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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은 살아있는 미끼로"… 북한군의 '죽기 살기' 드론 대처법

입력
2024.12.26 18:54
수정
2024.12.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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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이 드론 유인한 뒤 2명이 사격
포병 사격 피하는 방법도 적혀 있어
'한글 편지' 쓴 병사 수첩에서 발견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사령부(SOF)가 26일 공개한 북한군의 수첩. 3인 1조로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처하는 방법이 적혀 있다. SOF 페이스북 계정 캡처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사령부(SOF)가 26일 공개한 북한군의 수첩. 3인 1조로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처하는 방법이 적혀 있다. SOF 페이스북 계정 캡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수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처하는 이들의 전술이 나왔다. 한 명은 사실상 목숨을 내건 '생미끼'가 되고, 다른 2명이 드론을 사격하는 방식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드론 공격에 '죽기 살기'로 어떻게든 대응하려 한 셈이다.

우크라니아군 특수작전사령부(SOF)는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적힌 북한군 전사자 수첩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을 발견하면 3인조를 구성하는 게 1단계다. 이어 1명은 드론을 유인하고, 나머지 2명이 드론을 사격해 제거하는 게 골자다. 수첩에는 "유인하는 사람은 7m, 사격하는 사람은 10~12m 거리에 위치한다" "유인하는 사람이 가만히 서 있으면 드론이 멈추니 이때 사격자가 드론을 제거한다"고 써 있다. SOF는 "북한군의 전술인지, 러시아군이 알려준 방법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살아있는 미끼를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첩에는 포병 사격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방법도 담겨 있다. 수첩의 주인은 "사격 구역에 들어갔을 경우 다음에 만날 지점을 정한 뒤 소그룹으로 나눠 벗어나야 한다"고 메모했다. 포병은 동일 지점을 계속 사격하지 않으므로, 이전에 피격된 지점에 숨으면 그 이후 사격 구역을 벗어날 수 있다고도 적었다.

이에 대해 SOF는 "24일 공개한 정경홍 병사의 수첩에서 추가 해석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 병사의 수첩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으로 시작하는 한글 편지 문구도 적혀 있었다.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북한군은 탁 트인 지형과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를 통해 "쿠르스크에서 죽거나 다친 북한군이 3,00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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