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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두터움의 가치

입력
2024.08.14 04:30
20면

흑 박상진 7단 vs 백 김은지 9단
통합예선 결승
[5]

5보

5보


9도

9도


10도

10도

‘2024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선수들의 열정으로 가득 찬 보름여간의 대축제였다. 한편 올림픽과 같은 시기 프랑스 남부의 대도시 툴루즈에선 또 다른 축제가 열렸는데 바로 유럽 바둑 콩그레스(EGC)다. 약 열흘간 펼쳐지는 바둑대회지만 실제론 축제에 더 가깝다. 매년 규모가 커져 올해 역시 1,000명 이상의 바둑인이 참가했다. 이 대회는 66회째를 맞이한 전통 깊은 대회이면서도 유럽 바둑의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한다. 유럽 각국 중소규모 바둑대회의 홍보 전시관 임무도 수행하면서다. 그리고 최근엔 일본 대사관과 중국의 섭위평 9단이 운영하는 바둑 아카데미에서 후원을 받아 규모가 더욱 커졌다. 이런 국제 바둑의 발전 추세에 맞춰 강원 태백시에서는 세계바둑 콩그레스를 내년 2월 개막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흑번인 박상진 8단에겐 다소 리스크가 큰 패싸움이 벌어진다. 흑이 일방적인 부담을 안아서일까. 결국 흑4라는 큰 판단 미스가 등장했다. 9도 흑1로 받았어야 할 자리. 여전히 중앙에 흑7의 팻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놨어야 할 장면이었다. 실전 백5로 백이 중앙 빵따냄을 얻어내자 전반적으로 백이 두터워졌다. 흑6은 어쩔 수 없는 패 해소. 결국 두터움을 기반으로 백13의 깊숙한 침투가 가능해졌다. 다만 백17은 다소 어정쩡한 벌림. 10도 백1에 바짝 다가선 후 흑이 흑2로 상변을 보강하는 동안 백3에 두어 안정적인 타개가 가능했다. 흑20은 선수를 뽑기 위한 좋은 교환. 하지만 시간 연장책 이후 두어진 흑30, 32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수순이었다. 김은지 9단이 백33, 35로 실리를 차지하자 흑은 우변에서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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