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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 대비? "젤렌스키, 처음으로 러시아와 협상 시사"

입력
2024.07.21 10:09
수정
2024.07.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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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반대' 트럼프 2기 염두에 둔 듯
"2차 평화회의, 러시아도 참석해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협상 의지를 처음으로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평화회의를 추진한다며 "회의에는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평화회의는 우크라이나가 주도해 만든 회의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15, 16일 개최된 1차 회의에는 90여개 국가가 모였지만,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는 불참했다. CNN은 당시 러시아가 초대받지 못했다며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철군한 후에야 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처음으로 러시아와 협상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현재 최전선 상황의 어려움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의 미래 지원 수준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우크라이나 주재 전 미국 대사 존 허브스트를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히 반대하는 JD 밴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허브스트는 "협상 테이블에서 제시되는 거래가 공정하다는 전제 하에, 젤렌스키는 협상 의사를 강조함으로써 잠재적인 트럼프 행정부에 다가가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에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불만을 표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이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재집권 시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당한 평화협정을 강요하면 '루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다만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협력하겠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당하자 엑스(X)를 통해 "현재 안전하다는 소식에 안도한다"고 밝히며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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