 원(25%)이 투자됐다. 이듬해인 2006년 6월 5일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하며 사실상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의 서막을 알렸다. 생활∙유통∙화학 등이 주력이던 애경그룹이 1988년 아시아나항공 설립 이래 수십 년 동안 유지돼 온 양대 국적 대형항공사(FSC)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며 항공 사업에 뛰어든 것. 양대 항공사 체제에서 제주 노선의 항공료가 계속 오른 탓에 지역 관광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한 제주도는 제주항공을 통해 제주 노선의 운임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했다.
하지만 초창기 제주항공은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가격이 저렴한 탓에 안전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LCC는 '2년 동안 국내선 2만 회 무사고 운항' 조건을 충족해야 국제선을 취항할 수 있다는 규제도 걸림돌이 됐다. 이에 애경그룹은 2010년까지 6년 동안 유상증자만 여덟 차례를 하며 경영난을 겪는 제주항공에 1,100억 원을 투입해야 했다. 그룹 내에서도 항공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국제선 취항 규제가 폐지되고 LCC가 불안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걷히며 2011년 제주항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제주항공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5년 11월 국내 LCC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18년에는 LCC 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원도 돌파했다. 2019년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No Japan)'과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로 매출이 급감하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역대급 엔저 현상이 맞물리며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매출 9,671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제주항공은 매출(2023년 기준 1조7,240억 원), 승객 수(1,230만 명), 보유 항공기(42대) 등에서 LCC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이날 사고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탑승객과 유가족에 깊은 애도의 말을 전한다"며 "사고 원인 불문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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