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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앞에 놓일 '노벨상 만찬'... "서빙 전까지 메뉴는 톱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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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재료와 요리 기술은 절대 보도하시면 안 됩니다!"
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3층에 위치한 주방을 방문한 기자를 향해 건물 안내를 맡은 직원이 수차례에 걸쳐 '보안 엄수'를 당부했다. 이곳은 10일 노벨상 수상자 축하 연회에서 선보일 만찬이 준비되는 공간. 노벨상 수상자, 스웨덴 왕실 등 1,300명가량의 연회 참석자에게 낼 음식을 준비하느라 7일부터 준비가 한창인 이곳은 사전 협의를 거친 취재진에게 처음 공개됐다.
주최 측은 연회 메뉴를 추정하는 데 조금이라도 단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자는 주방 입장을 위해 '만찬이 시작되는 10일 오후 7시까지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를 지키겠다'는 서약서도 제출했다.
만찬이 이토록 비밀에 부쳐지는 건 연회가 그만큼 중요한 행사여서다.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4시 스톡홀름콘서트홀에서 시작되는 시상식에서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 수상자들은 시상식에서가 아니라 연회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다.
노벨상 역사와 스웨덴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다는 점에서도 연회는 중요하다. 20년째 연회 준비를 진두지휘 중인 군나르 에릭손 총괄셰프는 "좋은 음식, 최고의 와인과 함께 모두가 같은 곳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서로를 알아간다는 점에서 만찬은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비밀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전통이기에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 아닐까"라며 웃었다. 지금까지 공개된 유일한 단서는 '죽'과 '사과'다.
워낙 중요도가 높다 보니 메뉴 선정도 까다롭다. 전 세계 유명 요리사들이 자신의 메뉴 구상을 노벨재단에 제출하면 노벨재단이 이를 깐깐히 평가한 뒤 맡기는 식이다. 노벨상 역사와 권위에 맞게 음식 맛만큼이나 요리사가 음식에 담아내는 철학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올해의 요리사로는 예시에 솜마르스트룀(주메뉴)과 프리다 베케(디저트)가 선정됐다. 노벨재단은 이들의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최대한 현지의 식재료를 활용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려는 이들의 의지를 높이 샀다고 한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식문화의 중요성을 역사적 행사를 통해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럽다"(솜마르스트룀), "요리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행사"(베케)라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많은 참석자에게 식사를 동시에 내야 하기 때문에 투입되는 요리사 및 직원도 상당하다. 올해 투입된 요리사만 46명이다. 음식은 130여 명이 '정해진 동선'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서빙한다.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에게 첫 서빙이 완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8분 이내에 전체 참석자에게 서빙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연회가 진행되는 1층 '블루홀'도 손님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1,500㎡ 규모의 블루홀은 1930년부터 노벨상 연회장으로 사용돼 왔다. 연회는 알프레드 노벨을 추모하는 국왕의 건배사로 시작되는데, 한강 작가를 비롯한 수상자들은 연회가 끝나는 오후 10시 35분쯤 수상 소감을 말할 예정이다.
연회에 앞서 진행되는 시상식에서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하는 평화상을 제외한 다섯 부문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다.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순서다. 개별 시상마다 수상자 선정 기관의 짧은 연설이 행해진다. 문학상 시상 연설은 스웨덴 한림원의 종신위원 18명 가운데 한 명으로, 수상자 선정에 참여한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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