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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전 구상 오갔나"… 트럼프·푸틴 통화에 우크라이나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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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5 미 대선 결과 확정 이튿날인 7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푸틴에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키우지 말라"고 당부했다지만, 10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주고받은 터라 '확전 방지' 조언도 무색해졌다. 다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 언론 보도는 거짓"이라며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 간 통화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 자택에서 푸틴과 통화를 하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트럼프가 푸틴에게 '미국이 유럽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푸틴의 대화 주제에는 종전 문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두 사람은 '유럽 대륙의 평화'라는 목표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는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후속 대화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WP는 "영토 문제도 잠깐 언급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주변에서 '현재의 전선을 유지하고 해당 지역을 비무장지대화(化)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구상이 거론되는 상황과 맞닿아 있을 공산이 크다. 러시아에 영토 약 20%를 빼앗긴 우크라이나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번 대화 내용이 상세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애초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가 푸틴과의 대화를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예사롭지 않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경우, 하루 전인 6일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했지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트럼프와 푸틴 간 통화 사실이 우크라이나에 사전 통보됐다'는 WP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거짓 보도"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내년 1월 백악관 재입성을 앞둔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이날 인스타그램에 '젤렌스키 조롱' 영상을 공유한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젤렌스키가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사진 위에 "용돈을 잃기까지 38일 남았을 때의 모습"이라고 적힌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올렸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방침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확전 방지' 당부를 푸틴이 수용할 조짐은 없다. 오히려 '현재 전선 동결'을 전제로 트럼프가 '종전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영토 탈환 또는 추가 점령을 위해 공세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일부 점령된 쿠르스크주(州)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최대한 빨리 몰아내려 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북한군을 포함, 병력 5만 명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또, 2022년 2월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도 우크라이나에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지난 밤(9, 10일) 러시아가 이란제 샤헤드 및 다른 공격용 드론 등 145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냈는데, 이는 기록적 수치"라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 국방부도 "6개 지역에서 84기의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중 34기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했다고 한다.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는 최대 규모였다는 게 러시아 국방부 설명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푸틴의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WP 보도에 대해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 순전히 허구이며 전적으로 잘못된 정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주 명망 있는 (미국) 매체들에서 보도되는 정보의 질을 보여 주는 가장 명백한 사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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