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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간암 주범 C형 간염, 8~12주 약 꾸준히 먹으면 98% 이상 완치

입력
2024.07.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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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국가건강검진 포함, 조기 진단·진료 가능해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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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은 간경변·간암의 주원인이다. 다행히 C형 간염 검진이 내년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다. 대한간학회 등의 주도로 2017년부터 도입을 추진한 지 7년 만이다. C형 간염 검진은 56세가 되는 해에 1회만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행 B형 간염 국가건강검진(40세)과 같은 방식이다. 내년(2025년)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대상자는 1969년생이다.

권정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 간염 환자 대부분은 무증상 상태로 만성화돼 언제 감염이 됐는지 모를 때가 많고 간경변·간암으로 진행돼서야 많이 발견된다”며 “그동안 대한간학회를 중심으로 무증상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선별 검사로 C형 간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 왔는데, 국가건강검진 포함을 계기로 C형 간염 조기 진단·진료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혈액으로 감염…양성 환자 치료율 58.1% 불과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혈액으로 감염된다. 다만 국내 C형 간염은 주로 수직 감염에 의해 전파되는 B형 간염과 달리, 성인에서 여러 경로를 거쳐 처음 바이러스에 노출되는데 85% 정도가 자연적으로 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고 만성 C형 간염으로 악화한다.

예전에는 수혈로 인한 감염이 주원인이었지만 1991년부터 헌혈 혈액에 대한 C형간염 바이러스 선별 검사가 이뤄지면서 크게 줄었다. 반면 정맥 주사 약물 남용, 주사침 찔림 손상, 침술, 문신 등 오염 혈액에 노출돼 걸리는 케이스가 50% 정도를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만~400만 명이 감염되고, 이 중 절반 이상을 아시아 지역 환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00만 명 이상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C형 간염 환자는 2016년 완치 가능한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C형 간염 양성 환자의 치료율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2021년 C형 간염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C형 간염 양성으로 진단된 환자 8,810명 중 치료받은 환자는 5,118명으로 전체 환자의 58.1%에 불과했다.

권정현 교수는 “C형 간염은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8~12주 복용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지만 치료받는 환자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C형 간염 퇴치를 위해 2030년까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신규 감염 발생률과 사망률을 각각 80%와 65%로 줄이고, 진단율과 치료율을 각각 90%와 8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각 나라에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예방백신 없지만 치료제로 98% 이상 완치

문제는 C형 간염 환자의 80%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복수, 황달, 간 종괴 등이 나타나면 간 질환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C형 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혈액 전파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다행히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나와 있다. 98%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C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C형 간염으로 진단되면 추가적으로 유전자형 검사를 실시한다. 1~6형 등 6가지가 있는데 이전에는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나 치료 기간이 달라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든 유전자형에 잘 듣는 범유전자형 치료약이 쓰인다.

권정현 교수는 “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간염을 거쳐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하기에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C형 간염은 완치 후에도 안심은 금물이다. 간경변, 간암 발생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치료 후에도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다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

권정현 교수는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양성임에도 증상이 없고 간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현재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와 있고, 여러 발전된 진단법으로 증상, 간 수치에 상관없이 정기적인 진료로 간경변과 간암 진행 또는 발생 예방이 가능한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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