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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인공지능(AI)과 프로기사의 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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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인 ‘알파고’ 등장 이후로도 바둑 AI는 꾸준히 발전했다. 이미 인간의 실력을 멀찌감치 추월했기에 대다수 관심에선 멀어졌지만 꾸준한 학습과 업데이트가 지속됐다. 그 결과 현재 최신 버전의 AI는 알파고 출몰 당시였던 2016년의 AI를 석 점 접어주고도 이긴다. 석 점 핸디캡의 크기는 개인적 체감상 축구에서의 3점 차와 비슷하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최신 바둑 AI와 프로기사의 실력 차이는 석 점 이상이란 것일까? 반드시 그렇진 않다. AI 간의 접바둑 맞대결을 벌이면 약한 쪽에서 평소 실력보다 과하게 실수를 남발하기 때문이다. 프로기사의 경우 AI와의 접바둑 승부는 판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크게 갈린다. 호선 바둑을 두듯 복잡하고 난해하게 둔다면 네 점에도 질 수 있지만 승리를 목적에 두고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석 점에 대부분 이긴다. 2016년에 이미 추월당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AI를 활용한 인간의 발전 속도도 상당히 빠른 셈이다.
김은지 9단이 백1로 중앙을 지키자 박상진 8단은 흑4, 6으로 상변을 공격한다. 이에 대응한 백9가 상당히 인상적인 수. 상황에 따라 백돌 다섯 점을 버리겠다는 가벼운 운신이다. 만약 흑12로 7도 흑1, 3에 두어 백돌을 잡는 것은 백4, 6의 활용이 적시타. 백10까지 백의 사석작전이 제대로 먹힌 진행이다. 흑은 실전 흑20까지의 진행이 최선. 다만 흑26이 방향 착오였다. 8도 흑1에 치받는 것이 급소이자 정수. 흑5에 뻗어 공격하는 것이 강력하다. 백12까지 팽팽한 형세가 유지된다. 실전 백27로 백이 버티자 흑은 어쩔 수 없이 흑28로 차단을 선택한다. 결국 패 형태가 등장했지만 백보다 흑의 위험이 훨씬 큰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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