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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동수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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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새로운 세계대회인 난양배가 중국 청두에서 개막했다. 이 대회의 특별한 점은 세계대회에서 최초로 시간누적(피셔)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 기본 2시간에 추가시간 15초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첫 수를 5초 생각한 후 두었다면 기본 시간이 2시간 10초로 늘어나는 방식이다. 피셔 방식의 장점은 당연한 자리에서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초읽기의 경우 매 수 ‘아홉’이 울려 퍼질 때까지 다음 진행을 생각하는 것이 시간을 버는 일이었지만 이 방식에선 의미가 없다. 시청하는 입장에선 주요 승부처에서만 길게 진행되니 바둑 팬에겐 반가운 일이다. 한편 이번 난양배 규정에선 또 다른 논란거리가 있었다. 바로 초읽기 음성을 삭제한 것. 기존엔 초읽기나 피셔 모두 마지막 10초는 음성 카운트가 있었는데 이것을 삭제했다. 실제로 32강전에서 3판이나 시간패가 나오며 첫 시도임에도 큰 논란이 됐다.
신진서 9단의 좌변 붙임에 이지현 9단은 대응하지 않고 곧장 백1. 도로 상변을 붙여간다. 위기십결에 등장하는 동수상응(動須相應)의 한 수. 상대의 대응을 보고 움직임을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흑2 역시 정수. 3도 흑1로 젖히는 것은 백의 주문으로 백6의 껴붙임이 대기하고 있다. 실전 흑12까지 상변은 쌍방 최선으로 진행된 장면. 백은 백15로 한 칸 뛰어 흑16과 백17을 맞보기 한다. 흑16에 4도 백1로 건너 붙이는 수도 고려할 수 있으나 흑6, 8의 절단이 아프다. 호전적인 기풍의 이지현 9단은 실전 백17의 차단을 통해 좌변 흑 다섯 점을 노린다. 흑24 역시 정수. 흑26의 젖힘이 기분 좋다. 백27의 보강에 흑28은 의문의 한 수. 당연히 뻗을 장면에서 신진서 9단의 행마가 뒤로 향했다. 백29가 날카로운 응수타진으로 백이 이득 본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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