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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연예산업 중심지 LA에 전초기지 차린 코스맥스…설리나 고메즈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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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미국법인은 2023년 현지 화장품 인디 브랜드 창업이 많은 캘리포니아주로 날아갔다. 업계에서 주목받던 B업체를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 방문하기 전 준비한 전략은 '빈 공간 채우기'였다. 스킨케어를 핵심 제품으로 삼는 이 회사가 갖추지 않고 있던 미스트를 제안서에 담아 갔다.
얼굴 피부가 건조하고 땅길 때 뿌리는 미스트는 성분 중 90%가 물이라 촉촉함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오일을 넣는데 물과 분리되지 않고 두 성분이 한 액체처럼 잘 섞이도록 한 코스맥스만의 비법을 제시했다. 경쟁사들이 출시한 미스트보다 촉촉함을 더 오래 유지하면서도 유(油) 성분이 느껴지는 차별화된 기술에 계약은 일사천리였다.
K뷰티가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에서 발돋움하고 있는 밑바탕에는 국내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회사 라이벌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있다. 세계 최고의 화장품 제조 기술력을 자랑하는 두 기업이 생산·제공한 제품을 앞세워 국내 인디 브랜드는 해외 무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당당히 실력을 겨룬다. 심지어 K뷰티 인기 뒤에 한국 ODM사가 있는 걸 알아챈 해외 브랜드들이 앞다퉈 두 회사와 손을 잡고 있다.
그 최전선이 2024년 12월 찾은 미국 뉴저지의 코스맥스 미국 법인과 한국콜마 북미기술영업센터다. 두 곳은 차로 5분 걸리는 4km 거리다. 여기에는 K뷰티를 이끄는 한국형 ODM의 DNA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코스맥스는 2013년 현지 법인을 가동하면서 국내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계에서 미국에 선도적으로 진입했다. 미국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글로벌 화장품 회사들이 제품 생산을 맡기면 만들어주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역할에 비중을 뒀다.
하지만 글로벌 회사와 충분히 겨룰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코스맥스는 미국 법인도 한국 법인처럼 ODM사로 자리 잡도록 체질 변화를 했다. ODM 업계 최소 주문 생산량(MOQ)이 평균 1만 개라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한 인디 브랜드 고민에 5,000개로 맞춰주는 등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국 진입 초반 10~20%대였던 ODM 비중은 90%까지 커졌고 협업하는 고객사도 2025년 128개까지 늘어난다. 대부분 함께 성장하는 인디 브랜드다.
코스맥스는 2024년 8월엔 미국 시장에서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한 발판으로 로스앤젤레스(LA)에 서부 영업소를 열었다. 미국 서부에 화장품 인디 브랜드가 모여 있는 특성을 감안했다. 서부는 스타트업의 메카 실리콘밸리 등이 있어 화장품도 창업이 활발하다.
특히 미국 연예 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 근처에서 가수, 배우, 인플루언서는 물론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화장품 브랜드를 창업하고 있다. 여기에서 코스맥스가 고객사로 잡은 회사 중 하나가 미국 팝스타 설리나 고메즈의 브랜드 레어뷰티다.
권순일 코스맥스 미국법인장은 "미국 현지 브랜드는 과거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며 "하지만 K뷰티의 특징을 반영한 기술·제품을 보여달라고 하고 생산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유럽, 중남미 브랜드까지 고객사로 두고 있는 코스맥스 미국 법인은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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