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의협 비대위원장 "의대 증원은 의료 망칠 시한폭탄,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입력
2024.11.18 15:00
수정
2024.11.18 15:22
구독

"의대 입학 정지하거나 최소화 조치해야"
대통령에 의대증원 정책 책임자 문책 요구
"정부 변화 없으면 지속적 투쟁 나설 것"
박단 위원장, 전공의 몫 비대위원 합류

박형욱 신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박형욱 신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박형욱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의대 증원 재검토와 정책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야의정협의체 참여엔 회의적 입장을 밝히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신뢰 회복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의협 비대위원 15명 명단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그간 의협과 거리를 두고 독자행동을 해온 전공의·의대생 대표 6명이 이름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의료 부문에 갖가지 시한폭탄을 장착해 뒀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시한폭탄을 멈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고 지역 의료는 파탄 지경"이라며 "의대가 증원된 학생들을 감당하지 못해 온라인 교육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런 것이 다 시한폭탄"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결자해지'를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조치로 시한폭탄을 멈추게 해야 사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며 의대 증원 정책 관련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의협과 의대 정원 규모를 19차례나 협의했다고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사람, 2,000명 증원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한 사람, 사직서수리금지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 기본권을 침해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말했다.

내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계속 요구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비대위원들이 모여 결정할 문제"라며 확답하지 않았다. 다만 사견을 전제로 "이미 상당히 늦어서 (의정이) 합의를 하든 안 하든 의대 교육은 10년 이상 파행돼 학생들과 교수들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섣불리 정부 정책에 찬성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 입학을 정지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내년 의대 증원 철회가 어렵다면 감축을 주장할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능까지 끝난 상황에서 내년 의대 정원 조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에는 "해결책을 내놓을 건 의료계가 아닌 정부"라며 "이 사태를 만든 당사자가 의료계에 해결책을 묻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여부에는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구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거기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의협은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대정부 집단행동 방침을 밝혔다. 그는 "투쟁하게 된다면 그 방식은 비대위 회의를 통해 정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고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한 의협 비대위는 주중 첫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의협 대의원회에선 나상연·한미애 부의장을, 전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에선 이주병 충남의사회장과 최운창 전남의사회장을 각각 비대위원으로 추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선 김창수 회장, 김현아 부회장, 배장환 고문이 비대위에 합류한다. 위원장 추천 위원으로는 윤용선 바른의료연구소 소장이 참여한다. 대전협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서도 각각 3명씩 비대위원에 합류하는데, 박단 위원장을 제외한 5명은 당사자 요청에 따라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박지영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