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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타격 가능하면 쿠르스크 진격도 없었다"

입력
2024.08.20 07:54
수정
2024.08.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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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쿠르스크 공격 당해도 보복 못 했다"
'러 본토 타격 제한' 제한 조치 해제 촉구
러시아 "미, 쿠르스크 공격 배후" 재강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부 코벨 지역에서 한 경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코벨=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부 코벨 지역에서 한 경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코벨=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州)를 공격해 2주째 진군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깊숙이 장거리 미사일을 쏘게 해 달라고 서방에 재차 요청했다. 애초 장거리 타격이 가능했다면 쿠르스크 진격도 필요 없었다는 취지다.

"러시아 공격 땐 전쟁 확산? 과대평가"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우리 파트너(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영토 관련 무기 사용 제한을 모두 해제했다면, 특히 쿠르스크 지역에 물리적으로 진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서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한해서만 허용했을 뿐 러시아 본토 직접 타격은 금지했는데, 이러한 제한 조치를 풀어달라는 요구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해도 대대적 반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르스크 공격에 러시아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점에서 보듯, '러시아를 공격하면 전쟁이 서방 국가들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는 러시아의 전쟁 의지를 과대평가했다는 뜻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소위 ‘레드라인'을 두고 있다는 순진하고 환상적인 개념이 최근 무너졌다"며 "러시아 미사일을 방어하고 군대 이동을 막으려면 충분한 사거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는 쿠르스크 전황과 관련, 대(對)서방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공개된 러시아 국영 로시야1 인터뷰에서 "미국의 지시를 받지 않았더라면 그(젤렌스키)가 절대 감히 이런 일(쿠르스크 공격)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격 작전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서방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러 "쿠르스크 현장 취재한 서방 기자들 형사 처벌"

최근 우크라이나군 도움을 받아 쿠르스크 전투 현장을 취재한 서방 국가 기자들을 형사 처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매체 브즈글랴드 인터뷰에서 최근 서방 언론들의 쿠르스크 전황 보도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하이브리드 공격(군사적 공격과 다층적 심리전의 결합) 실행에 직접 개입한 증거로 간주한다"며 "이미 러시아에 불법 입국한 외신 기자들에 대한 형사 소송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준 쿠르스크 면적 1,250㎢, 마을 약 92곳을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 주요 보급 길목인 세임강 다리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교량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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