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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명분이 없다

입력
2024.11.20 04:30
24면

흑 변상일 9단 vs 백 박정환 9단
패자조 5회전
[45]

3보

3보


5도

5도


6도

6도


한국기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바둑이 인지증진과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맡았다. 연구 대상은 바둑을 둘 줄 모르는 만 50~74세 내국인이며 시험군과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 후 검사를 갖는다. 각종 검사를 통해 24주간 바둑을 배웠을 때 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가 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연구팀이 뇌 영상 연구를 통해 바둑이 두뇌의 기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만약 이번 연구를 통해 바둑이 뇌 건강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바둑 관련 치매 예방 연구 등 장기적인 주제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변이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황이지만 변상일 9단은 좌변을 흑1로 벌리며 실리를 챙긴다. 백2 역시 여전히 좋은 자리지만, 흑이 여길 둔다면 직전에 해놓은 우변 교환이 명백한 악수가 되기 때문. 인공지능(AI)이었다면 그래도 두었겠지만, 사람이 두기엔 명분이 없다. 결국 박정환 9단이 백2로 살려 나오자 흑도 함께 엷어졌다. 흑5 역시 같은 맥락. 흑3을 둔 이상 5도 흑1이 당연해 보이지만 백2로 역공을 당해 득이 없다. 결국 실전 흑5가 최선. 여기서 백은 한 번 더 백6에 지키며 버틴다. 이런 백의 버팀에 변상일 9단은 흑9, 11로 중앙 제압에 나선다. 하지만 이것 역시 무리수. 6도 흑1, 3으로 틀어막은 후 좌하귀에 침입해도 충분한 형세였다. 결국 실전 백6, 14 등에 돌이 놓이자 박정환 9단은 백16의 응수타진을 통해 좌상귀에서 삶을 확보했다.


정두호 프로 4단(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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