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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유죄' 발목 잡힌 민주당 4개의 족쇄… '일극체제'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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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민주당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건희 여사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이슈를 앞세워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태풍에 자칫 민주당까지 쓸려나갈 판이다. '이재명 일극체제'가 확고히 구축된 탓에 이재명 리스크가 곧 민주당 리스크로 직결되면서 공멸의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민주당이 발목 잡힌 4개의 족쇄를 짚어봤다.
가장 큰 문제는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가 겨우 시작이라는 점이다. 당장 25일 위증교사 1심 선고가 예정돼 있고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도 재판이 한창이다. 판결에 따라 민주당이 뒤틀릴 경우의 수가 수두룩하다. 무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여겨졌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중형을 받으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은 향후 대응에 줄줄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은 25일 이 대표의 법정구속까지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를 내세우며 사법부와 전면전을 택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정의를 크게 훼손한 이번 정치판결에 동조할 국민은 없다"며 "이 대표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누가 봐도 명백한 사법살인"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조작 기소를 받아쓴 허술한 법리"(김민석 의원)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결과"(김병주 의원) "법원마저 판결로 부화뇌동"(주철현 의원)이라며 가세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질 여당 이탈표에 대한 기대감도 반감됐다. 민주당은 14일 세 번째 발의한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직전, 기존 14개로 늘린 수사대상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선거 개입 의혹에 초점을 맞춰 대폭 줄였다. 특검 추천권도 '야권 단독'에서 '대법원장 추천'으로 바꿨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표결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대열 이탈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 1심 선고 이후 똘똘 뭉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이 대표 1심 선고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겠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28일 재표결이 예상되는데 끄떡없을 것"이라며 "지난번보다 이탈표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동시에 흔들리자 여권 내부 갈등도 줄어든 셈이다. 특검법이 재의결 표결을 통과하려면 여당에서 8명이 찬성해야 한다. 지난번에는 4표에 그쳤다.
주말마다 반복해온 장외집회의 명분도 희석됐다. 민주당은 지난 2일부터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주말 장외집회를 주도해왔다. 정부여당에 반대하는 여론을 결집해 특검법 통과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방탄 집회'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민주당은 '장외집회와 이 대표 재판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대표 1심 선고 다음 날인 16일 집회에선 "퇴진" "파면" 등 탄핵과 조기대선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본격적으로 튀어나왔다. 이 대표도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면서 "이제 우리가 주인의 자리를 되찾자"고 호소했다. 심지어 박 원내대표는 "미친 판결"이라고 쏘아붙였다. 장외집회가 분풀이 행사로 변질되면서 사법부를 겁박하고 민주당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일한 유력 대선 주자인 이 대표를 제외하면, 민주당은 이른바 '플랜B'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거론되지만 이 대표의 존재감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비이재명계 다른 주자들은 현재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오직 이 대표를 중심으로 더 똘똘 뭉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사법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민주당이 이 대표와 한배를 탈 수밖에 없는 기묘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를 빼면 이제 민주당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가 된 것과 다름없어졌다"며 "일극체제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라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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