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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겠다" "신의 사제"... 이재명 지키려 막말 쏟아내는 측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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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유죄 판결 이후, 그의 측근으로 통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도를 넘는 수위로 치닫고 있다.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해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이겠다"고 겁박하거나, 이 대표를 '신의 사제'에 비유하면서 영웅화하면서다. 당 지도부마저 이 대표 옹호에 앞장서며 중심을 잃자 부화뇌동하는 지지층 사이에선 '판사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사진과 함께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인용한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더 훌륭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라며 이 대표를 '신의 사제'와 '신의 종'에 비유하면서 우상화했다. 이어 "고귀한 싸움에 당당히 임하는 투사"에도 빗대며 이 대표의 재판을 '고귀한 싸움'으로, 이 대표는 '투사'로 추켜세웠다.
강성으로 정평이 난 최민희 의원은 한 술 더 떴다. 이틀 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장외집회에 참가해 유튜버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한다)"며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죄 판결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모인 '초일회'가 공개활동에 나서는 점을 겨냥했다.
최 의원이 지나치게 폭력적인 표현을 사용해 도마에 올랐지만, 민주당은 되레 '의원 개인의 소신'으로 두둔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의원들의 개인 의견은 다를 수 있다 생각하고 당연히 각자 소신대로 발언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판결 전까지만 해도 당내에 여러 차례 '망언 경계령'을 내리며 부자 몸조심을 해왔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당 지도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 대표는 15일 판결 직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절제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날 공개 최고위에선 박찬대 원내대표를 필두로 최고위원 7명 중 6명이 이 대표 변론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사법 불복'으로 비칠 소지가 큰 발언들도 더러 등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사법 정의를 훼손한 사법 살인"으로 원색 비난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패자에게 과연 바로잡아야 할 반칙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가세했다. 선거법의 목적이 '반칙에 의한 승리'를 바로잡는 데 있으니, 대선 패자인 이 대표는 책임질 일이 없다는 식의 주장이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대선 후보 징역형을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면서 "오죽하면 서울 법대 나온 판사 맞냐고 하겠냐"고 판사 개인의 이력을 문제 삼으며 비아냥거렸다.
이처럼 의원들이 선봉에 나서니 지지층은 아예 '판사 탄핵'까지 주장하는 형국이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판결 직후부터 선거법 1심 판사의 개인 신상과 함께 탄핵을 주장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판사 탄핵과 관련해 "당에서 검토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당이 온통 이 대표를 변호하는 데 매몰되다 보니 역풍에 대한 우려는 망각하는 것으로 비칠 정도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노골적으로 사법부를 압박하는 것에 대한 '자성론'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난 9월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겨서 감옥에 간 사람도 있다"고 압박했던 것을 거론하며 "앞뒤 안 가리고 힘자랑을 할 때부터 예고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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