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할 두뇌 없다" 옛 참모들 줄줄이 등 돌린 트럼프 리더십

입력
2024.03.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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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으로 트럼프 지지 못 해"
전 국가안보보좌관·부통령·장관 등
트럼프 1기 내각, 적으로 돌아섰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조지아주 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롬=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조지아주 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롬=AP 연합뉴스

"그는 독재할 두뇌가 없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은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능력을 전 고문이 대놓고 조롱한 꼴이다.

볼턴뿐만이 아니다. 부통령, 국방장관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합을 맞췄던 내각 구성원이 줄줄이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트럼프 1기 고위직들, '안티 트럼프' 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28일 프랑스 매체 르 피가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가디언은 "볼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적 능력을 폄하했을 뿐 아니라 '그는 정말이지 (한낱) 부동산 개발업자'라며 직업적 배경도 깎아내렸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 철학이 없다"며 "그에게 모든 것은 정치적·개인적으로 본인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에 달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9년 5월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볼턴은 지난 1월 기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새 서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9년 5월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볼턴은 지난 1월 기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새 서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도 29일 "확실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신으로 꼽혔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지난 15일 "양심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6 국회의사당 폭동을 부추긴 일을 계기로 그에게서 돌아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트럼프 1기' 구성원 명단이 화려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 등도 모두 '안티 트럼프'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낸 찰스 쿠퍼만은 이런 흐름을 가리켜 "트럼프 재집권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NYT에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제니퍼 루빈도 "그와 매일 같이 일했던 고위급 보좌관들은 압도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부한다"며 "이 전례 없는 거부는 그의 명백한 결점과, 그것이 그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뚜렷해 보이는지 말해 준다"고 짚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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