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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일 알바' 불똥 맞은 맥도널드… "우리는 황금색" 수습 진땀

입력
2024.10.22 16:10
수정
2024.10.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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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드라이브스루 유세' 역풍 커지자
"대선 후보 지지 안 한다" 사내 해명 메시지
해리스 아르바이트 경험담엔 "자랑스러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버스의 한 맥도널드 매장 드라이브스루 창구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손님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피스터빌-트레버스=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버스의 한 맥도널드 매장 드라이브스루 창구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손님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피스터빌-트레버스=AP 연합뉴스

"우리는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닌 황금색이다."

미국 대선을 약 2주 앞두고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널드가 내놓은 해명이다.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선에 도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맥도널드 아르바이트생'으로 깜짝 유세를 펼쳤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회사가 나서야 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맥도널드는 이날 자사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우리는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닌 황금색"이라고 밝혔다. 빨간색·파란색이 각각 상징하는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 중 어느 쪽도 공식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번 입장 표명은 공화당 대선 주자 트럼프를 전날 '일일 아르바이트생'으로 등장시킨 데 대한 해명 차원이다. 트럼프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스터빌-트레버스에 위치한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깜짝 유세'를 펼쳤다. 그는 매장 내 드라이브스루(자동차에 탄 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 창구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감자튀김을 튀겼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저렴한 패스트푸드를 파는 친(親)서민 이미지의 맥도널드를 유세장으로 택한 건 친근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유세 기회를 내준 맥도널드에 대한 반발도 터져 나왔다. 구글에서는 '맥도널드 보이콧(불매 운동)' 검색량이 급증했고, 엑스(X)에서도 불매 선언이 나왔다고 AP는 전했다. 툴란대 프리먼 경영대학의 크리스 하이독 교수는 "맥도널드는 '노이즈 마케팅'이 의미 없을 만큼 유명한 기업인 데다, 논란의 인물과 엮이면 그를 싫어하는 고객이 더 크게 반응하기 마련이라 위험한 시도"였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버스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감자튀김을 내밀고 있다. 피스터빌-트레버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버스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감자튀김을 내밀고 있다. 피스터빌-트레버스=AP 연합뉴스

맥도널드는 사내 메시지를 통해 수습에 나섰다. 맥도널드는 트럼프의 방문 요청에 대해 해당 지점 운영자와 본사 모두 동의했다면서도, "우리는 핵심 가치 중 하나인 '모든 사람에게 문을 열어두는'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맥도널드는 선출직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이는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지지' 비판을 의식한 듯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역시 맥도널드 매장으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해리스가 대학 시절인 1983년 자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던 경험담을 두곤 "해리스가 아치(두 개의 금색 아치 모양인 맥도널드 로고를 의미) 아래에서 일한 즐거운 추억이 자랑스럽다"고 추켜세웠다. 트럼프가 증빙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거짓말'이라고 공격해 온 경험담이다.

맥도널드는 "80년대 초반까지의 모든 직원 기록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8명 중 1명'(맥도널드에서 근무해 본 미국인 비율)이 강력한 이유는 (맥도널드에서 일한 경험이) 많은 미국인이 공유한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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