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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충돌에도 "원유 수급 안정적"...비축분 '245일치'가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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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쓸 수 있는 원유 비축분은 현재 '245일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 보복 공격으로 '원유 수급 리스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아 대부분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만으로 '비상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유관기간 및 정유사들은 상황을 서둘러 챙기면서도 "원유 수급은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긴장감이 높아지는 이때, 정부와 기업들이 차분히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이유는 비상대응계획, 원유 비축분, 원유 수급 구조에 있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다시 충돌하면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국내 하루 원유 사용량만 280만 배럴 안팎인데, 조금이라도 수급에 차질이 생겼을 때 국내 수요를 정부가 감당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일단 유사시 심각성에 따라 ①즉각 대비 태세에 돌입 및 수요 조절 명령 ②정유사 의무 비축분 방출 ③정부 비축분 방출 ④정유사 석유제품 역수출 물량 조절 순으로 대응하게 된다.
이런 탓에 정부와 정유사는 즉시 방출할 수 있는 원유와 석유제품을 모아둔다. 지난해 12월 기준 비축 원유는 1억1,730만 배럴, 비축 석유 제품은 7,460만 배럴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산정 기준상 '234일치'에 달하는 양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비축량이 '245일치'까지 늘어 유사시에 약 8개월 동안 쓸 수 있다"는 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설명이다. 해당 원유와 석유제품은 석유공사 관리하에 경기 구리·용인, 충남 서산, 전남 곡성·여수, 경남 거제, 울산, 강원 동해 총 8개 기지에 비축돼 있다.
정유업계에선 민간 비축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IEA 권고 비축량이 90일치 이상인데 전체 비축분 중 민간 비축분만 100일치가 넘는다"며 "정부 비축분까지 방출할 정도라면 전 세계가 석유 대란을 겪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국의 원유 수급 구조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2010년대까지만 해도 이란에 원유를 받아 썼다. 그런데 미국이 2020년부터 대(對)이란 제재를 하면서 미국 우방국들은 이란산 원유를 쓰지 않았고 한국도 그 대열에 올라탔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에서 원유 76%를 수입하고 있다. 이란에서 발생하는 이슈와 원유 수급은 직접적 관계는 없는 구조인 것이다.
전 세계 원유의 동맥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통제권 아래에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란에 수입하는 원유는 없지만 한국은 중동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오는 원유를 사용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원유 수급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다만 이란이 실제 봉쇄를 했던 적은 없다. 이번에도 봉쇄 카드를 꺼내 들긴 어려울 것이란 게 석유업계 판단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봉쇄는 이란이 국제사회 전체를 적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라 지금까지 쉽게 하지 못했다"며 "결정적으로 미국이 확전을 꺼려 하고 있어 최악엔 봉쇄로 이어질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5일 열린 긴급점검회의에서도 정부는 "원유 도입 차질이 없고 운항 상황도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산업부는 그럼에도 에너지 수급 관련 일일 분석·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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