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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식에 시진핑 정식 초청했다… "적국·경쟁국 정상과도 열린 대화"

입력
2024.12.13 19:00
수정
2024.12.13 19: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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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례와 달리 中 지도자에 초대장
미국 대통령 취임식엔 통상 대사급 참석
"공식 외교 채널 대신 참모진 통해 전달"
CNN "中, 시 주석 대신 대표단 보낼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이 내년 1월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한 게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집권 1기에 이어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도 통상·외교 등 분야에서 대(對)중국 압박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에, 그간 전례가 없었던 '유화적 제스처'를 중국 정부에 보낸 것이다. 다만 시 주석은 불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초청은 사실… 누구와도 대화"

'트럼프 2기' 백악관 대변인에 지명된 캐럴라인 레빗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년 1월 20일 열리는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과 관련해 시 주석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동맹뿐만 아니라 적국 및 경쟁국의 지도자들과도 열린 대화를 시작하는 사례"라며 "그(트럼프)는 누구와도 대화할 의향이 있고, 항상 미국의 이익을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응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트럼프 취임식' 참석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모습을 드러낸 전례가 없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미중 관계는 살얼음판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중국산 수입품 60% 고율 관세 부과'를 공약했고, 당선 후에는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대중 매파들로 꾸린 상태다. 미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시 주석의 직접 참석 대신, 고위급 관리로 구성된 대표단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자가 시 주석에게 초대장을 보낸 데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폭탄' 엄포로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당근'을 건넴으로써 향후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라는 뜻이다. 릴리 맥엘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연구 석좌교수는 시 주석 초청에 대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대중국 기조를 다소 혼란스럽게 만드는 상징적 당근"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진행된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 많은 대화를 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얼굴을 마주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얼굴을 마주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극우 '스트롱맨' 멜로니·밀레이도 초청"

레빗은 트럼프 당선자가 또 다른 해외 정상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극우 '스트롱맨'들이 포함됐다"고 CNN은 전했다. 스스로를 '독재자'라고 칭하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초대됐다고 한다. 특히 일부 정상에게는 공식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당선자가 직접 초대장 문구를 참모진에게 받아 적도록 한 뒤 해당 국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CBS방송은 "미 국무부에 따르면 1874년 이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타국 정상이 참석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각국의 주미 대사들이 참석하는 게 관례라는 것이다. CNN은 "시 주석 초청 등은 트럼프가 자신의 힘으로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짚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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