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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484편만 드나든 무안공항...우후죽순 신공항에 안전 확보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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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면서 새로 지어지는 전국 공항의 안전 문제도 비상등이 켜졌다. 현재 운영 중인 지방공항 대다수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터라 잇따른 신공항 건설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인데, 수익성 문제로 안전 관리에 미흡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선 가덕도신공항, 제주 제2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새만금국제공항, 울릉공항, 백령공항, 서산공항 등 8곳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논의 중인 경기국제공항과 포천공항까지 포함하면 10군데에 달한다. 사업 규모가 큰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제주2공항 사업비만 해도 총 33조2,000억 원에 이른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신공항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항목에서 신공항 대부분이 자유롭지 못하다.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를 살펴보면, 공항 예정지엔 조류 172종이 발견됐고 흰뺨검둥오리 등 5종은 항공기와 충돌 위험성이 크다고 평가됐다. 가덕도신공항도 해당 평가에서 괭이갈매기와 큰부리까마귀의 충돌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음', 이 외 갈매기류 등 30종이 '높음'으로 나타났다.
활주로 길이도 관심이다. 국제공항인 새만금공항의 활주로는 2,500m, 서산공군비행장 활주로를 활용하는 서산공항은 2,700m로 무안공항(2,800m)보다 짧다. 소형 공항으로 지어질 예정인 백령공항과 울릉공항은 1,200m에 그친다. 현재로선 짧은 활주로가 참사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히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충분한 활주로와 주변 녹지가 조성됐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현재도 항공기 이착륙이 이뤄지는 지방공항을 둘러싼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전국 15개 공항 중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이 적자를 내고 있는 탓이다. 특히 11곳 중 대구공항을 제외한 10곳은 2014년부터 10년간 흑자인 적이 없었다. 무안공항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오간 항공기가 1,484편(도착 738편, 출발 746편)뿐이었고, 당초 992만 명의 수요가 예측됐으나 이용객이 23만3,337명뿐이었다. 원주(1,379편), 양양(1,233편), 군산(1,124편)공항의 경우 지난해 하루 날아오른 비행기가 4편도 채 안 됐다.
공항의 경제성 악화는 안전 관리와도 무관치 않다. 특히 안전 관리엔 인력과 장비 투입이 필수적이어서 넉넉한 자금 확보가 선행돼야 하는데, 현재 수익성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안공항의 경우에도 조류 충돌 예방 인력은 4명에 그쳐, 인천과 10배 차이가 났다. 국토부는 "무안 외 다른 지방공항도 조류 충돌 예방 활동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하면 인력 및 장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만성 적자 상황에서 이 인원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토로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사 입장에서도 지방공항에 취항하는 게 부담이 되고 그럴수록 공항 수익은 악화되는 등 악순환이 돼버린다"며 "지방공항 건설 시 수요 계산부터 객관적인 바탕을 토대로 이뤄져야 하고, 수익성과 관련한 지자체 등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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