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관 "서안지구가 팔레스타인 국가 일부 되는 것 막아야"

입력
2024.06.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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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서안 통제 강화 은밀히 추진"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지난해 7월 1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지난해 7월 1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이스라엘 극우 성향 장관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국가 편입을 막아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이 지역을 이스라엘은 불법 점령한 후 정착촌을 건설해 유대인들을 이주시켜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달 초 서안지구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스라엘을 위태롭게 할 팔레스타인 국가를 막는 방법은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목표는 수 년 동안 시스템의 DNA를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이 행사에 참석했던 이스라엘 비정부기구 '피스 나우'를 통해 스모트리히 장관의 연설 녹취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당시 연설에서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통제권을 빼내 이스라엘 민간인들에게 넘기는 프로그램 개요를 설명했다. 이 계획의 일부는 이미 지난 18개월간 점진적으로 도입됐고, 일부 권한은 이미 민간에 이전됐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우리와 완전히 함께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며 점령한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제한적' 자치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반대해온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해 논란을 빚어 왔다. 현재 이스라엘인 약 70만 명이 이곳에 국제법이 금지하는 정착촌을 짓고 살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대법원은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통제를 영구적인 영토 합병이 아닌 일시적인 군사 점령으로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스모트리히 장관의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고 이 지역이 이스라엘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하기 위해 조용히 작업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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